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ITTF 그랜드파이널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그랜드파이널스 4강 입상권에 진입했다.

지난 10일부터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치러지고 있는 2015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여자개인단식에서 전지희가 한국의 양하은(대한항공), 일본의 와카미야 미사코를 차례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 전지희가 그랜드파이널스 여자단식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의 양하은, 일본의 와카미야 미사코를 차례로 이겼다. 사진 flickr.com.

올해 국제탁구대회 대미를 장식할 그랜드파이널스는 한 해 동안 개최된 월드투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만 참가하는 대회다. 남녀단식, 남녀복식, 21세 이하 남녀단식 등 여섯 종목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이번 대회 개인단식은 올해 치러진 월드투어 5개 대회 이상 참가한 선수들 중 세계랭킹과는 별개로 집계하는 월드투어랭킹 상위 16명의 선수들에게 출전자격이 주어졌다. 한국은 남자 정영식, 장우진(이상 KDB대우증권), 이상수(삼성생명), 김동현(에쓰오일), 여자 서효원(렛츠런파크), 전지희, 양하은 등 총 7명이 참가했지만 전지희를 제외하고는 모두 16강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전지희의 16강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한국팀 동료 양하은이었다. 두 선수는 올 10월 세계랭킹에 의해 주어진 리우올림픽 단식 출전권을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었다. 전지희는 9월까지만 해도 양하은에 랭킹포인트 47점이 뒤진 한국 3위로 올림픽 단식출전이 불투명했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월드투어 2개 대회(아르헨티나, 칠레)를 우승하며 10월 세계랭킹 한국선수 2위에 올라 개인단식 출전권을 획득하는 대반전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오픈 단식 결승에서 양하은을 직접 4대 0으로 꺾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반대로 내내 우위에 있던 양하은은 10월 세계랭킹에서 한국 3위로 밀려 올림픽 단식 출전권을 막판에 내주고 말았다. 양하은은 3명이 출전하는 단체전에만 참가한다.
 

▲ 양하은이 16강 첫 경기에서 전지희에게 '또' 패했다. 올해만 3연속 완패를 당하며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 flickr.com.

올림픽 출전경쟁 속에 본격적인 라이벌 구도를 이룬 두 선수가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인 그랜드파이널스 여자단식에서 다시 맞붙었다. 이번에도 전지희가 웃었다. 전지희가 양하은을 4대 0(13-11, 11-7, 11-9, 12-10)으로 완파했다. 1, 4게임 듀스접전을 제외하면 큰 위기도 없었다. 이번 승리로 전지희는 양하은과의 국제무대 상대전적 역시 4승 1패로 크게 앞서 나가게 됐다. 특히 올해만 3번 대결해 모두 4대 0 완승을 거두며 절대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지희는 이어진 8강전에서 와카미야 미사코(일본)를 4대 2(8-11, 11-8, 11-6, 9-11, 12-10, 11-8)로 누르고 결국 4강 입상권에 진입했다. 와카미야 미사코는 16강에서 이번 대회 1번 시드인 후쿠하라 아이(일본)를 어렵게 이기고 올라왔다. 전지희는 이전까지 와카미야에게 상대전적 2승 1패로 앞서 있던 반면 후쿠하라에겐 5전 전패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와카미야가 후쿠하라를 꺾어 준 것이 전지희에겐 호재가 됐다.

전지희는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첸멍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첸멍은 8강에서 세계랭킹 1위 류스원(중국)을 4대 1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반대편 대진에선 역시 중국의 딩닝과 주위링이 결승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중국선수들이 점령한 4강 한자리를 유일하게 전지희가 차지한 셈이다. 전지희 역시 중국계이긴 하나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막강 중국선수들 사이에서 전지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지희의 준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오늘(13일) 밤 10시에 시작된다.

남자단식에선 마롱, 장지커, 판젠동, 쉬신 등 중국 대표 주전들이 모두 4강에 올랐다. 마롱이 장지커와, 판젠동이 쉬신과 각각 맞붙어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 라이벌이자 복식 '단짝'인 전지희-양하은 조가 여자복식 3위를 차지했다. 사진 flickr.com.

전지희는 개인복식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복식에선 라이벌 양하은과 힘을 합쳤다. 전지희-양하은 조는 8강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의 중국계 선수들로 구성된 샤오지에니-유푸 조를 4대 0으로 가볍게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 '신구' 에이스들이 뭉친 딩닝-주위링 조에게 1대 4로 패해 결승 진출은 좌절됐다. 딩닝-주위링 조는 결승전에서도 일본의 이토 미마-히라노 미우 조를 4대 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복식에선 정영식-김민석(KGC인삼공사) 조가 3위에 올랐다. 8강 첫 경기에서 홍콩의 탕펭-웡춘팅 조를 이겼으나 4강전에서 일본의 오시마 유야-모리조노 마사타카 조에게 0대 4로 완패했다. 앞선 개인단식 16강전에서 오시마 유야에게 3대 4로 패했던 정영식은 단복식 모두 오시마 유야에게 발목을 잡히는 아쉬움을 남겼다. 오시마-모리조노 조는 티아고 아폴로니아-호아오 몬테이로(포르투갈) 조를 4대 1로 이기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다. 한국의 조언래(에쓰오일)-김동현 조는 8강 첫 경기에서 창훙치에-후앙셩셩(타이완) 조에게 패해 탈락했다.
 

▲ 정영식-김민석 조가 남자복식 3위를 차지했다. 4강에서 일본의 오시마 유야-모리조노 마사타카 조에게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flickr.com.

21세이하 개인단식에는 남자부 김동현, 장우진 2명이 출전했으나 모두 그룹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남자부에서 일본의 오시마 유야가 우승해 복식과 더불어 2관왕을 차지했고, 여자부에선 싱가포르의 중국계 귀화선수 린예가 우승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그랜드파이널스는 13일 남녀개인단식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르고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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