장애인아시안게임 탁구경기 19일부터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에서

  이제는 장애인아시안게임이다. 비장애인들의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린 뒤 인천에서는 현재 또 하나의 아시아경기대회가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 42개국에서 온 약 6천여 명의 장애인스포츠 선수들이 한 달 전 열전을 벌였던 바로 그 장소에서 또 한 번 뜨거운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바로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인천시내 각 경기장에서 치러지게 될 2014 장애인아시안게임이다.
 

▲ (이천=안성호 기자) 장애인탁구 국가대표팀이 한 자리에 모여 선전을 다짐했다.

  장애인스포츠의 대표 종목인 탁구는 개막 이튿날인 19일부터 폐막일인 24일까지 6일간 열린다. 그런데 장소는 비장애인들의 아시안게임 탁구경기가 치러진 수원체육관이 아니다. 선수들의 동선 설정과 탁구대 설치 공간이 보다 편리하게 확충돼 있는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으로 일찌감치 확정돼 있었다.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은 2013년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가 열렸던 곳이어서 일반 탁구인들에게도 낯익은 곳이다. 
 

▲ (이천=안성호 기자) 2004 아테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영건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금메달후보다.

  이번 대회 탁구경기에 출전하는 대표선수들은 30명이다. 장애인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최경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9월 22일부터 경기도 이천에 있는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금메달 목표를 향한 담금질을 계속해왔다. 최근인 9월 초에 치러졌던 세계선수권대회 준비기간을 합하면 거의 3개월에 달하는 고된 강화훈련을 지속해온 셈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 은메달 6, 동메달 7개를 획득하며 최상의 성과를 거뒀던 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상승세를 잇는다는 각오. 최경식 감독의 말이다.

  “홈그라운드는 이점이 많지만 그만큼의 부담감도 분명 따릅니다. 현재 대표단 분위기가 사기 충천해 있는 만큼 실전에서 긴장하지 않고 훈련해 왔던 그대로만 집중해준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금메달 다섯 개 내외,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쳐서 15개 내외의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이천=안성호 기자)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이창호 선수. 이번 아시안게임은 1체급이 2체급과 통합돼 힘든 싸움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탁구 역시 세계 최강국의 자리는 중국이 지키고 있다. 특히 스탠딩종목인 6체급부터 10체급까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스탠딩보다는 휠체어 종목인 1체급부터 5체급에서 강세를 보인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네 개 중 세 개가 휠체어 종목에서 나왔다. 역시 중국의 벽을 넘어야 하지만 한국대표팀만의 강점과 전략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세계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11체급 지적 장애종목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대표팀의 메달 사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체급 김민규, 4체급 김영건, 11체급 김기태 등은 한국대표팀이 내세우는 유력한 금메달후보들이다. 물론 여자 2체급 서수연, 5체급 정영아, 남자 6체급 박홍규, 8체급 김광진 등등 남몰래 칼날을 갈고 있는 다크호스들도 여럿이다.
 

▲ (이천=안성호 기자) 11체급의 김기태도 한국대표팀이 기대하는 금메달후보다.

  장애인탁구는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위상 정립에 크게 공헌해왔다. 특히 직전 아시안게임이었던 2010년 광저우대회 때는 전 종목을 통틀어 대회 마지막에 금메달 주인공이 결정된 남자 4-5체급 단체전에서 중국에 대역전승을 거두며 한국의 종합3위 수성에 커다란 역할을 했었다. 이 경기 전까지 이란에 금메달 1개를 뒤져 종합4위에 머물던 한국은 이 메달로 금메달 숫자가 같아졌고, 은메달 수에서 앞서면서 애초 목표였던 종합3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4년이 지나 치러지는 이번 아시안게임은 홈그라운드에서 치러지는 만큼 더욱 극적이고 더욱 감격스런 메달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 (이천=안성호 기자) 숨겨둔 ‘다크호스’들도 많다. 여자 2체급대표 서수연 선수.

  또한 이번 아시안게임 탁구는 비장애인들의 대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참가로 인해 더욱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9명의 선수를 파견한 북한은 탁구에만 남자 마유철, 이철성, 전주현, 여자 송금정 등 4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북측 리분희 북한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과 남측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의 극적인 만남은 안타깝게 무산되고 말았지만 탁구대 앞에서 펼쳐질 남북체육인들의 해후는 어떤 식으로든 가슴 뜨거운 메시지를 던져줄 것이다. 
 

▲ (이천=안성호 기자)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오랫동안 고된 강화훈련을 해왔다. 많은 관심과 응원이 힘이 되어줄 것이다.

  오는 19일부터는 인천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에서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탁구경기가 열린다. 탁구로 재활을 이뤄낸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감동의 무대를 만끽해볼 수 있는 기회다. 최경식 대표팀 감독은 “장애인탁구 선수들도 비장애인 선수들 못지않게 많은 땀을 흘렸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싸울 것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다시 한 번 ‘한국탁구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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