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16강전 출전선수 전원 패배, 올림픽 앞두고 경기력 보완 시급

한국 남자탁구가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고 있는 신한은행 2024 WTT 챔피언스 일정을 조기에 마감했다. 29일 치러진 16강전에서 출전한 네 명 모두 패하고 탈락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오준성이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지만 패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오준성이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지만 패했다.

가장 먼저 경기에 나선 이상수(33삼성생명, 29)는 프랑스의 중견선수 시몽 고지(29, 세계30)에게 03(10-12, 7-11, 7-11)으로 완패했다. 듀스 대결이 벌어진 첫 게임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이후 이상수는 중진에서의 랠리 대결을 유도한 시몽 고지의 페이스에 말려 모든 게임을 패했다. 속공은 통하지 않았고, 실수가 너무 많았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상수가 시몽 고지에게 패하고 16강에 머물렀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이상수가 시몽 고지에게 패하고 16강에 머물렀다.

두 번째로 경기에 나선 신예 오준성(17미래에셋증권, 46)은 일본 에이스 하리모토 토모카즈(20, 9)와 명승부를 펼쳤다. -게임접전 끝에 23(6-11, 7-11, 11-6, 12-10, 7-11)으로 졌다. 오준성은 초반 두 게임을 먼저 내줬지만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상대 공격에 적응해내며 길목을 지켰고, 특유의 유연한 디펜스가 살아나면서 공격도 통했다. 듀스 끝에 승리하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4게임은 압권이었다. 마지막이 된 5게임에서 부족한 뒷심으로 결국 패했지만, 오준성으로서는 처음 만난 톱-랭커를 상대로 대접전을 펼치면서 잠재력을 한껏 과시한 경기가 됐다. 오준성은 32강전에서도 아프리카 최강자 오마르 아싸르(이집트)를 꺾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오준성은 패했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과시한 대회가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오준성은 패했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한껏 과시한 대회가 됐다.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경기에서는 한국대표팀 좌우쌍포 장우진(28, 세계12)과 임종훈(27한국거래소, 21)이 출전했지만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오른손 에이스 장우진(28, 세계12)은 대만의 천재로 유명한 린윤주(22대만, 세계6)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첫 게임을 내준 뒤 오래 이어진 듀스 끝에 두 번째 게임을 따내며 흐름을 타는 듯했으나, 다음 3, 4게임을 맥없이 패했다. 13(8-11, 17-15, 5-11, 4-11)으로 졌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장우진은 린윤주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16강에 머물렀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장우진은 린윤주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16강에 머물렀다.

임종훈은 이 날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승부에서 중국탁구의 리빙 레전드마롱(35, 세계4)에게 도전했으나 패했다. 마롱이 무대에 선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오히려 중국의 홈구장이었다. 원정응원을 온 중국 관중의 짜요임종훈을 외치는 한국 관중의 소리를 압도했다. 승부는 초반에 빠르게 결정 났다. 마롱이 단 1점만을 허용하며 첫 게임을 가져갔다. 임종훈이 이어진 게임에서 대등한 접전을 벌이면서 세 번째 게임을 따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13(1-11, 9-11, 11-7, 6-11)으로 끝났다. 35세 노장 마롱의 포어핸드는 여전히 완벽에 가까웠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임종훈은 마롱에게 패했다. 역시 16강에서 멈췄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임종훈은 마롱에게 패했다. 역시 16강에서 멈췄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한국남자탁구는 출전 선수 전원이 16강 이하에서 미끄러졌다. 안재현(24한국거래소, 세계45)은 전날 경기에서 한국팀 선배 장우진과의 맞대결에서 패해 일찌감치 짐을 쌌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이번 대회가 열린 장소가 홈그라운드 인천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진하게 남았다. 신예 오준성의 선전만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지난달 부산에서 지펴진 불씨가 더 활활 타오르지 못한 것이 아깝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예전같지 않은 마롱이지만 여전히 완벽에 가까운 포어핸드를 구사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예전같지 않은 마롱이지만 여전히 완벽에 가까운 포어핸드를 구사했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7월 파리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열린 무대였다. 선수들은 타국 이전에 자국 라이벌들과의 출전선수 선발경쟁에서 앞서려는 의욕이 강했으나 결과적으로 모두가 공평하게초반 탈락한 꼴이 됐다. 대한탁구협회는 파리올림픽 대표팀을 세계랭킹 30위 이내에서 우선 선발하고, 랭킹으로 확정하지 못할 경우는 남은 인원을 선발전을 통해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랭킹보다 정작 파리에서 기대를 걸 수 있을 만한 경기력 보완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현실이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의 벤치.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의 벤치.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은 냉정하게 우리 선수들 기량은 16강 정도가 맞다고 봐야 한다. 응집력이 필요한 단체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할 수 있지만, 그게 객관적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수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거의 쉬지 못한 채 투어를 뛰면서 과부하가 걸려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좀 더 신중하게 대비해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주 감독은 경기력을 단 시간 내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진 기량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는 필요하다. 대표팀 선발이 완료되고 올림픽 직전 6월에 짧은 기회가 있다. 그때 집중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은 전지희만 남아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 (월간탁구/더핑퐁=안성호 기자) 한국은 전지희만 남아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신한은행 2024 WTT 챔피언스 인천은 개막 3일차를 지나면서 남녀단식 8강을 모두 가려냈다. 남자는 판젠동(중국) VS 하리모토 토모카즈(일본), 펠릭스 르브렁(프랑스) VS 휴고 칼데라노(브라질), 린윤주(대만) VS 마롱(중국), 시몽 고지(프랑스) VS 리앙징쿤(중국)의 구도로 압축됐다. 여자는 순잉샤(중국) VS 하야타 히나(일본), 왕이디(중국) VS 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 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 VS 첸멍(중국), 전지희(한국) VS 왕만위(중국)8강 구도가 만들어졌다. 한국은 16강전에서 감격적인 ‘78를 이뤄낸 전지희 혼자 남아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이틀 만을 남긴 이번 대회는 308강전과 4강전을 모두 치르고,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남녀단식 결승전 두 경기만 열린다. 전지희와 왕만위의 8강전은 30일 오후 35분 경기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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