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동아시아 호프스 탁구선수권대회 남녀 단체전

  한국의 호프스선수들이 동아시아를 평정했다.
  27일, 일본 오사카 부립체육관에서 치러진 제23회 동아시아 호프스 국제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꿈나무 선수들이 남녀 단체전을 동반 석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조대성 박경태 황진하(이상 서울장충) 우형규(부천삼정) 김문수(충남성환)가 출전한 남자팀은 극적인 우승을 거뒀다. 홍콩, 마카오, 일본A팀과 함께 예선 A그룹에 속했던 남자팀은 약체인 홍콩과 마카오를 이긴 뒤 일본A팀과 결승 진출을 다퉜다.
 

▲ 3년만에 정상을 탈환한 남자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조대성 우형규 김문수 박경태 황진하.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A팀과의 대결은 처음부터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1단식에서 박경태가 3대 0 승리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2단식에서 에이스 조대성이 뜻밖의 0대 3 패배를 당해 분위기를 내줬다. 우형규-조대성 조가 나선 3번 복식도 2대 3 역전패를 당해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4단식에서 우형규가 3대 1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의 승리를 확정지은 주인공은 김문수였다. 김문수는 마지막 5게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끝내 3대 2로 승리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를 꺾은 한국은 결승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상대는 역시 홈그라운드의 일본B팀. 예선전에서 중국과 타이완 등 강호들을 꺾고 올라온 일본B팀이었지만 사기충천한 한국을 상대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은 1단식에서 조대성이 3대 0, 2단식에서 박경태가 3대 0, 그리고 3번 복식에서 우형규-조대성 조가 3대 1로 차례로 승리했다. 3대 0의 쾌승이었다. 지난 19회 대회와 20회 대회 2연패 이후 3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한국에서 열렸던 직전 22회 대회에서 입상권에 들지 못했던 아쉬움도 털어버렸다.
 

▲ 여자대표팀은 작년 한국에서의 대회에 이어 의미 있는 2연패를 달성했다. 왼쪽부터 최해은 안소연 신유빈 이다은 유한나.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최해은 안소연(이상 인천가좌) 이다은(서대전) 유한나 신유빈(군포화산)이 출전한 여자팀도 남자팀과 ‘판박이’ 과정을 거쳤다. 일본B, 홍콩, 마카오와 함께 예선 A그룹에 속한 여자팀은 첫 경기였던 일본B팀과의 승부가 최대 고비였다. 사실상의 결승 진출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한국은 남자팀과 마찬가지로 대접전 끝에 3대 2의 역전드라마를 썼던 것.
  1단식에 출전한 안소연이 3대 2로 승리하면서 앞서 간 한국은 2단식에서 신유빈이 2대 3으로 석패하며 동점을 허용한 뒤 안소연-최해은 복식조가 3번 복식마저 내주고 1대 2로 끌려갔다. 하지만 승부는 이때부터였다. 4단식 주자 최해은이 3대 0으로 승리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5단식 주자 이다은이 3대 2의 극적 승리를 따낸 것이다. 3대 2! 역시 한국의 통쾌한 역전승이었다.
  결승전 역시 남자팀처럼 쾌승을 거뒀다. 중국을 꺾고 올라온 일본A팀과 만난 한국은 1단식 주자로 신유빈이 먼저 패했지만 이후 세 경기를 내리 가져오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2단식 안소연이 3대 1로 이겼고, 안소연-최해은 복식조가 역시 3대 1로 3번 복식을 승리했다. 마지막이 된 4단식에서는 최해은이 또 한 번 풀게임 접전을 벌인 끝에 3대 2로 이겼다. 특히 최해은은 두 게임을 먼저 내주고 끌려가다가 세 게임을 모두 따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팀은 한국에서의 작년 22회 대회 우승에 이어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하는 기쁨도 누렸다.
 

▲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오사카 부립체육관. 사진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

  동아시아 호프스탁구선수권대회는 12세 이하 선수들의 국제대회다. 각국의 탁구 미래를 짊어진 꿈나무 선수들의 대회라는 점에서 작지 않은 비중이 있다.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도, 현재 세계탁구계를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마롱, 류스원도 모두 이 대회를 거쳐 갔다. 일찍부터 승리하는 법을 터득한 한국 꿈나무선수들의 미래에 각별한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한국 호프스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남녀팀이 동시에 정상에 오른 것은 대회 출전 23년 만에 처음 있는 쾌거다.

  일본 현지에서 호프스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신재문 총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준 것에 대해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김태준, 양미라 코치가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지고 있는 승부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이 승인이었다. 내일 있을 개인전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해왔다.
  한편 27일 단체전을 모두 끝낸 이번 대회는 다음날인 28일(내일) 개인전 경기를 치른다. 남녀 모두 우승의 기쁨을 누린 한국 꿈나무 선수들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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