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함께 준비한 첫 대회, 최고 성적으로 성원 보답 기뻐!”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열린 하계 데플림픽에 참가한 한국 청각장애인 탁구대표팀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 대회를 마감했다.
 

▲ 데플림픽 탁구대표팀이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데플림픽 탁구대표팀이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11일 끝난 남녀 개인단식에서도 메달을 추가했다. 남자단식에서 이창준(서울시청)이 은메달을, 여자단식에서 모윤솔(경북장애인체육회)이 동메달을 각각 따냈다. 금메달을 노렸던 이창준은 슬로바키아의 케이나드 토마스에게 아깝게 패하고 은메달로 만족했다.
 

▲ 남자복식에서 이창준-오세욱 조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종국-신철진 조도 동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남자복식에서 이창준-오세욱 조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종국-신철진 조도 동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대표팀은 앞서 치러진 단체전과 복식에서도 이미 많은 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남자복식에서 이창준-오세욱(수원시장애인체육회) 조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종국(서울시장애인체육회)-신철진(경남장애인체육회) 조도 동메달을 따냈다. 단체전에서는 여자팀이 동메달을 땄다. 여자팀은 복식에 출전한 이지연-모윤자 조도 동메달을 따냈다. 혼합복식에서도 선전했다. 이창준-모윤자(경북장애인체육회) 조가 결승에 올라 우크라이나 조에 아깝게 져서 은메달을 따냈다.
 

▲ 이창준-오세욱 조가 데플림픽 출전 사상 한국탁구 첫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이창준-오세욱 조가 데플림픽 출전 사상 한국탁구 첫 금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한국대표팀은 남자단체전을 제외한 전 종목에서 일곱 개의 풍성한 메달을 수확했다. ‘맏형이창준은 남자복식 금메달, 남자단식 은메달, 혼합복식 은메달 등 개인전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고, 여자대표팀은 단체전을 포함해 전 종목에서 메달을 합작했다. 남녀대표팀 출전 선수 전원이 메달을 거는 쾌거를 이뤄냈다.
 

▲ 이지연-모윤자 조는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이지연-모윤자 조는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베테랑이창준은 비장애인 국제대회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한체대 재학 중이던 2001년 베이징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해 주세혁 현 남자탁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함께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었다. 후천적 장애가 심해지면서 청각장애인 대표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2013년 소피아 데플림픽에 첫 출전, 이번 대회 은메달 파트너 모윤자와 함께 혼합복식에서 첫 동메달을 따기도 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표팀 최고참으로 후배들의 선전을 독려하며 본인의 금메달을 포함한 대표팀 전원 메달 획득이라는 커다란 성과의 수훈갑 역할을 했다.
 

▲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낸 이지연-모윤자 조의 경기모습.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여자복식 동메달을 따낸 이지연-모윤자 조의 경기모습.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데플림픽은 전 세계 청각 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다. 이 대회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년 연기돼 치러졌으며,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15일까지 치러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8개 종목, 140여 명의 역대 최대 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다. 카시아스두술 지나지우 신켄테나리우(50주년 기념체육관)에서 11일 모든 경기를 끝낸 탁구종목에는 남자 김종국 신철진 오세욱 이창준, 여자 김서영 모윤솔 모윤자 이지연 등 8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박재형 감독과 나선화 코치가 선수들을 이끌었다.
 

▲ 이창준-모윤자 조는 혼합복식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이창준-모윤자 조는 혼합복식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그동안 무관심 속에 늘 외롭게 훈련했던 데플림픽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과는 다른 준비 과정을 거쳤다. 한국탁구 레전드들이 이들과 함께 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주세혁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의 각별한 관심 속에 비장애인 에이스들과 교류했고, 현정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마사회에서 파트너 훈련을 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누군가와 함께 대회를 준비한 것이 처음이었다는 데플림픽 대표팀이 카시아스두술에서 최고의 마무리를 하면서 성원에 화답한 셈이 됐다.
 

▲ 최고참 이창준 선수가 후배들을 독려하며 전원 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최고참 이창준 선수가 후배들을 독려하며 전원 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장애인 탁구에 20년 넘게 헌신해온 박재형 감독은 주니어 국가대표 출신 비장애인 지도자다. 지체장애인 대표팀을 이끌다 지난해 말부터 청각장애 대표선수들을 만났다. 이후 첫 데플림픽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 박 감독은 목표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이 나와서 너무 감사하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 전원이 메달을 딴 것이 정말 기쁘다.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좋은 결과를 내준 선수들, 뒤에서 힘든 내색 없이 고생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진심을 다해 데플림픽 선전을 응원해준 비장애인 탁구인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데플림픽 선수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신 대한탁구협회 유승민 회장님,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현정화 감독님의 한국마사회 탁구팀도 계속 프로리그 경기 중인데도 불구하고 훈련 파트너를 해준 데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 데플림픽 탁구대표팀이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 데플림픽 탁구대표팀이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진 제공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대회 출전 사상 최고의 성과를 낸 한국 데플림픽 탁구대표팀은 오는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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