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11월 세계랭킹 1~4위는 여전히 중국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올해 여자탁구월드컵에서는 일본의 히라노 미우가 우승했다. 히라노 미우는 4강전에서 펑티안웨이(싱가포르), 결승전에서 쳉아이칭(타이완) 등 대회 1, 2번 시드권자들을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히라노 미우는 이 우승으로 두 가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여자월드컵 사상 첫 넌차이니즈(Non Chinese) 우승자가 됐다는 것과, 역대 최연소 월드컵 우승자가 됐다는 게 그거다. 히라노 미우는 2000년 4월 14일생으로 올해 16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다. 여자탁구월드컵은 지난 1996년 홍콩에서 개최된 첫 대회에서 덩야핑이 우승한 이래 지난해 일본 센다이대회까지 중국 선수들이 19회 연속 우승을 독점해왔었다.
 

▲ 월드컵 역대 최연소 우승자가 된 일본의 히라노 미우. 세계랭킹도 TOP10에 진입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물론 이번 대회는 시작 전부터 넌차이니즈 선수의 사상 첫 우승이 정해져 있던 대회였다.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었던 중국의 딩닝과 류스원이 부상 등을 이유로 차례로 기권하면서, 중국에서는 단 한 명의 선수도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넌차이니즈 선수들에게는 주어진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기회를 가장 어린 16세의 일본 ‘영건’ 히라노 미우가 잡은 것이다.

히라노 미우는 월드컵 우승으로 11월 세계랭킹에서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 3일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랭킹에서 전달에 비해 무려 8계단이나 상승, 9위가 되면서 세계 ‘TOP10’에 진입했다. 리우올림픽에서 뛰었던 후쿠하라 아이와 이토 미마를 뛰어넘어 일본2위까지 올랐다. 일본여자는 9월까지 이시카와 카스미, 후쿠하라 아이, 이토 미마 세 명이 10위권 안쪽에 있었지만 이번 랭킹으로 판도가 재편됐다. 국제무대에서 주춤한 이토 미마(12위)와 후쿠하라 아이(11위)가 TOP10 밖으로 밀려났다. 타이완의 탁구스타 창훙치에와 결혼한 후쿠하라 아이가 2선으로 물러난다고 가정하면, 향후 일본 여자대표팀은 이시카와 카스미를 중심으로 10대 영건 듀오인 히라노 미우, 이토 미마가 주축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 세계4강은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 ‘이번에도’ 세계1위 딩닝. 올림픽에서의 활약모습. 사진 국제탁구연맹.

중국의 딩닝, 류스원, 리샤오샤, 주위링이 4위까지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은 그대로지만, 그 이하 여자탁구 세계 ‘TOP10’은 월드컵과 함께 부다페스트 유럽탁구선수권대회 여파로 변동이 적지 않았다. 히라노 미우에게 졌지만 월드컵 준우승의 성과를 올린 쳉아이칭은 전달에 비해 한 계단 오른 7위, 티에야나(홍콩)를 3-4위전에서 이기고 3위에 오른 펑티안웨이 역시 한 계단 오른 5위에 자리했다. 티에야나는 4위에 머물렀지만 상승폭은 가장 컸다. 전달에 비해 3계단 오르며 세계13위가 됐다. 반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부진했던 한잉(독일)은 한 계단 하락한 세계8위로 밀렸다.

유럽선수권 우승은 터키의 중국계 휴멜렉이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역시 중국계인 위푸(포르투갈)를 이겼다. 휴멜렉과 위푸는 둘 다 이전까지는 4강 진출이 최고였는데, 이번 대회 결승 진출로 생애 최고 성적을 갱신하며 세계랭킹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우승자 휴멜렉은 전달보다 9계단이나 상승한 18위에 올랐고, 준우승자 위푸는 7계단 상승하며 30위가 됐다.
 

▲ 유럽선수권 우승자 휴멜렉. 세계랭킹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번 랭킹에서 우리나라는 특히 랭킹 소멸 선수가 많았다. 김경아(대한항공), 최효주(삼성생명), 박영숙(렛츠런파크) 등이 국제대회 불참으로 명단에서 사라졌다. 그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 선수들 중 세계랭킹 100위 안쪽에는 단 네 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리우올림픽 대표들인 전지희(포스코에너지, 14위), 서효원(렛츠런파크, 26위), 양하은(대한항공, 28위) 3인 외에는 77위에 올라있는 송마음(미래에셋대우)이 유일하다. 주전들의 뒤를 받칠 전력이 빈약하다는 현실이 세계랭킹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리우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2016년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 전력을 추슬러 새해 힘찬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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