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 11월 세계랭킹. 남자 한국 TOP은 정영식

지난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던 올해 유럽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유난히 많은 이변이 일어났다. 남자단식 5번 시드 티아고 아폴로니아(포르투갈)가 루마니아의 휴노 쇠츠에게 패해 본선 64강 첫 경기에서 탈락했고, 디펜딩 챔피언이자 대회 1번 시드권자였던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는 32강전에서 폴란드의 야쿱 디야스에게 져서 탈락했다. 남자단식 4강 시드를 받은 네 명의 선수 중 4강에 오른 선수는 티모 볼(독일) 한 명뿐이었는데, 그조차 4강전에서 프랑스의 시몽 고지에게 1대 4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티모 볼은 3게임까지 1대 2로 뒤진 상황에서 올림픽에서 다친 목부상이 심해지면서 경기 자체를 기권하고 말았다.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선수들은 엠마누엘 르베송과 시몽 고지 두 프랑스인이었다. 최종 경기 결과는 엠마누엘 르베송이 시몽 고지를 4대 1(14-12, 9-11, 11-7, 11-3, 11-6)로 이기고 우승했다. 엠마누엘 르베송은 이 우승으로, ​1976년 체코 프라하대회에서 우승한 자크 새크래탱 이후 프랑스 사상 역대 두 번째 유럽챔피언이 됐다.
 

▲ 유럽선수권을 석권한 엠마누엘 르베송. 11월 세계랭킹 29위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유럽선수권 결과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지난 3일 발표한 세계랭킹에 그대로 반영됐다. 결승에 동반 진출했던 엠마누엘 르베송과 시몽 고지는 새 세계랭킹에서도 동반으로 수직 상승했다. 우승자 엠마누엘 르베송은 전달에 비해 9계단 상승한 29위, 준우승자 시몽 고지는 5계단 상승한 14위가 됐다. 둘 다 자신들의 역대 최고랭킹이다. 이전까지는 올해 8월에 기록한 30위(엠마누엘 르베송)와 17위(시몽 고지)가 최고였다. 4강 진출자 티모 볼은 전달에 비해 2계단 상승한 11위에 올랐다. 반면 64강 첫 경기에서 탈락한 티아고 아폴로니아는 23위로 전달에 비해 5계단을 내려서며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 올해 남자월드컵 시상식 장면. 우승 판젠동, 준우승 쉬신, 3위 웡춘팅 모두 높은 세계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11월 세계랭킹에는 유럽선수권과 함께 독일 자르브뤼켄에서 열린 올해 월드컵도 반영됐다. 이 대회에서는 중국의 판젠동이 우승했다. 판젠동은 4강전에서 크리스티안 카를손(스웨덴)의 돌풍을 잠재우고 결승에 오른 다음, 최종 승부에서 자국 선배 쉬신마저 4대 1(11-5, 11-6, 11-8, 7-11, 12-10)로 이겼다. 1997년 1월 22일생인 판젠동은 올해 19세로 아직 어린 선수다. 이번 우승으로 10대에 첫 메이저타이틀을 차지했다. 준우승자 쉬신은 2013년 벨기에 베르비에대회 이후 2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무서운 후배의 플레이 앞에 무너지며 꿈을 접어야 햇다. 우승자 판젠동과 준우승자 쉬신은 둘 다 전달과 똑같이 세계 2위와 3위를 유지했는데, 독일의 디미트리 옵챠로프, 프랑스의 시몽 고지를 차례로 이기고 4강 진출에 성공했던 크리스티안 카를손은 일곱 계단이나 상승한 22위에 올랐다.
 

▲ 11월 남자 세계랭킹 1위는 여전히 마롱이다. 벌써 22개월째 흔들림이 없다. 월간탁구DB(ⓒ안성호).

11월 세계랭킹 역시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롱이 1위다. 22개월 연속 흔들림 없는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롱을 비롯해서 세계 1위부터 7위까지는 지난달과 변함이 없다. 세계 ‘TOP10’에 올라있는 선수들 중 순위에 변동이 있었던 선수는 단 2명이다.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와 츄앙츠위엔(타이완)이 서로 자리를 바꿔 8위와 9위에 오른 게 전부다. 독일 에이스 디미트리 옵챠로프는 자르브뤼켄 월드컵과 부다페스트 유럽선수권에서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계6위를 유지했다. 다만 5위 미즈타니 준(일본)과의 포인트 차가 102점에서 120점으로 벌어졌고, 전달 186점이나 벌리고 있었던 7위 웡춘팅과의 포인트 차는 무려 168점이 줄어 18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 됐다.
 

▲ 월드컵에서 선전한 이상수가 새로운 한국2위 세계랭커가 됐다. 월간탁구DB(ⓒ안성호).

우리나라 선수들은 정영식(미래에셋대우)과 이상수(삼성생명)가 각각 10위와 15위, 노장 주세혁(삼성생명)이 16위에 랭크됐다. 지난달 자르브뤼켄 남자탁구월드컵에 출전했던 정영식과 이상수는 둘 다 본선 2라운드 8강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1라운드 16강 첫 경기에서 오스트리아의 스테판 페겔을 4대 2(11-6, 11-9, 11-3, 11-13, 7-11, 15-13)로 이긴 정영식은 전달과 똑같은 10위를 유지했고, 16강전에서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를 4대 1(11-9, 7-11, 12-10, 16-14, 11-6)로 꺾는 선전을 펼친 이상수는 5계단 상승한 15위가 됐다. 이상수는 주세혁을 4포인트 차로 제치고 새로운 한국 2위 세계랭커가 됐다. 이상수는 최근 치러진 국내 대회 2016 한국실업탁구대회에서도 2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증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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