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전국남녀 중·고학생 종합탁구대회

중학교와 고등학교 구분 없이 치르는 종합 종목은 선배들에 대한 후배들의 ‘도전’이라는 묘미가 있다. 중학교 선수들과 고등학교 선수들이 각각 결승에 올라 최종전을 벌인 남녀복식 결승전은 그 같은 재미가 최대화된 경기가 됐다.
 

▲ (보은=안성호 기자) 김지호-유주화 조가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21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계속된 제54회 전국남녀 중·고학생 종합탁구대회 남녀복식에서 대전동산고의 조기정-김병현 조와 이일여고의 김지호-유주화 조가 각각 우승했다.

먼저 끝난 여자복식에서 김지호-유주화 조는 문산수억중의 안소연-강은지 조를 상대로 초반 두 게임을 연달아 잡아내며 빠르게 승부를 끝내는 듯 했다. 하지만 안소연-강은지 조의 추격이 매서웠다. 수비수 강은지의 끈질긴 커트와 공격수 안소연의 파괴력이 조화를 이루며 두 게임을 가져갔고 승부는 5게임에서 가려졌다. 최종 게임도 ‘후배’들이 먼저 앞서나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의 집중력은 ‘선배’들이 높았다. 9-9에서 김지호의 연속된 공격이 들어맞았다. 지난해 대회 때 ‘국가대표’ 훈련으로 출전하지 않았던 김지호는 복귀한 학생부 대회에서 여전한 위력을 과시하며 이번 대회에서 처음 결정된 우승자 자리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 (보은=안성호 기자) 아쉽게 패했지만 안소연-강은지 조도 끈질긴 선전을 펼쳤다.

이어진 남자복식 결승전에서도 접전이 벌어졌다. 대전동산고의 선배들 조기정-김병현 조가 먼저 게임을 잡고 앞서갔지만 대광중의 조대성-박경태 조 역시 만만치 않았다. 조대성의 왼손과 박경태의 오른손이 조화로운 호흡을 과시하며 2게임을 가져갔고, 이어진 게임에서도 계속해서 접전 양상을 만들어냈다. 승부는 파워에서 우위를 보인 대전동산고 선수들이 결국 가져갔으나 결과가 바뀌었다 해도 크게 이상할 게 없는 수준 높은 랠리가 지속됐다. 조대성-박경태 조는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연속으로 고등부 강자들을 꺾고 결승까지 오른 선수들이기도 하다. 최종 길목에서 아깝게 좌절했으나 인상적인 선전을 펼쳤다. 4강전에서 팀 동료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안재현-김대우 조를 이기고 결승에 오른 조기정-김병현 조는 ‘후배’들의 매서운 도전을 뿌리치고 결국 우승 기쁨을 누렸다.
 

▲ (보은=안성호 기자) 남자복식에서는 조기정-김병현 조가 우승했다.

종합형식으로 치러진 남녀복식은 결국 청소년 선수들에게 3년씩의 제한이 있는 중·고등학교의 구분이 기량적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 됐다. 좀 더 범위를 키워 보다 많은 시합, 보다 강한 상대들과 자주 싸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보다 빠르게 강한 선수로 성장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례를 깨고 개인단식도 부별 경기와 함께 종합종목을 추가해 치르고 있다. 아직 8강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마지막 날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제54회 전국남녀 중·고학생 종합탁구대회는 현재까지 남녀개인단식(부별, 종합) 8강(일부 4강)과 각 부 단체 결승 진출팀들이 가려져 있는 상태다.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9시부터 개인단식 경기가 결승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며, 이후 마지막 경기로 각 부 단체 결승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 (보은=안성호 기자) 준우승에 오른 조대성-박경태 조도 인상적인 경기를 벌였다.

남고 15개 팀, 여고 15개 팀, 남중 17개 팀, 여중 13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진 각 부 단체전에서는 남고부 대전동산고와 부천중원고, 여고부 문산수억고와 이일여고, 남중부 대광중과 대전동산중, 여중부 문산수억중과 문성중이 각각 결승에 진출해있다.

단체전 결승 진출 팀들 중에서는 5년 연속 최종 길목에서 맞대결하는 남고부의 대전동산고와 부천중원고에게 특히 눈길이 쏠린다. 5년 전 50회 대회에서 우승했던 중원고는 이후 3회 연속 대전동산고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4연패에 도전하는 대전동산고의 전력은 이번에도 최강이다. 중원고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는 숙원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보은=안성호 기자) 중·고종합이 마지막 날 경기만을 남기고 있다. 개인복식 시상식 장면.

그밖에 여고부에서는 작년 2위에 머물렀던 문산수억고가 우승에 재도전한다. 작년 우승팀 서울독산고를 4강전에서 꺾은 이일여고가 결승 상대다. 문산수억고와 같은 연계에 있는 여중부 후배들 문산수억중은 지난해 2연패의 주인공이다. 이번에도 또 결승에 올라 3연패에 도전한다. 강호 서울 문성중이 앞을 막고 있어 결과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다. 작년 대회에서 오랜만에 정상을 탈환했던 남중부의 대광중도 2년 연속 결승에 올라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팀인 대전동산중이 상대여서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제54회 전국남녀 중·고학생 종합탁구대회 남녀복식 4강, 결승전 결과

▶ 여자부 4강전
안소연-강은지(문산수억중) 3(11-5, 13-11, 6-11, 7-11, 11-4)2 이다은-윤아린(호수돈여중)
김지호-유주화(이일여고) 3(11-6, 11-8, 11-8)0 김진혜-권가현(대송고)

▶ 여자부 결승전
김지호-유주화(이일여고) 3(11-7, 16-14, 7-11, 9-11, 11-9)2 안소연-강은지(문산수억중)

▶ 남자부 4강전
조대성-박경태(대광중) 3(11-6, 11-4, 11-7)0 김정현-하성빈(두호고)
조기정-김병현(대전동산고) 3(11-9, 5-11, 9-11, 11-5, 11-4)2 안재현-김대우(대전동산고)

▶ 남자부 결승전
조기정-김병현(대전동산고) 3(11-9, 9-11, 12-10, 11-9)1 조대성-박경태(대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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