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챠로프 수성!? 중국계vs유럽토종?! 남녀 관전 포인트

유럽 최고 선수를 가리는 2016 유럽탁구선수권대회(이하 유럽선수권)가 10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다. 1958년 제1회 유럽선수권대회 개최지였던 부다페스트는 1982년 두 번째 대회 이후 약 34년여 만에 세 번째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유럽선수권대회는 올해부터 개최방법과 종목에서 두 가지 변화를 맞았는데, 하나는 짝수년도에는 단체전 없이 개인전만 치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개인전에 혼합복식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2007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대회를 끝으로 치러지지 않았었던 혼합복식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약 9년여 만에 정식종목으로 복귀했다. 올해 대회에는 남녀 총 224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남자는 43개국 132명, 여자는 40개국 112명이다.
 

▲ 2016 유럽탁구선수권대회가 개막됐다. 사진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열렸던 작년 대회 경기장 모습. 사진 국제탁구연맹.

유럽선수권대회 변화의 시작은 사실 200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회부터였다. 2007년까지 2년 주기로 개인전과 단체전 7개 종목을 모두 치러왔었던 유럽선수권은 2008년부터 혼합복식을 빼고 남녀단식, 남녀복식, 남녀단체전 등 6개 종목을 매년 치르는 것으로 바뀌었었다. 그 후 2011년 폴란드 그단스크/소포트대회까지 매년 개최를 이어가던 유럽선수권은 덴마크 헤르닝에서 열린 2012년 대회부터 또 다른 변화를 시도한다. 짝수년도에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번갈아 개최하고, 홀수년도에는 6개 종목을 모두 치르는 방식으로 바꿔 지난해까지 대회를 치러왔다. 그런데 올해 대회에서 짝수년도 개인전에 혼합복식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또 한 번의 작은 변화가 가미된 것이다.
 

▲ 남자단식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사진 국제탁구연맹.

올해 유럽선수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기록은 독일 에이스 디미트리 옵챠로프의 남자단식 3연속 우승 도전이다. 옵챠로프는 2013년 오스트리아 슈베하트대회에서 첫 우승한 이후 지난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대회를 우승하면 남자개인단식 3연패의 위업이 된다. 당연히 톱시드를 받은 디미트리 옵챠로프의 뒤를 이어 2, 3, 4번 시드를 받은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마르코스 프레이타스(포르투갈), 티모 볼(독일) 등등 유럽의 강자들이 옵챠로프의 앞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번 시드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특히 작년 대회 결승에서 옵챠로프와 접전을 벌이다 패했었던 주인공이다.

디미트리 옵챠로프 - “월드컵에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후로 훈련을 아주 잘해왔다. 이번 대회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뛸 것이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유럽대회에서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남다른 자신감도 갖고 있다.” (ITTF 인터뷰 내용 중)

한편 여자부에서 벌어질 중국계 선수들과 유럽 토종선수들의 대결도 흥미를 끈다. 유럽선수권대회 여자단식은 중국 출신 귀화 선수들이 가장 큰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하지만 직전 대회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루마니아의 유럽 토종선수 엘리자베타 사마라가 현재까지 마지막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이 됐다.
 

▲ 여자부는 중국계 선수들과 유럽 토종 선수들의 대결이 흥미를 끈다. 작년 대회 우승자인 엘리자베타 사마라(루마니아). 사진 국제탁구연맹.

작년 대회에서 엘리자베타 사마라는 러시아의 폴리나 미카일로바와 만난 4강전을 4대 1(12-10, 6-11, 14-12, 11-6, 11-4)로, 네덜란드의 중국계 수비수 리지에와 싸운 결승전은 접전 끝에 4대 3(11-6, 9-11, 3-11, 11-7, 12-14, 11-4, 11-4)으로 승리하고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독일의 귀화듀오 한잉과 산샤오나는 각각 8강과 16강에서 폴리나 미카일로바, 스웨덴의 리펜에 패해 탈락했다. 16강전에서 산샤오나를 꺾었던 당시 ‘디펜딩 챔피언’ 리펜은 다음 라운드인 8강전에서 포르투갈의 위푸에게 패해 탈락하고 말았다.

엘리자베타 사마라의 우승은 자신의 유럽선수권 개인단식 첫 타이틀이며, 유럽 토종선수로는 2012년 덴마크 헤르닝대회에서 벨로루시의 수비수 빅토리아 파블로비치가 프랑스의 시안이팡을 이기고 우승한 이후 3년 만의 일이었다.

올해 대회 역시 중국계 선수들의 강세를 유럽 토종선수들이 얼마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여부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이번 대회 여자단식은 한잉과 페트리싸 솔야, 산샤오나가 차례로 1, 2, 3번 시드를 받았다. 지난 리우올림픽 여자단체전 은메달멤버들이다. 독일 선수들의 뒤를 이어서는 오스트리아의 리우지아가 4번 시드다. 4강 중 3명이 중국계다. 전 대회 우승자인 엘리자베타 사마라는 7번 시드를 받았고, 준우승자였던 리지에는 5번 시드를 받았다.

개인전 5개 종목이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4일째인 21일 혼합복식 우승자가 가려지고, 마지막 날인 23일 남녀개인복식과 개인단식 우승자들이 차례로 결정된다.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