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탁구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옵챠로프 출전 강행에도 완패해

유럽탁구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노리는 러시아의 오렌부르크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 13일 치러진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프랑스의 퐁투아즈에게 1대 3으로 패했다. 오렌부르크는 부상 때문에 쿠알라룸푸르 세계선수권대회마저 불참했던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를 주전으로 출전시키며 첫 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옵챠로프는 홀로 2패를 당하며 오히려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 부상 회복 중에도 디미트리 옵챠로프가 출전을 강행하며 투지를 보였으나 홀로 2패를 당하며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사진 ETTU 홈페이지.

디미트리 옵챠로프는 티모 볼과 함께 독일 남자대표팀을 이끌어온 부동의 에이스지만 등 부상으로 인해 올해 쿠알라룸푸르 세계대회 단체전엔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대회에 나설 경우 컨디션이 악화돼 올림픽 준비마저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으로 개막 직전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결국 독일 남자팀은 옵챠로프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그룹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대회 단체전에서 3연속 준우승했던 강호 독일의 충격적인 몰락은 반대로 옵챠로프의 존재감이 얼마나 컸던가를 새삼 깨닫게 한 일이었다.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노리는 오렌부르크로서도 이런 옵챠로프의 존재감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난 13일 퐁투아즈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에서 디미트리 옵챠로프를 주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전달 달 말 부상으로 세계대회까지 불참한 선수가 10여일 만에 완벽한 회복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오렌부르크로선 1차전을 반드시 이기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셈이지만 이는 결국 ‘무리수’가 되고 말았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오렌부르크의 베테랑 블라디미르 삼소노프가 퐁투아즈의 영건 크리스티안 칼슨을 3대 1로 제압하며 앞서갔다. 그러나 옵챠로프가 나선 2단식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옵챠로프가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와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1대 3으로 패하며 기세를 내줬고, 이어진 3단식에서 알렉세이 스미노프가 트리스탄 플로르에게 2대 3으로 패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 퐁투아즈의 에이스 마르코스 프레이타스가 옵챠로프를 이기고 팀의 승기를 가져왔다. 1차전을 이긴 퐁투아즈는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사진 ETTU 홈페이지.

4단식에 다시 나선 옵챠로프는 끝내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크리스티안 칼슨에게 또 다시 1대 3으로 무릎을 꿇었다. 부상 회복 중에도 팀을 위해 투혼을 발휘했으나 결과적으로 옵챠로프는 홀로 2패를 당하며 팀 패배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챔피언스리그 본선 토너먼트는 홈과 어웨이를 오가며 2번의 경기를 벌여 승패를 결정한다. 오렌부르크가 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2차전을 3대 1 이상의 결과로 승리해야 하는데 현재 옵챠로프의 몸 상태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렌부르크는 2010/2011 시즌부터 2014/2015 시즌까지 우승 3회에 준우승 2회를 차지한 최강팀이지만 퐁투아즈에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승을 놓쳤던 2013/2014 시즌의 결승 상대도 바로 퐁투아즈였다.

반면 1차전에서 오렌부르크를 잡은 퐁투아즈는 결승 진출은 물론 2년 만의 정상탈환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우승후보였던 뒤셀도로프와 UMMC도 이미 8강에서 모두 탈락했다. 퐁투아즈가 결승에 오를 경우 폴란드의 그루지옹츠 대 스웨덴의 에슬뢰브의 4강전 승자와 맞붙는데, 두 팀 다 오렌부르크보단 전력이 약한 상대들로 평가된다. 현재 그루지옹츠가 에슬뢰브를 4강 1차전에서 3대 2로 이기고 먼저 앞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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