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 결산 앞두고 러시아, 스웨덴오픈 연속출전

  숨 가쁘게 달려온 2014년 ITTF 월드투어도 이제 단 두 대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11월에 열리는 두 대회 후에는 결산 대회인 그랜드파이널스가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애초 일정상으로는 10월말부터 11월 중순까지 러시아오픈(10.29~11.2), 하모니 중국오픈(11.5~9), 스웨덴오픈(11.12~16) 등 3회 대회가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무슨 까닭인지 올해 마지막 슈퍼시리즈로 계획됐었던 하모니 중국오픈이 취소되고, 러시아오픈이 개최시기를 일주일 늦췄다. 결국 올해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는 러시아와 스웨덴오픈을 끝으로 모든 정규시리즈를 마감하게 된 상황이다.
 

▲ 최강자 쉬신은 출전횟수 부족으로 그랜드파이널스 참가가 불가능해졌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문제는 하모니 중국오픈의 취소가 그랜드파이널스에 미치게 될 영향이다. 그랜드파이널스는 각 종목별 참가자격에 제한선이 있다. 개인단식을 예로 들면 2014년 한 해 동안 개최된 월드투어에 최소 5회 이상 참가한 선수들 중에서 월드투어 랭킹순 16명까지로 한정한다. 한 해 동안 4개 대회에 참가해 모조리 우승하고 월드투어 랭킹이 1위에 올라있다 해도 5회 이상 참가하지 않으면 출전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최소 참가횟수를 채우지 못해 그랜드파이널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는 매년 있어왔다. 그런데 올해는 중국 선수 대부분이 개인단식 최소 참가횟수를 채우지 못해 방콕 그랜드파이널스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세계1위 쉬신(중국)은 올해 총 세 번의 대회에 참가했다. 현재까지 우승 2회(카타르오픈, 코리아오픈), 준우승 1회(중국오픈)를 차지하며 월드투어 랭킹도 압도적 1위다. 따라서 11월의 러시아오픈과 스웨덴오픈에 나가기만 하면 그랜드파이널스 출전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쉬신은 남은 두 대회 중에서 스웨덴오픈만 나간다고 통보한 상태다. 그렇게 되면 규정상으로 쉬신은 올해 그랜드파이널스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 하모니 중국오픈이 애초 예정대로 개최됐다면 달라졌을 수 있는 상황이란 얘기다.

  쉬신의 뒤를 이어 월드투어랭킹 2위에 올라있는 판젠동(세계2위), 6위인 마롱(세계3위)도 마찬가지로 최소 출전횟수를 채우지 못했다.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그랜드파이널스 개인단식 우승메달이 없는 장지커(세계4위)는 출전횟수도 모자라고 랭킹 포인트도 부족하다. 강력한 우승후보들이 모두 나오지 못하게 된 올해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는 그럼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11월에 남은 마지막 월드투어를 앞두고 현재까지의 월드투어 남자부 랭킹 및 그랜드파이널스 출전 가능 선수를 좀 더 예상해보자.
 

▲ 금년 그랜드파이널스 남자단식에 한국선수로는 조언래만 참가 가능성이 남았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세계정상권 선수들 중에서 일본의 미즈타니 준(세계7위), 독일의 디미트리 옵챠로프(세계5위), 포르투갈의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세계12위) 등은 남은 두 번의 월드투어에 참가하면 그랜드파이널스에 무난히 참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현재까지 미즈타니 준은 참가횟수 1회가 모자라다. 디미트리 옵챠로프와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2회가 부족하다. 미즈타니는 러시아오픈에 출전하고, 옵챠로프와 프레이타스는 두 대회 모두 참가할 예정이다. 당연히 세 선수에게는 그랜드파이널스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는 11월의 두 대회에 모두 참가하는 S-OIL 소속 조언래(세계23위)만이 유일하게 참가 가능성이 있다. 조언래는 현재 월드투어랭킹 21위다. 하지만 출전횟수를 채우지 못한 중국 선수들이 많고, 한 대회만 더 참가하면 출전자격이 생기는 싱가포르의 잔지엔(세계25위)이 두 대회 모두 기권한 상태여서 현 랭킹대로라면 14번째 선수로 참가가 가능하다. 또한 조언래는 서현덕(삼성생명)과 함께 남자복식도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11월 월드투어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 그랜드파이널스 개인단식과 개인복식 모두 참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언래에게는 랭킹포인트의 여유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자칫 하위랭커에게 패할 경우 순번이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언래가 남은 두 대회에서 잠깐의 방심도 허용해선 안 되는 이유다.
 

▲ 11월의 두 오픈대회에서 한치도 방심을 허용하면 안 된다. 사진 월간탁구DB(ⓒ안성호).

  조언래를 제외하고, 한국 선수들 중 다음 순위에 올라있는 선수는 KGC인삼공사의 김민석(세계 20위)이다. 하지만 김민석은 현실적으로 랭킹이 많이 낮고, 남은 두 번의 월드투어에도 참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금년 그랜드파이널스에는 참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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