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오상은 6라운드 2승 책임지며 맹활약

보통 5단식으로 진행되는 단체전에서 확실한 에이스 한 명의 존재는 팀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력이 된다. 아무리 약한 팀이라 해도 주전 1명이 2승을 책임질 수 있으면 나머지 2명이 1승만 보태면 되기 때문에 승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그다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폴란드의 보고리아가 택한 ‘오상은 영입’은 단순한 전력 보강의 차원이 아니었다. 바로 ‘에이스 확보’를 위한 투자였다.

실제로 오상은 합류 이전 보고리아의 선수구성은 전력이 엇비슷하거나 조금 차이가 있는 팀과 경기를 할 때 2승을 책임져줄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가 부재했었다. 그에 따라 보고리아는 2년 전에도 좋은 활약을 펼쳐줬던 오상은을 다시 영입해 퍼즐을 맞춘 것이다. 보고리아의 그 같은 선택은 그리고, 말 그대로 ‘신의 한 수’였다.
 

▲ 오상은이 보고리아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출처 : 유럽탁구연맹.

한국 남자탁구 맏형 오상은이 뛰고 있는 폴란드의 프로팀 보고리아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상하이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이던 12월 5일, 유럽 각국에서 치러진 2014/201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그룹별 예선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 프랑스의 헤네본을 상대로 보고리아가 3대 1의 승리를 거뒀다. 4라운드까지 1승 3패의 성적으로 D조 최하위까지 떨어졌었던 보고리아는 이어진 5, 6라운드에서 벨스(오스트리아), 헤네본을 연파했다. 결국 순위를 조 2위까지 끌어올린 보고리아는 힘들어보였던 8강 진출을 달성해낸 것이다.

보고리아의 8강 진출은 오상은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헤네본과 맞붙은 마지막 6라운드 경기에서 오상은은 홀로 2승을 따내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헤네본과의 맞대결은 벼랑 끝 승부였다. 최강팀 뒤셀도르프가 전승으로 1위를 확정한 가운데, 2승 3패 동률을 이룬 두 팀 중 승리팀이 8강에 진출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중요한 경기에서 오상은은 2단식에서 상대 팀 에이스 칼리니코스 크리앙가를 3대 0(11-8, 11-6, 13-11)으로 이겨 승기를 잡은 다음, 2대 1로 쫓기던 4단식에 다시 나와 디미트리 프로콥코프를 3대 1(6-11, 11-2, 11-7, 11-3)로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최종 결정지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헤네본을 이긴 보고리아는 3승 3패의 성적으로 조2위로 예선라운드를 끝냈다. 보고리아에 패한 헤네본은 2승 3패의 성적으로 조3위로 밀렸다. 유럽챔피언스리그는 4개 그룹 예선라운드로 각 조 1, 2위팀이 8강에 오르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번 시즌 우리나라에서는 오상은, 조언래 두 명의 선수가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참가했는데, 헤네본 소속의 조언래는 3라운드까지만 뛰었다. 오상은은 1라운드부터 마지막 6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참가하며 보고리아가 8강에 오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 8강 진출을 확정한 직후 기뻐하는 보고리아 선수들. 사진출처 : 폴란드탁구협회.

최종 D조 2위를 기록한 보고리아는 대진추첨 결과에 따라 8강전에서는 오스트리아의 강호 니더외스트라이히와 싸우게 됐다. B조에서 4승 2패 조1위로 올라온 니더외스트라이히는 오스트리아의 스테판 페겔, 중국의 후잉차오가 주전으로 뛰는 팀이다. 3단식은 다니엘 하베손이 주로 출전한다. 강호임에는 틀림없지만 A, C조 1위 팀들인 오렌부르크나 UMMC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해볼 만한 팀으로 꼽힌다. 러시아팀인 오렌부르크에는 그 유명한 독일의 디미트리 옵챠로프와 벨로루시의 블라디미르 삼소노프가 주전으로 뛰는 팀이다. 역시 러시아리그 소속인 UMMC는 일본의 미즈타니 준이 에이스로 뛰고 있는 강팀이다.

8강전 역시 홈&어웨이 방식으로 각 팀별로 2경기씩 치르게 되는데, 보고리아와 니더외스트라이히의 8강전은 2015년 1월 16일에서 18일 사이에 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오상은의 보고리아가 어디까지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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