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숙적’ 일본 제압! 풀-매치 접전 끝 극적인 승리

한국 여자대학대표팀이 하계 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고 있는 2017 제29회 하계 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 여자단체 결승전에서 일본을 제압했다.
 

▲ 한국 여자대학 대표팀이 유니버시아드 출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에이스 전지희가 맹활약했다. (대만=사진 닛타쿠코리아 제공)

전지희(포스코에너지, 대림대), 이은혜(대한항공, 위덕대), 안영은(영산대)이 주전으로 뛴 한국은 26일 저녁 7시(한국 시간) 시작된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 3대 2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4강전에서 강호 중국을 꺾고 최종전에 진출했지만, 홈팀 대만을 이기고 올라온 한국 선수들의 사기가 더 높았다.

그야말로 극적인 승부였다. 경기시간만 두 시간 30분이 넘도록 쫓고 쫓기는 접전이 계속됐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던 전지희가 최종 결승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전지희가 첫 단식 주자로 나서 일본의 스즈키 리카를 잡아내며 한국이 먼저 앞서갔다. 하지만 일본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에이스 안도 미나미가 2단식에 나와 이은혜를 꺾었다. 이어 3단식에 나온 나루모토 아야미마저도 수비수 안영은을 이기면서 일본이 역전에 성공했다.
 

▲ 일본 에이스 안도 미나미는 올해 코리아오픈 단식 8강에 올랐던 강호다. 전지희가 에이스대결에서 승리하며 승기를 잡았다. 월간탁구DB(ⓒ안성호).

4단식은 에이스 맞대결이었다. 흐름이 일본으로 기운 위기상황에서 전지희가 안도 미나미를 상대했다. 안도 미나미는 올해 코리아오픈 단식 8강에 올랐던 까다로운 속공수다. 전지희가 첫 게임을 듀스 끝에 내주면서 한국의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2게임부터 경기양상이 급변했다. 갑작스레 전열이 흐트러진 안도를 단 1점으로 묶은 전지희는 이후 내리 두 게임을 더 따내며 전체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3게임을 듀스 끝에 따낸 뒤 4게임에서 완승을 거뒀다. 전지희의 관록이 빛났다.
 

▲ 한국 여자대학 대표팀이 유니버시아드 출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전지희와 함께 투톱으로 활약한 이은혜. 마지막 순간 살아나며 금메달의 수훈갑이 됐다. (대만=사진 닛타쿠코리아 제공)

그리고 마지막이 된 5단식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한국의 최종 주자는 이번 대회 단체전 내내 한국의 2주전 역할을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던 이은혜였다. 하지만 이은혜는 마지막 경기, 마지막 순간 살아났다. 일본의 스즈키 리카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둔 것. 이은혜가 전체 승부를 매조지하며 주먹을 굳게 쥐는 순간 유니버시아드 출전 사상 한국탁구 단체전 첫 금메달이 확정됐다.
 

▲ 한국 여자대학 대표팀이 유니버시아드 출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3단식 승부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수비수 안영은도 수훈갑이다. (대만=사진 닛타쿠코리아 제공)

한국여자탁구가 유니버시아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개최국 선택종목으로 치러졌던 2001년 중국 베이징대회에서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정식종목이 된 2007년 대회 이후부터는 동메달만 두 개(2007년 방콕, 2015년 광주)를 획득했었다. 전 종목을 통틀어도 한국의 광주에서 치러졌던 2015년 대회 혼합복식(김민석-전지희) 금메달 이후 두 번째에 불과할 만큼 쉽지 않았던 ‘쾌거’다.
 

▲ 한국 여자대표팀이 유니버시아드 출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시상식에 선 한국선수단. (대만=사진 한국대학탁구연맹 제공)

직전 대회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전지희는 한국이 유니버시아드 탁구경기에서 따낸 두 개의 금메달에 모두 기여하는 남다른 기록을 남겼다. 실업팀 대우 소속으로 뛰다가 갑작스럽게 대학으로 적을 옮겨 아쉬움을 남겼던 안영은도 오랜만의 국제대회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최후의 순간 살아난 이은혜도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종합대회에서 감격적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 전지희가 연일 맹활약했다. 황의표 한국대학탁구연맹 회장이 전지희를 격려하고 있다. (대만=사진 한국대학탁구연맹 제공)

한편 단체전을 모두 마무리한 이번 대회는 이제 개인전에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여자 금메달, 남자 동메달을 획득하며 단체전을 기분 좋게 끝낸 한국 선수들은 개인전 각 종목에서도 선전을 펼치고 있다. 27일, 가장 먼저 메달을 결정짓는 혼합복식은 장우진(미래에셋대우, 대림대)-전지희 조가 8강에 올라 북한 최일-최현화 조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단체전 못지않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개인복식도 남자 장우진-임종훈(KGC인삼공사, 위덕대), 김석호(경기대)-안준희(경기대), 여자 전지희-이은혜, 김가영(공주대)-김효미(공주대) 조가 모두 32강까지 순항했다. 남녀 각 5명의 엔트리 전원이 출전한 개인단식에서는 랭킹에 따라 본선에 직행한 장우진, 임종훈, 전지희, 이은혜가 상위 시드에서 대기 중이며, 나머지 선수들도 예선 통과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남자선수단도 동메달을 따냈다. 개인전에서 더 나은 성적을 목표로 한다. (대만=사진 한국대학탁구연맹 제공)

가장 최근 대회인 2015년 광주 대회 개인전에서 한국은 혼합복식 금메달(김민석-전지희), 남자단식 동메달(이상수), 여자단식 동메달(양하은), 남자복식 동메달(정영식-김민석), 여자복식 동메달(전지희-양하은) 등 모두 다섯 개의 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대회 개인전은 27일 혼합복식, 28일 남녀복식, 29일 남녀단식의 메달 주인공들이 각각 결정된다. 단체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궈낸 우리 선수들이 개인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과 기대가 모이는 중이다.

▶ 여자단체 결승전 결과
대한민국 3대 2 일본
전지희 3(15-13, 11-4, 14-12)0 스즈키 리카
이은혜 1(4-11, 9-11, 11-5, 6-11)3 안도 미나미
안영은 0(3-11, 7-11, 2-11)3 나루모토 아야미
전지희 3(15-17, 11-1, 12-10, 11-4)1 안도 미나미
이은혜 3(11-5, 11-8, 11-7)0 스즈키 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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