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젠동, 린가오위엔, 류스원, 딩닝 자력 선발

판젠동, 린가오위엔, 류스원, 딩닝.

2017년 뒤셀도르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중국탁구 남녀 에이스들이다.

지난 10일 최종 마무리된 중국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3단계 경기에서 린가오위엔이 저우위를 2대 0(11-5, 11-3)으로 이기면서 2승 무패로 남자부 1위가 됐고, 여자부에서는 딩닝이 펑야란을 2대 1(4-11, 11-8, 11-9)로 이기고 역시 2승 무패 1위로 선발전을 마쳤다.

중국탁구협회는 최종선발전을 세 단계로 나눠 진행했다. 12명이 풀-리그로 경쟁한 첫 단계에서 남녀 1위를 우선 대표로 뽑았다. 남자부 판젠동과 류스원이 각각 9승 2패, 11전 전승의 압도적인 기량으로 첫 단계에서 선발을 확정했다.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룹별 토너먼트(2단계)를 거쳐 각 그룹 1위가 다시 리그전(3단계)으로 순위를 가리는 두 번의 관문을 가장 앞서서 통과한 선수에게 출전 자격을 줬다. 린가오위엔과 딩닝이 바로 2, 3단계 관문을 1위로 통과한 주인공들이다.
 

▲ 판젠동이 최종전 첫 단계 1위로 우선 선발을 확정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번 선발전을 통과한 네 명의 선수들 중에서 판젠동, 류스원, 딩닝은 선발권으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선수들이었지만 린가오위엔은 달랐다. 최종선발전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자력 진출을 점치기 힘든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린가오위엔은 2차선발전부터 출전했는데, 선발은 고사하고 최종전에 출전도 하지 못할 뻔했다.

중국탁구협회는 2차 선발전에서는 총 14명의 선수에게 풀-리그전을 치르게 한 뒤 그 중 상위 8명에게 최종전 출전 자격을 부여했다. 그 외 남녀 각 2명을 추천방식을 통해 최종전에 합류시켰는데, 린가오위엔은 6승 7패(승점19)로 9위를 기록한 뒤 일종의 와일드카드격인 감독 추천으로 최종전에 겨우 오를 수 있었다. 같은 승률인 6승 7패를 기록한 10위 저우치하오와 함께였다. 선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었던 셈이다.
 

▲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력으로 선발을 확정한 린가오위엔. 월간탁구DB(ⓒ안성호).

하지만, 린가오위엔은 최종선발전 1단계(First Stage) 첫 경기에서 판젠동에게 2대 1(5-11, 11-8, 11-8) 승리를 이끌어내며 이변의 시작을 알렸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지난해 중국슈퍼리그(CTTSL) 개인랭킹 2위에 오른 리앙징쿤마저 2대 1(11-9, 5-11, 11-9)로 꺾었다. 경기 초반 무서운 기세로 4승1패를 기록하며 마롱, 쉬신, 판젠동, 리앙징쿤 등과 치열한 1위 싸움을 펼쳤다. 그리고 결국 최종 8승 3패의 성적으로 판젠동, 마롱에 이어 1단계 최종 3위가 됐다. 쉬신과는 8승 3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에서 앞서면서 3위에 올랐다.

린가오위엔의 활약은 그룹별 토너먼트로 치러진 2단계에서도 계속됐다. B그룹 첫 경기에서 샹쿤에 2대 0(13-11, 15-13)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오른 다음, 결승전에서 옌안마저 2대 0(11-4, 11-8)으로 완파하고 3단계 진출에 성공했다. 3단계에서는 쉬신과의 첫 경기에서 2대 1(11-8, 5-11, 11-9)로 승리한 뒤 앞서 적은대로 저우위마저 꺾고 승리하며 최종 중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2차선발전 감독 추천으로 최종전에 오른 선수가 끝내는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 여자부에서는 류스원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엔트리는 남녀 각 5명이다. 중국대표팀은 나머지 남녀 각 3명은 향후 협회 추천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쑤저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했던 팡보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던 주인공이다. 워낙 선수층이 두터운 중국탁구에서는 국가대표가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변을 연출할 수 있는 주인공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마롱, 쉬신 등이 추천을 통해 합류할 것이 유력한 중국 대표팀에서 린가오위엔이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발휘하게 될지 세계의 탁구팬들에게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늘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딩닝이 2-3단계에서 최종 우승했다. 딩닝은 2단계 B조 첫 경기에서 구위팅에게 2대 0(11-6, 11-6), 왕만위에게 역시 2대 0(11-8, 11-4) 승리를 거두고 3단계 진출에 성공했다. 3단계에서는 첸멍, 펑야란과 풀리그를 벌여 첸멍을 2대 0(11-9, 11-7)으로 이기고 펑야란전 승리를 더해 전승으로 최종 우승을 확정했다. 먼저 선발을 확정하고 있었던 ‘숙명의 라이벌’ 류스원과 함께 또 다시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 딩닝이 류스원의 뒤를 이어 대표팀에 합류했다. 숙명의 라이벌전이 예고되고 있다. 월간탁구DB(ⓒ안성호).

류스원과 딩닝은 쑤저우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각자 앙금을 남겼다. 류스원은 앞서가던 딩닝을 추격하는데 성공했지만 마지막 게임에서 딩닝의 석연찮은 부상으로 흐름을 다시 잃고 끝내 우승에 실패했다. 딩닝은 정당한 승리였음을 보여줘야 하고, 류스원은 실력으로 억울함을 되돌려야 한다. 뒤셀도르프에서 펼쳐지는 세계선수권대회(5.29~6.5)까지는 이제 약 두 달 남짓이 남았다. 물론 그 전에 중국 우시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4.9~16)에서 이들을 먼저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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