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대표팀 가상실전 훈련

오는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하는 제5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 출전하는 한국 남자대표팀이 ‘가상실전’을 통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16일 KDB대우증권 탁구단 훈련장(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주세혁 정상은 이상수(이상 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이상 KDB대우증권) 등 남자대표팀 5명이 세계대회 예행연습을 실시했다. 가상의 상대 팀과 직접 시합을 치르며 실제 경기장에서 있을 수 있는 컨디션 조율을 미리 시험했다.
 

▲ (안양=안성호 기자) 쿠알라룸푸르 세계대회 남자대표팀이 가상실전을 벌였다. 김민석(KGC인삼공사)과 박강현(삼성생명)이 상대팀으로 나서 훈련을 도왔다.

세계대회의 룰과 같은 3인 5단식, 11점 5게임제(가상실전의 마지막 매치는 3게임제)로 치러진 이번 시합에 대표팀은 정상은, 이상수, 정영식이 주전으로 출전했다. ‘맏형’ 주세혁은 벤치 코치를 맡았고 ‘막내’ 장우진은 상대팀 소속으로 실전훈련에 참가했다. 장우진과 함께 한국 대표중견 김민석(KGC인삼공사), 종합선수권 챔피언 박강현(삼성생명) 등 쟁쟁한 선수들이 상대로 나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을 조성했다.
 

▲ (안양=안성호 기자) 가상의 상대 팀과 직접 시합을 치르며 실제 경기에서 있을 수 있는 컨디션 조율을 미리 시험했다.

대표팀은 이상수가 선봉에 나서 승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실업라이벌 김민석을 3대 0으로 가볍게 잠재웠다. 2번 주자로 나선 한국 ‘톱랭커’ 정영식도 ‘신성’ 박강현을 3대 1로 제압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가상실전이긴 하나 정영식은 박강현에게 완패했던 지난 종합선수권 결승의 아픔도 어느 정도 씻어내며 안정감을 높였다.
 

▲ (안양=안성호 기자) 정영식이 2개 매치를 모두 승리하며 한국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수월하게 승리할 것 같았던 대표팀이 3단식부터 흔들렸다. 정상은과 장우진이 맞붙은 3단식은 사실상 세계대회 대표간의 맞대결이기도 했다. 생애 첫 세계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두 선수는 남다른 각오 속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혈전을 펼쳤다. 결국 풀-게임접전 끝에 장우진이 3대 2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 (안양=안성호 기자) 종합선수권 챔피언 박강현이 '상대팀'으로 나서 대표팀을 괴롭혔다. 이상수에게 완승을 거뒀다.

추격을 허용한 대표팀은 4번 주자 이상수마저 박강현에게 의외의 완패를 당하며 막판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3게임제로 치러진 마지막 5단식에서 정영식이 ‘후배’ 장우진을 2대 0으로 완파하며 한국대표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정영식은 참가선수 중 유일하게 전승을 거두며 한국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결국 대표팀이 3대 2의 신승을 거두고 길었던 가상실전을 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었던 치열한 승부를 통해 한국남자대표팀은 실전감각을 한껏 끌어올렸고 세계대회에 대한 투지와 각오도 새롭게 되새겼다.
 

▲ (안양=안성호 기자) 한국대표팀의 이철승 코치와 '맏형' 주세혁이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 (안양=안성호 기자) 안재형 코치가 이번만은 상대팀 벤치를 보며 '적군'의 역할을 맡았다.

제5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은 오는 2월 28일부터 3월 6일까지 8일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다. 직전 단체전 선수권이었던 2014년 도쿄대회에서 우리나라는 13년 만에 남녀 팀이 동시에 4강 진출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다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남자대표팀이 이번 가상실전을 통해 맛본 승리의 ‘기운’이 쿠알라룸푸르까지 이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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