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개막, 오는 7일까지 7개 종목 열전

금년 세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막됐다.

이 대회는 전 세계 탁구강국의 미래를 짊어진 18세 이하 선수들이 남녀단체전과 남녀개인단·복식, 혼합복식 등 모두 일곱 개 종목 우승을 놓고 겨루는 주니어들의 국가대항전이다. 훗날 세계의 탁구판도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무대다. 개인전(홀수해)과 단체전(짝수해)을 번갈아 개최하며 2년 주기를 유지하는 시니어들의 세계선수권대회와 달리 모든 종목의 경기가 매년 열린다.
 

▲ 세계 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가 개막됐다. 이번 대회 메인테이블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국탁구 역시 이 대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미래’를 가늠해왔었다. 현재 실업팀 삼성생명의 중견으로 활약하고 있는 정상은과 미래에셋대우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 잡은 장우진이 각각 2007년과 2013년 대회 남자단식을 석권하며 ‘스타덤’에 오른 바 있다. 프랑스 방데에서 치러졌던 작년 대회에서는 한국대표팀이 남녀 모두 단체전 준우승에 오르는 선전을 펼치기도 했었다.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남자 조승민, 김대우, 안재현(이상 대전동산고), 조대성(대광중), 여자 김지호(이일여고), 강다연(문산수억고), 허미려(독산고), 김유진(청명고)이 출전했다. 남자 조승민, 안재현, 여자 김지호, 강다연은 작년에 이미 세계대회를 경험한 선수들이다. 특히 남자부는 지난 9월 치러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을 꺾고 7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달성하면서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주니어 역시 최강국 중국에 대한 각국의 도전구도가 성인무대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 한국 남자대표선수들. 왼쪽부터 조승민, 안재현, 김대우, 조대성. 월간탁구DB(ⓒ안성호).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었던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개인전은 우리 선수들의 전형에 적응한 중국 선수들에게 정상을 내줬었다. 남녀 모두 중국에 패해 준우승했던 작년 대회와 달리 올해는 강적이 추가된 것도 변수다. 당시 IS의 테러 공포로 불참했던 일본이 전열을 가다듬고 정예멤버들을 출전시켰다. 장기적인 투자를 거듭해온 일본은 남녀 모두 중국과 함께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성인무대에서도 TOP10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토 미마가 에이스로 뛰는 일본 여자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인 오광헌 감독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람할렐루야 남자실업팀 감독으로 한국에 복귀하는 오광헌 감독은 일본에서의 ‘유종의 미’를 이번 대회 우승으로 거두겠다고 오래 전부터 다짐해온 바 있다.

게다가 한국선수단은 남아공의 까다로운 입국 절차 때문에 현지 입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재현과 김지호는 본진과 떨어져 입국했고, 중국 출신인 허미려는 개막 당일인 30일에야 겨우 케이프타운에 합류했다. 개막도 전에 어린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악재가 겹쳤다. 어수선했던 경기 전 상황을 액땜으로 삼아 선전을 펼쳐줄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 한국 여자대표선수들. 왼쪽부터 김지호, 강다연, 허미려, 김유진. 월간탁구DB(ⓒ안성호).

개막일인 11월 30일 단체전 예선부터 시작한 이번 대회는 12월 3일 남녀 단체전 우승팀을 먼저 가린다. 개인전인 남녀단복식과 혼합복식은 모두 마지막 날인 12월 7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엔트리 남녀 각 4명이 모두 출전하는 단식과 함께 복식은 남자 조승민-안재현, 김대우-조대성, 여자 강다연-김지호, 김유진-허미려로 파트너를 구성했다. 혼합복식은 조승민-김지호, 안재현-강다연, 조대성-김유진, 김대우-허미려로 조합됐다.

남아공과 한국의 시차는 일곱 시간이다. 케이프타운의 시계가 서울보다 늦게 간다. 한국탁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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