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대회 합산 산정 시스템, 현명한 전략 수립 필요

올해 두 번째 국제탁구연맹 세계랭킹은 큰 변화가 없었다. 시즌 첫 월드투어였던 헝가리오픈 성적이 반영됐지만 남녀 우승자 린가오위엔과 첸멍(이상 중국)의 순위만 한 계단씩 올랐을 뿐 TOP10의 순위도 거의 그대로였다.

남자부에서는 헝가리오픈에서 우승한 린가오위엔이 4위에서 3위로 올랐다. 이전 3위였던 하리모토 토모카즈(일본)는 4위로 자리를 맞바꿨다. 린가오위엔은 지난해 12월 인천 그랜드 파이널스 결승에서 하리모토 토모카즈에 패해 우승을 놓쳤었다. 하지만 2월 랭킹에서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뛰어넘었다. 세계 3위는 린가오위엔의 개인 역대 최고 랭킹이다. 지난해 7월과 9월 3위를 기록한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랭킹에 복귀했다.
 

▲ 시즌 첫 월드투어 헝가리오픈을 우승한 린가오위엔이 세계 3위가 됐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1월에는 한국에서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 일본에서 전일본탁구선수권대회가 개최돼 양국의 상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2월 랭킹이 1월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대회 일정이 겹친 영향도 컸다. 한국의 톱-랭커 이상수(삼성생명)와 장우진(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과 같은 세계 7위와 11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현역 세계 최강자 판젠동은 17001점의 포인트로 2월 랭킹에서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4월 이후 무려 11개월 연속이다. 판젠동은 헝가리오픈 4강에서 자국 후배 왕추친에게 3대 4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랭킹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았다.
 

▲ 헝가리오픈에서 8강에 올랐던 임종훈은 오히려 한 계단 하락한 18위가 됐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오히려 판젠동을 꺾은 왕추친의 랭킹이 하락한 것이 더 눈에 띈다. 왕추친은 결승에서 린가오위엔에게 패하고 준우승했지만, 2월 랭킹은 전달보다 11계단이나 하락한 94위다. 왕추친의 랭킹 하락은 1년간 각종 대회 개인 최고 8개 대회 합산 방식으로 이뤄지는 ITTF의 랭킹 산정 시스템 때문이다. 왕추친은 2018년에도 같은 대회에서 준우승했었다. 올해 1월에도 준우승했지만 2018년 준우승 포인트가 소멸되면서 전체 포인트는 오히려 5066점에서 4796점으로 270점이 하락했다. 올해 대회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준우승 포인트(1440점)를 받았지만, 지난해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르면서 추가로 받았던 270점을 본선에 직행한 올해는 받지 못한 탓이다.

헝가리오픈에 한국 남자선수들 중 유일하게 출전했던 임종훈도 랭킹이 하락했다. 임종훈은 대회 8강에 오르는 선전을 펼쳐 900점을 받았지만 랭킹은 전달보다 한 계단이 하락한 18위가 됐다. 역시 포인트 누적이 아닌 가감방식의 산정 시스템 탓이다. 임종훈은 1월과 2월 랭킹 포인트 모두 10914점을 기록했는데, 900점은 기존 베스트 8개 대회에 합산된 포인트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랭킹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여자부 역시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헝가리오픈을 우승한 첸멍이 한 계단 상승한 3위가 됐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여자부 랭킹 역시 큰 변화가 없었다. 중국의 딩닝이 전달에 이어 1위를 지킨 가운데 헝가리오픈 우승자 첸멍이 한 계단 상승한 3위가 됐고, 이전 3위였던 이시카와 카스미(일본)가 4위다. 한국 선수들은 서효원(한국마사회)이 전달과 같은 11위,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양하은이 각각 두 계단 오른 16위와 29위에 랭크됐다.

올해 세계랭킹은 내년 올림픽 진출권을 놓고 펼치게 될 경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국 상위 랭커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한국 선수들 역시 국제탁구연맹의 랭킹 산정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현명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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