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탁구 다섯 번째 국제레프리! “후배 양성 위해 힘 더하고 싶어!”

한국 탁구가 이제 다섯 명의 국제 탁구 레프리를 보유하게 됐다.

이정금 국제심판이 최근 끝난 인터내셔널 레프리(International Referee) 스쿨(1117~21, 싱가포르)을 통과, 국제 탁구 레프리로 공식 인정받았다고 대한탁구협회 심판부가 알려왔다. 이순주, 마영삼, 최창성, 박인숙 레프리에 이어 다섯 번째로 탄생한 한국 국적의 탁구레프리다.
 

▲ 이정금 국제심판은 외환은행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경기인 출신이다. 심판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사진은 2017년 코리아오픈에서의 모습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 이정금 국제심판은 외환은행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경기인 출신이다. 심판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사진은 2017년 코리아오픈에서의 모습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레프리는 대회의 규칙이나 규정 해석에 관련된 모든 권한을 갖는 직책이다. 모든 추첨(드로우)을 진행하고, 경기 일정을 계획하고 조정하며, 경기임원 임명에 대한 책임도 진다. 출전선수들에 대한 적합성 점검은 물론, 규정 위반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징계조치도 레프리의 권한이다. 워낙 막중한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매우 어렵고도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선발될 수 있는 자리다. ITTF는 레프리 스쿨을 열기 전 지원자들에게 몇 가지 과제를 제출받아 능력을 점검한 뒤 34일간의 합숙 기간 동안 여러 차례의 컨퍼런스와 상황극, 필기시험, 토론 등등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레프리를 수행할 수 있는 심판을 최종 선발한다.

2010년대 이전까지도 한국은 높은 경기력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에 시달렸다. 탁구강국으로 통하면서도 단 한 명의 레프리도 보유하지 못했었다. 이순주 대한탁구협회 전 심판이사가 2011년 초 처음 ITTF(국제탁구연맹)의 국제레프리 양성코스를 통과하면서 물꼬를 텄고, 2015년과 2016년 마영삼, 최창성, 박인숙 국제심판이 연이어 자격을 획득했다. 마영삼 레프리는 이후 국제탁구연맹의 심판위원장까지 역임하면서 한국탁구의 위상을 높였다. 그리고 다시 6년 만에야 다시 한국 국적의 레프리가 탄생한 것이다.

각각의 레프리가 국제무대에서 한국탁구 위상을 높이는 것과 별개로, 다수의 국제레프리 보유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를 보다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도 일단 긍정적이다. 한국탁구는 내년 평창아시아선수권대회, 후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등 비중 있는 국제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경기 외적으로도 탁구강국에 걸맞은 면모를 갖추면서 보다 자신 있는 운영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 이정금 국제심판이 인터내셔널 레프리스쿨을 통과해 탁구 국제레프리 자격을 획득했다. 사진은 최근 한국프로탁구리그에서 활약하던 모습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 이정금 국제심판이 인터내셔널 레프리스쿨을 통과해 탁구 국제레프리 자격을 획득했다. 사진은 최근 한국프로탁구리그에서 활약하던 모습이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정금 신임 레프리는 탁구명문 안양여중·고와 한국외환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경기인 출신이다. 선수은퇴 후 수원대 체육대학원에서 체육학을 전공했으며, 국제심판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한국실업탁구연맹 심판이사,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부심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정금 레프리는 운 좋게 통과를 하기는 했지만 현장에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현장 업무에 더해 공부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우리 탁구계도 좀 더 젊은 인재들이 필요하다. 이번 레프리코스에서 다른 나라는 26세의 어린 심판이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영광을 떠나 후배 양성을 위해 좀 더 힘을 쏟고 싶고, 그럴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만든 것이 우선 기쁘다. 부족하나마 한국탁구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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