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추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 폐막

권위 있는 탁구대회에서 같은 팀에 속한 친형제가 결승에서 맞붙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주인공은 영도구청의 서중원(27)과 남성빈(21). 둘은 같은 어머니를 뒀지만, 서로 다른 부친이 병마로 일찍 작고하는 애틋한 사연을 가진 형제다. 6년차 터울로 먼저 탁구를 시작한 형 서중원을 보고 동생 남성빈이 탁구에 입문했다.
 

▲ 형 서중원이 추계 회장기 실업탁구 남자단식을 우승했다.
▲ 형 서중원이 추계 회장기 실업탁구 남자단식을 우승했다.

이런 서-남 형제는 2일 전라북도 군산의 군산대학교체육관에서 열린 2022 추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 마지막 날, 남자 개인단식 결승에서 맞붙어 명승부 끝에 서중원이 32(9-11, 19-17, 9-11, 11-7, 11-5)로 승리했다. 서중원의 실업무대 개인 첫 우승(남성빈은 2021년 춘계 대회 우승)!
 

▲ 동생 남성빈도 선전을 펼쳤다. 결승전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 동생 남성빈도 선전을 펼쳤다. 결승전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앞서 까다로운 상대인 김수환(산청군청)과 배희철(서울시청)을 각각 꺾고 결승에 오른 서중원과 남성빈은 같은 팀 소속인 까닭에 벤치도 없이 형제 둘만 코트로 들어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경기는 파워를 앞세운 동생이 앞서가면, 빼어난 기술을 가진 형이 따라잡는 양상이었다. 그리고 승자는 이번 대회에서 김민호(서울시청), 조재준(산청군청) 등 최강자들을 연파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한 형 서중원이었다.
 

▲ 이번 대회가 서중원의 실업무대 첫 우승이었다.
▲ 이번 대회가 서중원의 실업무대 첫 우승이었다.

2게임 스코어가 말해주듯 형제간 격돌은 불을 뿜었다. 2게임 서중원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에지 여부를 놓고 잠시 신경전이 펼쳐졌고, 마지막 5매치에서 2-6으로 뒤지자 동생은 작전타임을 부르기도 했다. 둘을 가르치고 있는 강우용 감독은 평소 연습경기를 해도 둘은 양보 없이 늘 5게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다. 이번 대회, 그리고 오늘은 형인 ()중원이의 컨디션이 더 좋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 작년 춘계대회 우승자 남성빈은 두 번째 우승을 형에게 양보했다.
▲ 작년 춘계대회 우승자 남성빈은 두 번째 우승을 형에게 양보했다.

유남규 한국실업탁구연맹 부회장(한국거래소 감독)에 따르면 친형제, 혹은 친자매가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한국탁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남 형제도 공식대회는 남성빈이 중학생이었을 때 국가대표선발전에서 한 차례 맞붙은 것(서중원 승리)이 유일하다. 서중원은 형제간의 결승이어서 너무 좋았다. 이기든 지든 우승컵은 우리 가족에게 오는 것이니까. 성빈이가 중요한 대회 결승에서 형한테 져서 아쉽겠지만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려면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서로 다른 팀으로 가지만 떨어져서도 각각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경기가 끝나고 악수하는 형제.
▲ 경기가 끝나고 악수하는 형제.

올 시즌 후 서중원은 새로 창단한 코리아리그의 한국거래소로, 남성빈은 내셔널리그의 인천시설공단으로 각각 이적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의 유남규 감독과 최정안 인천시설공단 감독은 이날 현장에서 두 선수의 경기를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 시상식 후 함께 포즈를 취했다.
▲ 시상식 후 함께 포즈를 취했다.

한편 남자단식 결승에 앞서 치러진 여자단체전 결승에서는 금천구청이 안산시청을 꺾고 우승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단식 결승을 끝으로 지난 29일부터 치러진 이번 대회는 모든 막을 내렸다. 추계 회장기를 마친 실업연맹은 이달 말 김천에서 기업부와 시군부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는 챔피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 남자단식 3위 배희철(서울시청).
▲ 남자단식 3위 배희철(서울시청).
▲ 남자단식 3위 배희철(서울시청).
▲ 남자단식 3위 배희철(서울시청).
▲ 남자단식 3위 김수환(산청군청).
▲ 남자단식 3위 김수환(산청군청).
▲ 남자단식 3위 김수환(산청군청).
▲ 남자단식 3위 김수환(산청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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