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수상, 외국인 지도자로는 세 번째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탁구인 오광헌 일본주니어탁구대표팀 감독이 뜻깊은 상을 수상했다. 오광헌 감독은 2015 일본 미즈노스포츠 멘토지도상 동상 수상자로 확정되어 22일 일본 시나가와 그랜드 프린스호텔에서 진행된 시상식에 참가했다.

일본 미즈노스포츠진흥공단과 일본올림픽위원회, 일본체육회가 공동주관하는 미즈노스포츠 멘토지도상은 매년 국제대회와 일본 국내대회 등에서 일본 체육발전을 위해 공헌한 지도자에게 주는 상이다. 일본 내 각 종목협회가 한 명씩의 지도자를 추천한 뒤 해당 후보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심사를 통해 금상 1명, 은상 2명, 동상 7명 등 모두 열 명의 지도자에게 영광이 돌아간다.
 

▲ 오광헌 감독이 일본 미즈노스포츠멘토상을 수상했다. 사진 오광헌 감독 제공.

1990년부터 시작된 이 상을 외국인 지도자가 수상한 것은 오광헌 감독이 세 번째다. 한국인 지도자로는 당연히 오 감독이 첫 수상이며, 일본탁구협회 소속 지도자만을 따져도 다섯 번째에 불과할 만큼 후보에 오르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상이다.

뜻깊은 상을 받아든 오광헌 감독은 “일본인들도 받기 힘든 정통과 명예가 있는 미즈노멘토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다. 늘 저를 응원해주시는 일본 여자탁구대표팀 무라카미 야스카스 감독과 일본 여자주니어팀 선수, 스태프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전한다. 앞으로도 탁구에 감사하며, 탁구를 사랑하며, 탁구발전을 위해 정열과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겸손과 인간미가 있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해왔다.
 

 
▲ 수상자들과 함께 선 오광헌 감독(맨 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사진 오광헌 감독 제공.

한국에서 시온고와 목원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해체된 ‘명문팀’ 서울여상에서 3년간 코치로 재직하다 1995년에 일본으로 건너간 오광헌 감독은 일본 슈쿠도쿠대학 탁구부 코치와 감독을 역임하며 숱한 우승기록을 세운 지도자다.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부터 일본 여자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왔고, 2013년부터는 일본 여자주니어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며 유망주 선수들도 함께 지도하고 있다.

일본탁구협회가 장기적인 시각에서 체계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일본의 여자탁구는 오광헌 감독의 합류 이후 빠른 속도로 기량을 향상시켰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과 2014년 도쿄, 2016년 쿠알라룸푸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2연속 준우승 등이 모두 오 감독과 일본 선수들이 합작해낸 성적이다. 현재 중국 다음가는 ‘세계 2강’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는 일본 여자탁구는 이토 미마, 하마모토 유이, 히라노 미우 등등 10대 선수들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어 미래도 밝다. 오광헌 감독의 수상은 그와 같은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 오광헌 감독은 일본 탁구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월간탁구DB.

현지의 텃세를 이겨내고, 한국인으로서 이제는 일본 탁구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해낸 오광헌 감독의 한국 탁구에 대한 애정도 지극하다. “한국과 일본이 라이벌로 서로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발전시켜서 중국이 아닌 두 나라가 결승대결을 벌이는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한다.”고 평소에도 자주 말해온 오광헌 감독은 이번 수상 직후 “오늘 이 상을 수상하면서 앞으로 한국과 일본의 탁구교류와 스포츠교류에도 힘을 쓰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는 각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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