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의 기세가 거침없다. 2번 시드 독일마저 꺾고 전승으로 마지막 매치까지 도달했다. 남녀선수들이 한 팀을 이룬 한국대표팀은 9일 오후 중국 청두 시촨체육관에서 계속된 2023 ITTF 혼성 팀 월드컵 2스테이지 5라운드에서 독일을 8대 6으로 돌려 세웠다.
 

승부는 예상보다 어렵게 전개됐다. 사실상 1.5군이 나온 독일은 이번 대회 2스테이지에서 2승(1스테이지 승리 포함)만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었으나, 그래서 더 한국과의 경기에 독하게 임했다. 2매치 산샤오나와 3매치 리카르도 발터가 한국의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과 안재현(한국거래소)에게 승리하면서 4, 5매치 복식 전까지는 오히려 한국이 4대 5까지 뒤졌다.

그러나 한국에는 복식이 있었다. 첫 매치부터 장우진-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가 세드릭 마이스너-자비네 빈터 조를 상대로 세 게임을 모두 가져오면서 출발했던 한국은, 4매치 남자복식에서도 임종훈-안재현 조(한국거래소)가 리카르도 발터-세드릭 마이스너 조에게 다시 한 번 3대 0의 완승을 거두면서 완전한 승기를 장악했다. 7대 5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여자복식 매치에 돌입할 수 있었다.
 

다만 여자복식은 한국으로서도 모험이었다. 신유빈(대한항공)이 오랜 피로누적으로 어깨와 허리 등에 이상을 느끼면서 출전할 수 없었고, 이시온(삼성생명)이 전지희와 새롭게 짝을 이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대로 첫 게임을 내주면서 위기감이 감돌았으나, 전지희와 이시온은 차분히 합을 맞춰 승리의 길을 찾아갔다. 결국 두 번째 게임에서 상대를 8에 묶어두고 최종 승리까지 한국에 필요했던 1게임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토털스코어 8대 6, 한국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전승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1스테이지에서 안고 올라온 대만전 1승을 포함, 프랑스, 슬로바키아, 스웨덴, 일본, 독일을 모두 꺾고 2스테이지 6전 전승을 기록했다. 9일 오후 현재까지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중국에 앞서 풀-리그 선두에 나섰다. 역시 전승(5승)을 기록 중인 중국은 같은 날 저녁 8시 30분(한국시간)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의 승리가 예상되는 가운데, 마지막 날 한국과 중국이 우승트로피를 놓고 최종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개막, 경쟁을 이어온 이 대회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새로 창설해 처음 치러지고 있는 대회다. 남녀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혼합복식과 여자단식, 남자단식, 여자(또는 남자)복식, 남자(또는 여자)복식을 순서대로 치러 승부를 가린다. 모든 매치를 3게임제로 치르며, 3매치 선승제가 아니라 모든 매치 합산 8게임 선취 팀이 승리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국제탁구연맹 팀랭킹 상위권 18개국이 출전했으며, 1스테이지를 통과한 8개국이 2스테이지에서 풀-리그전을 진행 중이다.

거침없는 기세로 최종전까지 도달한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10일 저녁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국에게 도전한다. 단·복식 모두 약점이 없는 중국의 최강 멤버들이 여전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패배를 모르는 한국선수들의 사기도 아주 높다. 경기 시간은 저녁 8시 30분(한국시간)이 유력하다. 다음은 2스테이지 5라운드 독일전 경기결과.

대한민국(6승) 8대 6 독일(2승4패)
장우진-전지희 3(11-6, 11-9, 11-9)0 Cedric MEISSNER-Sabine WINTER
김나영 0(3-11, 6-11, 11-13)3 SHAN Xiaona
안재현 1(11-13, 11-3, 7-11)2 Ricardo WALTHER
임종훈-안재현 3(11-4, 11-7, 12-10)0 Ricardo WALTHER-Cedric MEISSNER
전지희-이시온 1(4-11, 11-8)1 SHAN Xiaona-Sabine WI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