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쑤저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단식

남자단식에서 이번 대회 첫 남북대결이 벌어졌다. 주인공들은 남측 서현덕과 북측 김혁봉이었다.

28일 저녁 계속된 2015 쑤저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서현덕(삼성생명)이 북한 김혁봉에게 신승하고 남북대결에서 우위에 섰다.

경기 초반에는 서현덕이 밀리는 양상이었다. 김혁봉의 힘에 밀려 중진 맞드라이브 대결에서 자주 실점했다. 결국 초반 1, 2게임을 모두 내줬다.

서현덕은 전진에서 해법을 찾았다. 탁구대 앞으로 바싹 붙어 힘보다는 스피드를 활용했다. 타구 타이밍에 변화를 주며 상대를 흔들었다. 장기인 백핸드 드라이브가 연이어 터져 나오자 김혁봉이 주춤 주춤 뒤로 물러났다. 힘 대 힘에서 밀리던 서현덕이 영리하게 리드를 잡아나갔다. 연달아 두 게임을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쑤저우=안성호 기자) 서현덕이 남북간 첫 맞대결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김혁봉도 그냥 물러서지는 않았다. 김혁봉 역시 중진으로 물러서기를 즐겨하지 않았고 테이블 가까운 전진에서 엄청난 속도의 랠리전이 자주 벌어졌다. 5게임은 듀스 직전 김혁봉이 가져갔다. 한쪽으로 기우는 듯했던 승부는 서현덕이 또 다시 명민한 게임운영으로 6게임을 가져오면서 다시 원점이 됐다. 게임스코어 3대 3! 남북대결다운 치열한 접전이었다.

승자는 결국 서현덕이었다. 마지막 7게임에서 서현덕은 경기템포를 빨리 가져가면서 김혁봉을 당황시켰다. 순식간에 5점을 따내 코트를 바꿨다. 엔드 체인지 후에도 서현덕은 기세를 늦추지 않았고 양 코스로 갈라 치며 김혁봉의 힘을 빼놓았다. 모든 승부가 마무리된 시점의 스코어는 11대 6, 게임스코어 4대 3의 힘겨운 승리였다.

경기 직후 서현덕은 “남북대결을 의식하고 경기하지는 않았다. 이번 대회 전에 최소 하위랭커에게는 지지 말자고 다짐하고 왔는데 첫 상대가 까다로운 김혁봉이어서 좋지 않은 기분으로 시작했던 것은 사실이다. 3게임부터 작전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남북대결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둔 서현덕의 다음 상대는 바로 장지커(중국)다. 세계선수권남자단식을 2연패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3연속 우승을 노리는 최강자를 만나는 만큼 서현덕은 “부담없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 (쑤저우=안성호 기자)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승리하고 64강으로 갔다. 사진은 노장 주세혁의 경기모습.

한편 남자개인단식에서 한국은 서현덕과 함께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승리를 거두고 64강에 올랐다. 29일 이어질 64강전에서 주세혁은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 이상수는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김민석은 다니엘 고락(폴란드), 정영식은 욘 페르손(스웨덴)을 각각 만난다.

▶ 남자단식 1회전(128강전) 결과
주세혁 4(11-8, 11-9, 11-13, 11-2, 7-11, 11-3)2 LAKATOS Tamas(헝가리)
이상수 4(11-1, 11-5, 11-4, 11-7)0 KENJAEV Zokhid(우즈베키스탄)
김민석 4(9-11, 11-6, 11-9, 11-5, 11-2)1 ALAMIAN Nima(이란)
서현덕 4(7-11, 8-11, 11-9, 11-8, 9-11, 11-7, 11-6)3 김혁봉(북한)
정영식 4(11-7, 11-3, 11-9, 11-5)0 SALIFOU Abdel-Kader(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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