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31회 하계올림픽 탁구경기 여자단식

서효원(렛츠런파크·29)이 32강전을 힘겹게 통과했다.

현지 시간 8일 오전 10시 브라질 리오센트로 파빌리온 3경기장에서 시작된 여자단식 3라운드(32강전)에서 미국의 중국계 선수 릴리 장에게 4대 1(11-8, 11-8, 7-11, 11-7, 11-6)의 승리를 거뒀다.
 

▲ 서효원이 32강전에서 예상 외의 접전을 펼쳤다. 좋은 약을 삼켰다. 월간탁구DB(ⓒ안성호).

애초 서효원(세계18위)의 압승이 예상됐던 시합이었다. 101위인 세계랭킹에서 보듯 릴리 장과 서효원의 기량 차가 뚜렷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서 모두 4대 0의 완승을 거둔 릴리 장은 생각만큼 손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포르투갈의 중국계 선수 샤오지에니(세계54위)를 꺾으면서 오를대로 오른 기세가 무서웠다.

서효원은 첫 올림픽 첫 경기의 긴장감까지 더해 매 게임 접전을 벌였다. 포어핸드 커트가 때때로 높고 짧게 반구되면서 릴리 장의 스매시를 자주 허용했다. 하지만 서효원은 어린 상대의 무차별 스매시에 무너질 선수는 아니었다. 다소 어려운 랠리를 이어갔지만 결국 포인트를 더 많이 쌓아간 쪽은 서효원의 ‘관록’이었다. 양쪽으로 코스를 갈라주며 상대의 범실을 유도했고 결국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 매서운 스매시를 구사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과시한 릴리 장. 사진 국제탁구연맹.

서효원의 다음 16강전 상대는 타이완 에이스 쳉아이칭(세계10위)과 벨로루시의 수비수 파블로비치 빅토리아(세계57위)가 벌일 32강전의 승자다. 랭킹은 쳉아이칭이 앞서 있으나 전력은 백중세다. 쳉아이칭이 커트 구질에 약점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선수간의 국제무대 상대전적에서는 파블로비치 빅토리아가 4승 1패로 우위에 있다.

서효원 입장에서도 같은 수비수인 파블로비치보다는 상위랭커인 쳉아이칭이 올라오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효원은 같은 수비전형과 만날 때 쉽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파블로비치와도 오래 전이지만 한 번 싸워 패한 적이 있다. 커트전형과의 경기에 부담을 느끼는 쳉아이칭의 약점을 파고드는 편이 심리적 부담이 덜하다.
 

▲ 다음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파블로비치 빅토리아. 같은 수비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하지만 쳉아이칭 역시 쉬운 상대는 아니다. 타이완 에이스로 빠르게 성장한 쳉아이칭은 최근 각종 대회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효원 역시 역대 전적에서는 3승 1패로 앞서 있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올해 헝가리오픈에서는 3대 4의 역전패를 당했었다.

사실 올림픽에 나온 상대 중에 쉬운 상대는 없다. 100위권 밖 랭킹을 가진 릴리 장과의 시합도 예상보다 어려웠던 것이 그 사실을 말해준다. 첫 경기에서 좋은 약을 삼키고, 올림픽의 긴장까지 털어낸 서효원은 누가 올라와도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는 생각뿐이다. 많은 응원이 필요한 서효원의 16강전은 우리 시간으로 9일 아침 여덟시 30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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