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쿠알라룸푸르 제5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돌아보기

“불가능은 없다!”

이집트의 ‘아주 특별한’ 탁구선수 이브라힘 하마토우가 삶의 모토로 삼고 있는 말이다.

그는 10세 때 비극적인 열차 사고로 양 팔을 모두 잃은 장애인이다. 사고 이후 3년 만에 탁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누구도 실현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기발한 방법으로 능숙하게 랠리를 진행한다. 입에 문 라켓으로 상대가 보내오는 공을 받아 치는 것이다. 서브 때에는 발로 공을 던져 올려 입에 문 라켓으로 쳐서 넘긴다.
 

▲ 이런 자세, 이런 랠리가 가능하다. 이집트의 장애인탁구선수 이브라힘 하마토우. (쿠알라룸푸르=안성호 기자)

단지 공을 주고받는 랠리만 가능한 정도가 아니다. 그는 2011년과 2013년 아프리카 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당당 은메달을 수상한 실력자다. 종종 상대를 혼란에 빠트리는 절묘한 코스 선택이 그의 특기다. 믿을 수 없는 그의 플레이는 유튜브를 통해 세상에 공개됐고,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200만 이상의 클릭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이브라힘 하마토우는 지난 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폐막된 2016 세계선수권대회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었다. 대회 마지막 날, 결승전에 앞서 마련된 특별 이벤트에서 일본의 10대 유망주 히라노 미우와 시범경기를 펼쳐 탁구팬들에게 남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경기 후에는 말레이시아의 꿈나무들에게 원포인트레슨을 해주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었다(기사 하단 사진 참고).
 

 
▲ 2020년의 주역과 함께!? 일본의 10대 유망주 히라노 미우와 함께 시범경기를 벌였다. (쿠알라룸푸르=안성호 기자)

이 이벤트는 국제탁구연맹과 일본탁구협회, 일본체육회 간의 협조로 성사된 일이라고 한다. 일본은 2020년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전 세계 100개국 이상 천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스포츠의 가치,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효과를 알리고 후원하겠다는 ‘Sport for Tomorrow’ 프로그램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그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였던 것. 이브라힘 하마토우는 취지에 맞게 스포츠가 인류의 성취에, 인류의 내일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그 누구보다도 극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요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이 화제다. 인간과 기계의 대결을 통해 지능의 극단을 실험하는 중이다. 하지만 인류만이 갖고 있는 진정한 고유영역은 지능보다는 감정이다. 이성보다는 오히려 감성이다. 감정의 극단에서 끌어올려지는 의지가 사실은 세상의 모든 불가능과 싸운다. 그 특별한 대결의 한복판에는 그리고, 언제나 스포츠가 있다. 팔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만 같은 스포츠, 탁구를 팔 없이도 하는, 그것도 아주 잘하는 선수가 있다.

“Nothing is impossible!”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