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동아시아호프스 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

호프스 꿈나무들, 역대 최고 성적 달성

  한국의 호프스 꿈나무들이 일본 오사카에서 치러진 제23회 동아시아호프스 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연이틀 반가운 승전고를 울렸다.
  전날 단체전에서 남녀 동반 우승 쾌거를 달성했던 호프스 대표선수들은 28일 속개된 개인전에서도 남자단식 우승과 여자단식 준우승이라는 승전보를 전해왔다.
 

▲ 남자단식 정상에 오른 조대성.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남자단식 우승의 주인공은 조대성(서울장충초 6)이었다. 전날 단체전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던 조대성은 예선리그를 1위로 통과한 뒤 8강전에서 타이완의 에이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4강전에서는 한국의 팀 동료 우형규(부천삼정초 6)를 만났다. 앞서 치러진 8강전에서 일본A팀 주전 고바야시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오른 우형규는 기세를 늦추지 않고 조대성과도 접전을 벌였다. 우형규가 먼저 두 게임을 따내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국내 무대에서도 우위를 보여 왔던 조대성의 저력이 우형규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후 세 게임을 내리 따내며 역전승. 결국 결승에는 조대성이 올랐고, 우형규는 아깝게 3위에 머물렀다.
 

▲ 당당히 시상대에 올라선 조대성과 우형규. 사진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결승전은 마지막 경기답게 최대 고비였다. 중국에서 귀화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기대주 하리모토 토모카즈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 더구나 하리모토는 전날 단체전에서 조대성에게 3대 0의 완승을 거둔 선수였다. 한국 벤치도 긴장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기대주 조대성은 전날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상대의 경기 스타일을 다 파악했다는 듯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결과는 3대 1, 우승자는 조대성이었다.
  왼손 셰이크핸더 조대성은 이미 호프스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지난 7월에는 국제탁구연맹 주니어 서키트 청두 주니어&카데트오픈에서 대전동산중 소속 안재현과 함께 남자 카데트부 복식 우승에 올랐고, 8월 초에 이어진 홍콩 주니어&카데트오픈에서는 남자 카데트부 단식을 우승했었다. 이미 카데트 무대에서도 위력을 떨쳐온 조대성은 당연히 이번 대회에서도 남자단식에서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혀왔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호프스 남자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걸려있던 우승컵을 모두 획득했다. 황민하(당시 오정초, 현 내동중)가 우승하고 단체전도 석권했던 20회 대회 이후 3년 만에 같은 역사를 일궈냈다. 조대성의 단식 우승은 한국 남자선수로는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현 국가대표 남자팀 코치)이 바로 3회 대회에서 한국에 첫 번째 단식 우승 소식을 전했었던 주인공.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조대성의 앞날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 우형규도 선전했다. 4강전에서 조대성에게 패하고 3위에 올랐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여자단식에서는 인천가좌초등학교 6학년 안소연이 준우승에 올랐다.
  역시 왼손 셰이크핸더로 이번 대회 한국의 단체 우승에 크게 공헌한 안소연은 본선에서 홈그라운드 일본의 강자들을 연속으로 상대해야 하는 대진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였다.
  일본B팀 에이스 오카와 마미를 만난 8강전에서는 1대 2까지 뒤지다가 3대 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4강전에서는 A팀 주전 키하라 미유를 3대 1로 비교적 쉽게 이겼다.
 

▲ 여자단식에서는 안소연이 아깝게 준우승으로 만족했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하지만 문제는 결승전이었다. 결승 상대도 일본 선수였다. 팀 동료 이데자와를 이기고 결승에 올라온 일본A팀 에이스 나가사키 미유는 단체 결승전에서 최해은(인천가좌초 6)에게 두 게임을 앞서다 내리 세 게임을 내주고 한국의 최종 우승을 도왔던(?) 바로 그 선수였다.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던 승부는 1대 1로 맞선 3게임에서 안소연이 난조를 보이면서 기울어졌다. 연속 3명이 안소연을 상대한 일본은 더는 패할 수 없다는 듯 신중한 벤치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안소연은 1대 3으로 패하고 준우승을 거두는데 만족했다.
 

▲ 일본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은 안소연이다. 사진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안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단체전 우승과 개인전 준우승을 거두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4강에 세 명이나 올랐던 홈그라운드 일본 선수들 틈에서 단단한 기량으로 뚜렷한 존재감을 뽐냈다. 우승 못지않게 향후 선수생활에 있어서 큰 힘이 될 자산을 스스로 수확해낸 것이다.
 

▲ 우승후보로 꼽히던 최해은은 8강전에서 아쉽게 도전을 멈췄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한국 여자팀은 결국 단체전을 우승한 뒤 개인전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작년 대회와 똑같은 결과로 만족했다.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또 하나의 유망주 최해은은 8강전에서 일본의 이데자와 쿄우카에게 0대 3으로 패해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4학년 국가대표로 기대를 모았던 ‘신동’ 신유빈(군포화산초)은 16강전에서 ‘언니’ 최해은에게 패하고 ‘첫 경험’을 마쳤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 셋, 준우승 하나, 3위 하나라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를 제패한 꿈나무 선수들은 오는 30일 오후 1시 40분, 김포공항을 통해 당당히 개선한다.
 

▲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국 호프스대표 선수단. 시상식 직후 한데 모였다. 급하게 보내온 사진이라 상태는 좀 아쉽지만... (사진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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