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총체적 부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앞두고 우려

장우진(미래에셋대우)이 ITTF 월드투어 2019 카타르오픈 남자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지난 26일 개막한 이 대회는 올 시즌 첫 플래티넘 월드투어로 국제탁구연맹이 주관하는 오픈대회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대다.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4월 21일~28일) 전초전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그에 따라 ‘세계챔피언’을 노리는 강호들이 대거 출전해 컨디션을 조율하고 있다.
 

▲ 장우진이 카타르오픈 남자단식 16강에 진출했다. 한국대표팀에서는 혼자만 남았다. 월간탁구DB(ⓒ안성호).

장우진(세계11위)은 28일 치러진 남자단식 32강전에서 브라질의 복병 몬테이로 티아고(세계104위)에게 4대 2(11-4, 7-11, 9-11, 11-8, 11-8, 11-4)로 승리했다. 지난해 코리아오픈 3관왕을 비롯 각종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한 국제탁구무대의 ‘라이징스타’다운 경기력으로 어렵지 않게 다음 단계로 진출했다.

하지만 장우진 외에 본선에 함께 진출했던 한국 대표선수들은 대부분 부진한 경기로 우려를 남겼다. 32강에 직행했던 이상수(삼성생명, 세계7위)는 체코의 복병 시루첵 파벨(세계82위)에게 0대 4(9-11, 12-14, 7-11, 8-11)로 완패했고, 예선을 거쳐 올라왔던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세계22위)은 중국의 리앙징쿤(세계13위)에게 2대 4(8-11, 11-5, 9-11, 8-11, 11-8, 7-11)로 졌다. 임종훈(KGC인삼공사, 세계18위)도 이번 대회 톱 시드 쉬신(중국, 세계2위)을 넘지 못하고 1대 4(11-9, 7-11, 7-11, 9-11, 7-11)로 패했다.

여자단식도 부진했다. 대한항공의 귀화선수 김하영(세계127위)이 개최국 쿼터로 본선에 참가한 카타르 선수 파라마르지 마하(세계470위)를 이기고 16강으로 간 것 외에 아무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유은총(미래에셋대우, 세계79위)이 싱가포르의 노장 펑티안웨이(세계10위)에게 1대 4(7-11, 9-11, 5-11, 11-9, 10-12)로 졌고, 최효주(삼성생명, 세계70위)와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세계16위)도 중국의 강자들에게 패했다. 최효주가 첸싱통(세계15위)에게 0대 4(9-11, 6-11, 6-11, 10-12)로, 전지희는 헤주오지아(세계31위)에게 2대 4(11-5, 11-6, 10-12, 12-14, 6-11, 8-11)로 각각 졌다. 본선에 직행했던 서효원(한국마사회, 세계11위)은 무릎 이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 여자단식에서는 김하영이 최약체를 만나는 행운 끝에 16강에 갔다. 이제부터가 진짜. 사진 국제탁구연맹.

복식 전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남자복식에서 이상수-정영식 조가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키즈쿠리 유토 조를 3대 0(11-7, 11-8, 11-8)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랐지만,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은 모두 입상권 이하에서 일정을 마쳤다. 여자복식은 16강전에서 모두 졌다. 최효주-유은총 조는 일본의 하야타 히나-이토 미마 조에 0대 3(7-11, 8-11, 6-11)으로 완패했고, 전지희-이시온 조는 독일의 니나 미텔햄-빈터 사빈 조와 풀-게임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2대 3(11-6, 9-11, 11-9, 13-15, 7-11)으로 역전패했다.

혼합복식은 더 아쉬웠다. 장우진-최효주 조와 이상수 전지희 조가 각각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와 오스트리아의 퍼겔 스테펜-폴카노바 소피아 조를 이기고 8강전에 올랐지만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8강전에서 장우진-최효주 조는 대만의 린윤주-쳉아이칭 조에게 0대 3(4-11, 3-11, 5-11)으로 패했고, 이상수-전지희 조는 중국의 우승후보 쉬신-류스원 조에 1대 3(11-8, 10-12, 3-11, 6-11)으로 무너졌다.
 

▲ 이상수-정영식 조가 남자단식 8강에 올라 최후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4월 21일 개막하는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이번 대회처럼 남녀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개인전 5개 종목만 열리는 대회다. 세계선수권까지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는 대회에서 한국의 대표선수들이 부진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남아있는 경기 일정도 험난하다. 장우진은 린가오위엔(세계3위)과 16강전을 치른다. 여자단식 김하영도 중국의 기대주 쑨잉샤(세계18위)와 16강전을 치러야 한다. 남자복식 이상수-정영식 조의 다음 경기는 린가오위엔-마롱 조와의 8강전이다. 모든 경기 상대가 중국의 최강자들이다. 하지만 어차피 세계선수권 무대에 가더라도 이들의 벽을 넘지 못하면 메달을 꿈꿀 수 없다. 남아있는 한국 대표선수들이 부진을 만회하고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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