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오픈으로 확대한 국내 최초 ‘현정화배’ 3일간 영광에서
제10회 현정화배 ‘천년의 빛’ 영광 전국오픈 탁구대회가 17일 영광 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에서 성료됐다. 이 대회는 한국탁구 최고 ‘레전드’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이 함께하면서 늘 많은 관심을 모아온 생활탁구축제다. 작년까지 광주/전남·북 호남권 동호인들의 지역오픈으로 치러지던 대회는 10회째인 올해 전국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전국 각지에서 영광을 찾아온 천여 명의 동호인들을 위해 기간도 2일에서 3일로 늘려 잡았다. 15일 실전을 시작했고, 16일 개회식을 치렀으며, 마지막 날인 17일 각부 순위전까지 문제없이 모든 일정을 마쳤다.
제도권 내 협회가 아닌 별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을 위촉하고 개최 준비에 들어가는 독특한 운영방식은 이 대회만의 특징이다. 이번 대회 역시 현정화배 추진위원회(위원장 김태주 선경자동차 대표)가 주최, 주관을 맡았으며, 위촉된 20여 명의 위원들이 대회의 모든 것을 관할했다. 범위와 규모를 키웠으나 워낙 다양한 대회 운영 경험을 지닌 ‘일꾼’들에게는 문제 되지 않았다. 영광군(군수 강종만), 영광군의회(의장 강필구), 영광군체육회(회장 정병환), 선경자동차가 공동주최자로 참여했으며, 전라남도탁구협회(회장 박용수), 광주시탁구협회(회장 박석인) 등도 후원단체로 동참해 힘을 실었다.
이 대회는 특히 ‘현정화’라는 세계적인 탁구스타의 이름이 타이틀에 수식된 국내 첫 대회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2015년 첫 대회 이래 ‘현정화배’는 또 다른 지역에서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생겨났지만, ‘처음’의 무게감을 안고 가는 대회는 오직 하나다. 강문수 전 국가대표 감독, 최영일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등 비중 있는 손님들이 개회식에 참여해 열 번째 무대를 축하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특히 최고 전성기를 함께 구가한 양영자 전 감독이 현정화 감독과 함께 동호인 복식조를 상대로 연출한 ‘환상의 복식조’는 대회의 상징적 의미를 되새겨준 퍼포먼스로서 매우 특별했다. 예의 ‘환상의 호흡’과 더불어 대회 열기도 고조됐다.
명예위원장 입장으로 대회사를 맡은 현정화 감독은 “2015년 첫 출발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회째 대회를 맞았다. 그동안 정말로 많은 분들의 열정과 탁구 사랑을 느끼면서 한 해 한 해를 지나왔다. 이번 대회를 통해 범위를 전국오픈으로 확대했는데, 지금까지 이상의 명품대회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여러분들의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동력으로 삼아 더욱 더 고민하고 발로 뛰겠다”는 감회어린 인사를 전했다.
경기는 3일간 치열하고도 유쾌하게 진행됐다. 1부, 2부, 여자부, 혼성1부, 혼성2부 등 5개 부문 단체전과 8개 부문 개인단식, 4개 부문 개인복식까지 17종목의 실전이 쉼 없이 전개됐다. 단체전 우승 70만원(일부 40만원), 개인단식 우승 20만원, 개인복식 우승 30만원 등등 걸려있는 상금과 상품권으로 마련된 부상의 규모는 오픈대회 최고 수준이었다. 호남권으로 제한했던 이전까지의 대회에서 확대된 범위만큼이나 ‘즐탁’ 속 가미된 치열한 경쟁을 엿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참가선수들은 의욕적인 스윙으로 열 돌을 맞은 대회를 자축했다.
생활체육탁구대회는 사실 각각의 승패보다 참가동호인들의 친선과 화합, 탁구 사랑을 배경으로 하는 저변 확대가 더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리트 최고 스타의 이름이 수식되는 ‘현정화배’가 더 큰 무게감을 갖는 이유도 이와 같은 대회들이 엘리트탁구의 ‘든든한 언덕’인 생활탁구 현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3일간 영광 스포티움 국민체육센터를 달군 동호인들의 열정적인 탁구사랑 역시 한국탁구의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더구나 최근 한국탁구는 뚜렷한 도약의 기운을 풍기고 있다. 작년 가을에는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올해 2월에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번 대회의 히로인 현정화 감독은 부산세계대회 현장에서 세계인들을 ‘탁구의 마법’으로 초대하는 선언을 담당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동호인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도 각종 국제대회들의 성공 개최에 큰 힘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제10회 현정화배 ‘천년의 빛’ 영광 전국오픈 탁구대회는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한국탁구의 흐름을 한 번 더 되새겨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