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월드투어 플래티넘 2017 일본오픈

올해 코리아오픈 ‘히어로’ 임종훈(20‧세계64위)이 일본오픈에서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KGC인삼공사 소속 실업 3년차인 임종훈은 4월 코리아오픈에서 세계적인 강자들을 연파하고 개인단식 4강에 오르며 한국탁구 ‘최후의 보루’로 맹활약했던 주인공이다. 21세 이하(U-21) 단식도 우승하며 코리아오픈 2연패를 달성했었다. 4월만 해도 100위권 밖에 있던 세계랭킹도 껑충 뛰어 6월 현재 64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임종훈은 그 같은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어진 금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표로 추천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었다. 소속팀 선배 김민석이 코리아오픈 전에 치러진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추천 멤버로 출전했고, 같은 팀 선수를 연이어 추천하지 못하게 한 대한탁구협회의 선발규정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 임종훈이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홈그라운드 일본 선수들을 연파하고 U-21단식을 우승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실전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갈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대표팀 훈련파트너로 뒤셀도르프를 다녀온 임종훈은 지난 14일 개막한 ITTF 월드투어 일본오픈에서 다시 한 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5일 모두 끝난 U-21 단식을 또 우승했다. 16강전에서 타이완의 양헹웨이를 꺾은 뒤 남은 8강전, 4강전, 결승전에서 모두 일본의 까다로운 유망주들을 돌려세웠다.

홈그라운드에서 싸운 일본 선수들은 끈질겼지만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르게 구사하는 임종훈의 왼손 공격을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 8강전에서 요시무라 카즈히로를 3대 2(9-11, 11-9, 15-13, 8-11, 11-7), 4강전에서 타카미 마사키를 역시 3대 2(11-6, 11-6, 5-11, 3-11, 11-9),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기대주 류자키 토닌을 3대 1(8-11, 11-7, 11-7, 11-7)로 각각 이겼다. U-21단식만 보면 코리아오픈에 이은 월드투어 연속 우승이다. 임종훈은 지난해에도 헝가리오픈과 코리아오픈을 우승했었다. 이번 우승은 21세 이하 단식 월드투어 개인통산 네 번째 우승기록이다.
 

▲ 임종훈은 오픈단식에서도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했다. 세계랭킹은 숫자에 불과할 뿐! 사진 국제탁구연맹.

임종훈의 활약은 U-21단식에서만 그치고 있지 않다. 오픈단식에서도 까다로운 상대들을 연파하고 32강 본선에 올랐다. 임종훈은 32강을 가리기 위해 치러진 예선라운드에서 프랑스의 하차드 안토니(세계123위)를 4대 3(4-11, 12-10, 11-5, 10-12, 5-11, 11-3, 11-5)으로 이겼다. 힘든 첫 경기를 치렀지만 뒤이어 일본이 자랑하는 수비수 무라마츠 유토(세계21위)를 4대 1(11-8, 5-11, 11-8, 11-7, 11-9)로 완파하고 강자들이 도사리는 32강 격전장에 들어섰다.

복식에서도 임종훈은 8강에 올라 있다. 팀 선배 김민석과 함께 출전한 남자복식 16강 첫 경기에서 러시아-오스트리아 연합조인 체르노프 콘스탄틴-레벤코 안드레아스 조를 3대 0(11-9, 11-6, 11-7)으로 완파했다.

일본오픈은 ITTF 월드투어 중에서도 최고 권위인 플래티넘 대회다. 그만큼 상금도 많고, 랭킹포인트도 많이 주어진다. ‘라이징 스타’ 임종훈이 더 규모있고 부담 큰 대회에서 아직까지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있다. 벌써부터 한국탁구의 보루로 활약했던 코리아오픈을 연상시키는 활약이다.
 

▲ 임종훈 외에는 이상수만 남아있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하던 모습. 월간탁구DB.

오픈단식 본선라운드 첫 경기인 32강전에서 임종훈은 또 한 번 벅찬 대결을 앞두고 있다. 상대는 포르투갈의 아폴로니아 티아고, 강한 파워를 지닌 전형적인 유럽형 선수로 세계랭킹은 22위다. 역시 임종훈보다 한참을 앞서있다. 하지만 최근 임종훈의 기세는 세계랭킹과는 전혀 무관하다. 임종훈의 남자단식 32강전은 16일 오후 두 시경에 치러진다. 복식 8강전에서는 중국의 판젠동-린가오유안 조와 싸운다. 단복식 모두 선전이 기대되는 일전이다.

남자단식 32강에 한국은 임종훈 외에는 이상수(27‧국군체육부대)만 남아있다. 임종훈 말고 아무도 예선을 통과 못했다. 이상수는 세계랭킹(13위)으로 본선 시드를 배정받았다. 32강전이 이번 대회 첫 경기다. 이상수는 슬로스타터다. 대회마다 첫 경기에서 고비를 겪었다. 뒤셀도르프에서도 16강전, 8강전보다 오히려 하위랭커와 싸운 128강전에서 가장 힘든 경기를 펼쳤었다. 이번 대회 첫 경기 상대는 이집트의 아사르 오마르다. 세계랭킹은 58위로 이상수보다 아래지만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을 경계해야 한다.

임종훈이 떠오르는 스타라면 뒤셀도르프에서 4강을 달성하며 맹활약한 이상수는 이미 간판스타다. 둘이 형성한 쌍두마차가 한국탁구를 어디로 끌고 갈지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 여자부에서는 기존 트로이카가 아직 버티고 있다. 양하은의 경기모습.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여자부에서는 서효원(30‧렛츠런파크‧세계29위), 양하은(23‧대한항공‧세계23위), 전지희(25‧포스코에너지‧세계22위) 등 기존 대표 트로이카가 32강에 올라 다음 경기를 앞두게 됐다. 서효원과 양하은은 예선경기에서 승리했고, 전지희는 시드를 배정 받았다. 전지희와 양하은은 복식에서도 호흡을 맞춰 8강에 올라있다. 16강전에서 홍콩의 음윙남-수와이얌미니 조를 이겼다. 8강전에서는 루마니아의 엘리자베타 사마라-쇠츠 베르나데트 조를 상대한다.

특기할 것은 한국 선수들의 여자단식 32강전이 모두 일본의 샛별들과 대진이 짜여졌다는 것이다. 서효원은 히라노 미우(세계7위), 양하은은 이토 미마(세계10위), 전지희는 모리 사쿠라(세계35위)다. 이미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라있는 일본의 어린 선수들과 어떤 승부를 펼칠지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여자단식 32강전은 16일 정오경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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