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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에서 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한 ‘탁구 전설’ 들양영자 현정화 유남규 김기택 ‘올림픽 토크쇼’
한인수 기자  |  woltak@wolta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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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9  23: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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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안성호 기자) 서울올림픽 30주년! 네 전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김기택 관장, 양영자 감독, 현정화 감독, 유남규 감독.

30년 전 바로 그 날!
  [인제=더핑퐁 한인수 기자] 1981년 9월 30일은 서울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날이다. 올드팬들의 기억 속에는 사마란치 당시 IOC 위원장이 어눌한 발음으로 “쌔울”을 선언하던 목소리가 생생할 것이다. 한국 탁구인들에게는 더구나 탁구가 정식종목으로 처음 치러지는 올림픽을 우리 안방에서 치르게 됐다는 점에서 그 날의 설렘이 더욱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 양영자-현정화 ‘환상의 복식조’는 탁구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월간탁구DB.

  1988년 9월 30일, 한국 탁구인들은 정확히 7년의 시차를 둔 같은 날 또 다른 감격에 젖었다. 바로 이날 양영자-현정화 조가 여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완벽에 가까운 호흡으로 ‘환상의 복식조’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던 양영자-현정화 조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의 자오즈민-첸징 조를 결승에서 2대 1(21-19, 16-21, 21-10)로 꺾고 뜨겁게 포옹했다. 올림픽 탁구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들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탁구인들은 다음 날인 1988년 10월 1일, 또 한 번 크게 환호했다. 남자단식에서 약관의 유남규가 또 하나의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 더구나 결승 상대는 우리나라의 김기택이었다. 탁구인들은 당시 결승을 지켜보면서 “꿈꾸는 것 같았다”고 전한다. 기실, 올림픽 탁구 원년 남자단식 금은메달을 우리끼리 다투게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었을까.
 

   
▲ 다음 날 탁구인들은 또 한 번 크게 환호했다. 우리끼리 금메달을 다툰 남자단식 결승전! 월간탁구DB.

  페르손, 린드, 발트너(이상 스웨덴), 클람파(헝가리) 등등 결승 이전까지 당시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유럽의 강자들을 연파하고,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두 선수는 탁구경기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승전 스코어는 3대 1(17-21, 21-19, 21-11, 23-21)! 속공을 앞세운 ‘선배’ 김기택이 먼저 첫 게임을 잡았으나 이후부터 유남규 특유의 왼손드라이브가 우위를 지켰다. 네 번째 게임 숨 막히는 듀스 접전 끝 금메달 유남규! 은메달 김기택!
 

   
▲ 금메달 유남규! 은메달 김기택! 월간탁구DB.

  관악산 아래 서울대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단식에 앞서 치러진 남자복식에서 유남규-안재형 조가 따낸 동메달을 더해 우리 대표선수들은 우리나라에서 열린 첫 번째 올림픽 탁구경기에서 모두 네 개의 메달을 따내며 그야말로 ‘화려한 잔치’를 연출할 수 있었다.

2018 제2회 인제 양영자·현정화배 생활체육 전국 오픈 탁구대회
  그리고 다시 2018년 9월 29일, 정확히 30주년을 하루 앞둔 어느 날 서울올림픽 탁구의 히어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 장소는 뜻밖에도 강원도 인제군의 다목적경기장에서였다. 평소에도 네 명이 다 모이기 어렵다는 이들이 한자리에서 해후한 것은 2018 제2회 양영자·현정화배 생활체육 전국 오픈 탁구대회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 (인제=안성호 기자) 2018 제2회 인제 양영자·현정화배 생활체육 전국 오픈 탁구대회가 열렸다.

  인제군(군수 최상기)이 주최하고 인제군탁구협회(회장 장영록)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지난해 창설된 생활체육 탁구축제다. (사)현정화스포츠클럽을 출범시키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아온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은 지난해 5월 인제군의 탁구발전 및 스포츠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인제군이 그 일환으로 올림픽에서 함께 활약한 양영자 감독의 이름도 포함해 작년 12월 1회 대회를 열었다. 첫 대회는 전국에서 600여 동호인들이 참가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인제=안성호 기자) 전국에서 855명의 동호인 선수들이 참가했다. 최상기 인제군수(왼쪽에서 두 번째), 장영록 인제군탁구협회장(오른쪽 끝)과 함께 선수선서를 함께 받고 있는 양영자, 현정화 감독.

  올 9월 29, 30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된 두 번째 대회는 작년 첫 대회보다 규모가 커졌다. 참가인원만도 850명을 훌쩍 넘겼다. 선수부/챔프부/1/2부 통합, 3/4부 통합, 5부, 6부 등으로 구분한 남녀 개인 단·복식과 1, 2부로 구분한 혼합복식, 4인 1팀, 2복식 1단식으로 진행되는 단체전까지 다양한 종목이 열리고 있다. 대회를 주최한 인제군은 참가선수들이 불편 없이 ‘즐탁’을 나눌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을 쏟고 있다. 단체전 △우승 80만원 △준우승 50만원 △3위(동3위) 30만원 등등 상금 총액이 무려 1,500만원을 상회한다. 개회식을 기점으로 다양하고 푸짐한 경품이 추첨을 통해 동호인들에게 주어진 것도 물론이다.
 

   
▲ (인제=안성호 기자) 푸짐한 경품도 추첨을 통해 동호인들에게 돌아갔다. LED TV의 주인공. 최상기 군수 추첨.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일부러 9월 말을 선택한 개최 일자. 서울올림픽 30주년인 올해, 이왕이면 올림픽 ‘레전드’들이 실제로 메달의 기쁨을 누렸던 날을 선택해 각별한 추억을 선물하려 한 취지가 돋보였다. 타이틀을 수식한 ‘양영자-현정화’ 두 스타 외에도 유남규 감독(삼성생명)과 김기택 관장(김기택탁구클럽)을 함께 초청한 이유도 그래서였다. 한국탁구의 전성기를 함께 구가했던 네 스타는 인제군의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이날 동호인들의 진심어린 환호를 마주했다. 탁구 저변은 전문체육의 든든한 언덕이다. 여전히 탁구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어떤 거창한 행사보다 소박하고 조촐한 자축을 택했다는 점에서 탁구를 생각하는 네 스타의 진정성도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 (인제=안성호 기자) 개회식에 참석한 귀빈들과 함께 한 전설들.

서울올림픽 돌아본 네 ‘전설’의 토크쇼
  서울올림픽의 ‘전설’ 들은 개회식에 참가해 인사를 전했다. 팬과 함께 즉석 사진을 찍고 네 명이 사인한 사인지에 사진을 부착해 나눠준 포토 팬 사인회는 동호인들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됐다. 단상에 둘러앉아 참가동호인들 앞에서 서울올림픽 당시를 회상한 짤막한 ‘토크쇼’도 이날의 취지를 되새겨준 각별한 이벤트였다. 네 사람은 “서울올림픽 끝난지 3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기억해주고 사랑해주는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 (인제=안성호 기자) 특별했던 토크쇼! 네 전설이 서울올림픽을 회상했다.

  여전히 올림픽 때 생각이 많이 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유남규 감독은 “사실 후배들, 제자들 가르치고 바쁘게 지내면서 30년이 된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요즘 이런저런 행사에 참여하다가 자연스레 느끼고 있다. 당연히 그때 생각이 너무 많이 난다”며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 양영자, 현정화 두 감독은 “여자복식은 87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이미 우승했었기 때문에 다음해 열린 올림픽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안고 뛰었다. 그래서 금메달을 딴 직후에는 기쁨보다도 안도감이 먼저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현 감독은 “당시 스무 살이었다. 무척 어린 나이였는데 기쁨보다 다행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면서 즐기지 못했던 게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올림픽 역사에 영원히 남을 첫 금메달이었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 (인제=안성호 기자) 당시에는 기쁨보다 안도감이 컸다고 말한 양영자 감독.

  은메달리스트 김기택 관장은 달랐다. “나는 졌다. 올림픽 때만 되면 그때 일을 물어보는데 결국 나를 두 번 죽이는 거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내 실력으로 결승까지 간 것만 해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올림픽 시즌마다 당시 패배를 되새겨야 하는 아픔이 있다. 그때 얘기를 하면서 꼭 왜 졌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유 감독이 잘 친다”면서 다시 한 번 동호인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 (인제=안성호 기자) 김기택 감독은 달랐다! 계속 달랐다!

  탁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네 전설의 마음은 한결같았다. 유남규 감독은 “지금 실업리그가 열리고 있다. 프로리그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면 좋겠다. 앞으로는 엘리트 선수들도 동호인들과 시합하는 장을 많이 만들어 저변을 튼튼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꿈나무 감독을 거쳐 최근 경기도 하남과 동탄 등에 탁구클럽을 오픈한 양영자 감독은 “클럽 시스템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린 자녀들이 클럽에서 기술을 배워서 국가대표로도 발탁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어린이들을 기초부터 키워보고 싶은 꿈이 있다.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소망을 꿈꿔본다”고 말했다.
 

   
▲ (인제=안성호 기자) 실업리그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 유남규 감독.

  최근 북한을 다녀온 현정화 감독은 “요즘 가장 핫한 이슈가 남북관계다. 그 물꼬를 가장 먼저 튼 종목이 바로 탁구다. 우리 탁구는 앞으로도 계속 단일팀으로 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리는 그랜드파이널스를 소개했다.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16명이 한국을 찾는다. 북한도 참여한다. 많이 오셔서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면 감사하겠다. 여러분들의 응원을 받으면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할 것”이라고 했다.
 

   
▲ (인제=안성호 기자) 현정화 감독은 단일팀에 관한 의지를 한 번 더 드러냈다. 그랜드파이널스에서 봐요.

  김기택 관장은 또 달랐다. “사실 저는 생활체육으로 15년을 했다. 여러분들과 제일 친하다”면서 “요즘 생활체육의 가장 큰 문제는 부수 하향출전이다. 정작 탁구장에서는 잘하는 사람이랑 치고 싶어하는데 대회만 나가면 못하는 사람이랑 치고 싶어한다. 그렇게 우승하면 좋을까? 되도록 부수에 맞게 출전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회자는 토크쇼를 마무리하면서 “이분들은 당대 최고의 탁구 엘리트들이다. 탁구에 대한 사랑, 존경, 이 모든 것들로 일생을 살아온 분들이다. 3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다. 탁구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하는 네 분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끝인사를 전했다. 네 명의 올림픽 전설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동호인들도 큰 박수로 동의를 표했다.
 

   
▲ (인제=안성호 기자) 탁구사랑은 한결같은 네 전설. 각별한 다짐도 표했다.

2021년엔 지바 세계제패 30주년도
  1988년 9월 30일은 올림픽 탁구 역사상 첫 번째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한 날이다. 그로부터 30주년이 지난 2018년 9월 30일, 당시 금메달리스트들은 자신의 이름이 수식된 축제의 현장에서 여전히 탁구와 함께 하고 있다. 서울올림픽 30주년의 날, 양영자·현정화배 대회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될 동호인들도 이날은 다른 어떤 대회 현장에서보다 기억에 남는 날이 되지 않을까. 주최측 인제군 관계자는 “어려운 걸음 해준 스타들께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 인제군은 휴전선 접경지역으로 남북관계에 민감하다. 탁구는 그만큼 우리에게도 각별한 종목이다. 가능하면 2021년에 지바 단일팀 세계제패 30주년도 기념하고 싶다”고 밝혔다. 탁구는 계속되고 시간도 기억도 함께 흐른다.
 

   
 
   
▲ (인제=안성호 기자) 팬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사인을 기다리고 있는 동호인들이다(위).
   
 
   
▲ (인제=안성호 기자) 즉석 사진을 곁들인 포토 팬 사인회로 진행했다.
   
▲ (인제=안성호 기자) LEGEND OF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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