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혼합복식 아쉬운 준우승

장우진(23·미래에셋 대우)-차효심(24) 코리아 혼복조가 2018 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 혼합복식에서 준우승했다. 15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에게 0대 3(6-11, 8-11, 4-11)으로 패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장우진-차효심 조가 준우승으로 그랜드 파이널스를 마감했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드라마 같은 2018년을 보냈다.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여자대표팀이 단일팀을 이뤄 동메달을 합작한 이후 남쪽 대전에서 열린 올해 코리아오픈에서 다시 단일팀이 결성되면서 혼합복식 파트너로 만났다. 그리고 같이 훈련한 지 단 이틀 만에 출전한 대회에서 승승장구했다. 첫 호흡 첫 대회에서 단숨에 우승을 이뤄냈다. 국제탁구연맹과 국제탁구연맹 재단은 대회 기간 중 남북의 연합 복식조와 장우진-차효심의 혼합복식조를 지속시키겠다는 약속으로 국민적인 관심에 화답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드라마 같은 한 해를 보낸 장우진-차효심 조. 올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ITTF는 11월에 열린 오스트리아오픈에 코리아 복식조들을 출전시키면서 약속을 지켰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만나 또 한 번 원만한 호흡을 과시한 끝에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서는 중국의 쉬신-류스원 조에 아쉽게 패했지만, 성적보다는 두 번째 투어 출전으로 올 시즌을 결산하는 그랜드 파이널 출전 자격을 따낸 것이 오스트리아오픈의 실질적 성과였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결국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결산대회에 다시 한 팀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준우승으로 올 시즌 일정을 마쳤다.
 

▲ (인천=안성호 기자) 웡춘팅-두호이켐 조는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다. 결국 우승!

경기 내용은 조금 아쉬웠다. 국민적 관심에 따른 부담 때문이었을까. 초반 과도한 긴장감으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대전 코리아오픈 1회전에서 장-차조에 1대 3으로 패했던 웡춘팅-두호이켐 조는 상대적으로 많은 준비를 해왔고, 부담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장우진과 차효심의 범실이 자주 나온 반면 웡춘팅과 두호이켐은 중진에서 자신들의 장점을 충분히 살렸다. 드라이브 연결 랠리에서 계속해서 우위를 가져갔다. 결국 장우진-차효심 조는 세 게임 내내 리드를 잡지 못하고 끌려간 끝에 패배를 당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김택수-안철용 코칭스태프의 표정도 심각했다.

비록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지만 올 시즌 장우진-차효심 조의 활약은 놀라웠다. 파트너가 된 이래 세 번의 대회에 출전한 장우진-차효심 조는 한 대회를 우승(코리아오픈)했고, 또 한 대회는 준우승(그랜드 파이널스)했으며, 한 대회는 4강(오스트리아오픈)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포함, 둘이 함께 열 번 경기에 나서 딱 두 번 졌다. 오스트리아오픈 4강전에서 중국의 쉬신-류스원 조에게 진 것이 이번 대회 결승 이전 유일한 패배였다. 훈련 기간과 대회기간을 다 더해도 둘이 같이 뛴 시간은 세 대회 모두 합쳐 채 한 달도 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우승한 웡춘팅-두호이켐도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2015년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 4강 조다.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대회 우승 조 쉬신-양하은과 싸웠던 선수들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짧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 장우진-차효심이다.

짧은 훈련에도 불구하고, 자주 만나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의 숱한 강자들을 이겨내고 성과를 이뤄낸 것은 ‘코리아’의 힘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서로에게 공을 돌려온 둘은 경기마다 기량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냈고, 시합을 치를수록 강해졌다. 이들을 지켜보는 주변의 관심도 뜨거웠다. 경기장 내에는 ‘우리는 하나’ ‘코리아 파이팅’을 적은 현수막이 경기 전부터 내걸렸다.
 

▲ (인천=안성호 기자) 경기를 치를수록 원활한 호흡을 과시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결승전 현장도 물론 다르지 않았다.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 ‘한국탁구 첫 세계챔피언’ 이에리사 전 의원,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유승민 IOC위원, ‘일본 지바세계탁구선수권 남북단일팀 코치’ 이유성 대한탁구협회 부회장(대한항공 전무) 등 탁구 레전드들과 정부를 대표해 강정원 문체부 체육협력관이 VIP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남북 복식조를 응원했다. 관중석을 메운 2000여 명의 국내외 탁구 팬이 이들의 스윙 하나하나마다 환호하고 탄식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조금 아쉽게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올해 그랜드 파이널스 혼합복식은 끝났지만, 탁구는 끝나지 않았다. ‘코리아’도 계속된다. 준우승 시상식 직후 아쉬움을 삼킨 장우진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효심이 누나’를 위로했다. 취재진 앞에 선 장우진은 “효심이누나가 자꾸 미안하다고 해서 ‘미안해하지 말라고, 저도 미안하다’고 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올지 모르지만, 다시 만나게 되면 더 열심히 준비해서 꼭 우승하자고 약속했다”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경기 직후 서로를 위로한 두 선수.

‘기회가 오면 또 차효심과 함께 복식조로 나서고 싶냐’는 질문에 장우진은 “당연히 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효심이 누나는 리시브, 서브도 좋고, 백핸드에서 코스를 보는 눈도 뛰어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 내 플레이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살려주는 좋은 파트너”라고 극찬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경기 직후 바로 시상식이 있었다. 유승민 IOC위원과 대회 메인스폰서 시마스터의 프랭크 지 회장이 직접 시상했다.

전날 남북체육분과회담에서 탁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유력한 단일팀 종목으로 거론됐다. 장우진은 “남북이 탁구를 하게 되면서 경쟁력이 더 생겼고, 인기도 더 많아졌다. 어떻게 결정될지 아직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함께하고 싶다. 꼭 함께 메달을 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국제탁구연맹의 토마스 바이케르트 회장과 박주봉 대한탁구협회장, 그리고 우승조가 함께.

올 시즌 월드투어를 결산하는 2018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는 이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남녀단식 8강전이 한창이다. 혼합복식을 준우승으로 마감한 장우진은 마지막 날인 16일 임종훈(KGC인삼공사)과 함께 남자복식 결승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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