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탁구 남자복식

지난해 개최된 파리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복식 경기에서 이변이 많았던 대회였다. 혼합복식에서는 우리나라의 이상수-박영숙, 북한의 김혁봉-김정 조가 결승에 올라 메이저대회에서 보기 드문 비(非)중국인 결승전을 연출했고, 남자복식에서는 대만의 츄앙츠위엔-첸치엔안 조가 중국의 마린-하오슈아이 조를 4대 2(9-11, 12-10, 11-6, 13-11, 9-11, 11-8)로 이기고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특히 츄앙츠위엔-첸치엔안 조는 앞서 준결승전에서도 왕리친-저우위 조를 상대로 4대 0(11-4, 11-9, 11-6, 11-4) 완승을 거두며 중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 선수들이었다.
 

▲ (수원=안성호 기자) 북한의 김혁봉-박신혁 조가 세계 챔피언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종목으로 개인복식과 혼합복식 종목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복식 종목이 개인의 기량보다는 파트너와의 호흡이 중요한 종목이고, 지난해 파리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부산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통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경쟁력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타이완의 츄앙츠위엔-첸치엔안 조는 바로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복식에서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들로 평가받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두 선수는 이미 파리세계대회에서 중국을 두 번이나 이기고 챔피언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함께 생활하며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기 때문이었다.
 

▲ (수원=안성호 기자) 이변의 희생양이 된 세계 챔피언들.

하지만 하루 전 한국과의 준결승 패배 여파가 개인복식에 그대로 반영된 탓일까? 기대를 모았던 츄앙츠위엔-첸치엔안 조는 본선2라운드 32강 첫 경기에서 북한의 김혁봉-박신혁 조에 1대 3(5-11, 4-11, 11-6, 8-11)으로 패해 이변의 탈락을 하고 말았다. 파리 대회 챔피언다운 호흡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드라이브 랠리가 시작되면 힘에서도 밀리는 양상이 반복됐다. 결국 츄앙츠위엔-첸치엔안 조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남자복식 32강 탈락이라는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다.

북한 선수들은 매 경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체육관을 찾은 관중에게 많은 박수를 받고 있다. 여자대표팀은 8강에서 한국을 이기고 4강에 올라 동메달을 따냈고, 남자대표팀은 8강에서 일본을 거의 다 이겼다가 마지막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이제 김혁봉-박신혁 조가 파리 대회 챔피언조를 가볍게 이기고 16강에 올라 또 한 번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같은 시간에 치러진 남자복식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김동현-정상은 조와 김민석-이정우 조가 각각 카타르, 라오스 선수들을 이기고 16강에 진출했다.
 

▲ (수원=안성호 기자) 한국의 두 조도 16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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