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2월 세계랭킹

양하은(대한항공)이 한국 최고 세계랭커 자리에 올랐다.

지난달 헝가리오픈과 독일오픈에서 맹활약한 양하은이 지난 4일 국제탁구연맹(ITTF)이 발표한 2월 세계랭킹에서 여자11위에 올랐다. 13위 서효원(렛츠런파크), 14위 전지희(포스코에너지)를 제치고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높은 랭킹을 기록했다. 자신의 역대 최고랭킹도 경신했다.
 

▲ 양하은이 2월 세계랭킹 11위에 오르며 한국 최고 세계랭커 자리에 올랐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지난달 월드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한국선수를 꼽자면 단연 양하은이다. 양하은은 올해 첫 월드투어였던 헝가리오픈에서 개인단식 준우승, 개인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연이어 참가한 독일오픈에서도 개인단식 8강 진출과 개인복식 우승을 이뤄내는 등 한국선수들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작년부터 전지희와 복식조를 이뤄 뛰면서 지난해 크로아티아오픈 첫 우승 이후 지난달 독일오픈까지 무려 6개 대회 복식 우승을 휩쓸었다. 개인복식 성적이 랭킹포인트에 산정되진 않지만 2016년 리우올림픽 대표복식조를 맡아줘야 할 두 사람의 선전은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1월의 활약을 바탕으로 양하은은 2월 세계랭킹에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랭킹포인트 2838점으로 세계 17위에 올라있던 양하은은 한 달 만에 무려 166점을 추가하며 11위까지 뛰어올랐다. 이는 자신의 역대 최고랭킹이다. 지난해 6월 기록한 세계 12위가 개인 최고 랭킹이었던 양하은은 8개월 만에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한국 여자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국내 톱랭커 자리를 지켜왔던 서효원(13위)과 라이벌 전지희(14위)를 모두 제쳤다. 
 

▲ 양하은은 1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지희와 함께 복식 우승을 차지한 독일오픈 시상식 사진. 사진 flickr.com 제공.

양하은은 2008년 3월 세계 331위에 오르며 세계랭킹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2년 만인 2010년 3월 세계 87위에 오르며 100위 이내에 들어섰고, 그로부터 또 2년 후인 2012년 5월 세계 17위로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큰 하락 없이 20위 안팎을 오가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양하은은 마침내 자신의 최고기록인 11위를 마크하며 TOP10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 세계 10위인 우양(중국)에게 겨우 22포인트 뒤지고 있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1월에 서효원을 제치고 세계랭킹 한국 1위로 올라섰던 전지희는 2월 랭킹에서 3계단 하락한 14위를 기록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2개 월드투어 복식에서 활약했으나 단식에서 초반 탈락하며 부진했던 것이 컸다. 서효원 역시 헝가리오픈에선 부진했으나 독일오픈에서 중국의 무쯔를 완파하며 단식 8강에 오르는 선전으로 1월에 이어 13위를 유지했다.

올림픽대표들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달 송마음(KDB대우증권)의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 국가대표 상비군에도 여러 번 이름을 올렸던 중견 송마음은 헝가리오픈 예선을 통과하며 64강에 올랐고 연이어 참가한 독일오픈에서도 본선시드를 받지 않은 한국 참가자 중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했다. 특히 예선에선 일본의 영건 카토 미유와 포르투갈의 귀화에이스 위푸를 차례로 이겼다. 1월 활약으로 송마음은 27계단이 상승한 94위에 오르며 2013년 5월 이후 근 2년 만에 100위 이내에 재진입했다.

고교생 국가대표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지호(이일여고) 역시 지난달에 비해 21계단 상승한 108위를 기록하며 랭킹 100위 안쪽 진입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 선수들 외에는 홍콩선수들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양하은의 첫 우승 기회를 앗아갔던 헝가리오픈 챔피언 티에야나가 지난달에 비해 6계단 상승한 20위에 올랐다. 독일오픈 4강 진출자 리호칭이 7계단 오른 22위, 헝가리오픈 4강 진출자 두호이켐 역시 4계단 오른 24위를 기록하는 등 홍콩의 주전급 선수들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였다. 홍콩은 한국과 이달 말 개최되는 쿠알라룸푸르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그룹예선에서 경쟁해야 할 팀이다.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홍콩에 대한 보다 철저한 준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여자부 상위권엔 큰 변화가 없었다. 중국의 류스원, 딩닝, 주위링이 지난달 그대로 1, 2, 3위에 올랐고 일본의 후쿠하라 아이도 4위를 유지했다. 독일오픈 준우승자 이시카와 카스미(일본)가 2계단 상승하며 5위를 기록했다.
 

▲ 정영식은 독일오픈에서 부진하며 랭킹이 소폭 하락했으나 한국남자 최고 랭커 자리는 유지했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남자부에선 정영식(KDB대우증권), 주세혁, 이상수(이상 삼성생명) 등 올림픽대표들의 랭킹이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2개 월드투어에 전부 참가했던 여자대표들과 달리 독일오픈 한 대회에만 출전했던 남자대표들은 모두 본선 첫 경기에서 탈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2월 랭킹에서 정영식은 1계단 하락한 13위, 주세혁과 이상수는 2계단 하락한 16위와 19위가 됐다.

독일오픈에서 우승한 마롱(중국)이 남자부 1위를 고수했고, 판젠동, 쉬신(이상 중국) 역시 지난달과 같은 2, 3위를 유지했다. 독일오픈 4강에 오르며 오랜만에 좋은 컨디션을 보인 장지커(중국)가 지난달보다 한단계 오른 4위를 기록하며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를 5위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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