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ITTF 남자탁구 월드컵, 준우승은 독일 티모 볼

2018 ITTF 남자탁구 월드컵은 판젠동(중국)의 우승으로 끝났다. 19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판젠동은 현역 세계랭킹 1위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4강전에서 중국팀 동료 린가오위엔을 4대 1(10-12, 12-10, 15-13, 11-7, 11-6)로 이겼고, 마지막 결승에서는 독일 에이스 티모 볼을 역시 4대 1(11-9, 11-5, 11-6, 9-11, 11-8)로 꺾었다.

판젠동은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통틀어 단 두 게임만 내주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4강 이전 상대들도 츠보이 구스타보(브라질),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라루스) 등 만만찮은 복병들이었지만, 판젠동의 적수는 되지 못했다. 그나마 4강 상대였던 린가오위엔이 세 번의 듀스게임을 펼치며 내용면에서 접전을 펼쳤으나, 최종 결과는 판젠동의 완승이었다.
 

▲ 판젠동이 월드컵 정상을 탈환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우승을 확정한 직후 판젠동은 ITTF와의 오피셜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혔다. “티모 볼은 매우 힘든 상대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해야 했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결국 우승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작년 리에주월드컵에서 독일에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내줬던 중국으로서는 판젠동과 티모 볼의 결승전이 남다른 의미가 있는 시합이었다. 작년 대회 때 마롱과 린가오위엔을 모두 꺾은 노장 티모 볼에게 다시 패할 경우 국제무대 남자탁구의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판젠동의 승리로 한숨을 돌린 형국이 됐다. 게다가 결승전에 앞서 벌어진 3-4위전에서도 린가오위엔이 디펜딩 챔피언 디미트리 옵챠로프를 4대 1(11-7, 11-9, 9-11, 11-4, 11-3)로 꺾었다. 강력한 중국탁구 대항마로 힘을 발휘한 독일을 내심 응원했던 유럽의 현지 팬들에게는 아쉬운 결과이기도 했다.
 

▲ 독일의 기세를 눌렀다는 점에서 각별한 가치가 있었다. 결승전 직후 모습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판젠동과 티모 볼의 결승전은 특별한 부침 없이 진행됐다. 판젠동이 게임 스코어 3대 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4게임을 내줬지만, 곧 전열을 정비하고 5게임에서 승부를 매조지었다. 파워와 스피드 모든 면에서 판젠동이 압도한 경기였다. 백핸드는 날카로웠고, 포어핸드 전환은 거침 없었다. 티모 볼은 한 게임을 따내 영패를 면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판젠동은 지금까지 티모 볼을 상대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번 승리를 더해 4전 4승을 기록했다. 둘은 지난해 12월 아스타나 그랜드 파이널스 4강전에서도 맞대결했는데, 당시에도 판젠동이 4대 2(11-6, 11-4, 8-11, 11-8, 9-11, 11-7)로 승리했다. 이후 10개월 만의 재대결도 판젠동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경기결과와는 관계없이 무려 열다섯 번째 출전한 월드컵(그중 일곱 번이나 시상대에 올랐다)에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 37세의 ‘노장’ 티모 볼에게도 많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무려 열다섯 번째 출전한 월드컵에서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 티모볼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판젠동은 4강전 상대였던 린가오위엔에게도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해왔다. 국제무대 상대전적은 이번 승리를 더해 6전 5승 1패다. 첫 대결이었던 2017 아마다바드 아시안컵에서 딱 한 번 패했는데, 적응을 마친 이후에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올해만 4번의 맞대결을 펼쳐 모두 이겼다. 지난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도 둘이 싸웠는데, 4대 2(11-8, 11-5, 15-17, 4-11, 11-8, 11-6)로 판젠동이 이기고 금메달리스트가 됐었다.
 

▲ 린가오위엔도 옵챠로프를 꺾었다. 결과적으로 작년 대회 리벤지에 성공한 중국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번 우승은 판젠동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오른 월드컵 정상이다. 판젠동은 지금까지 월드컵만 세 번을 출전했는데, 나온 대회마다 결승에 올랐다. 2015년 할름스타드 월드컵 결승에서는 마롱에게 0대 4(7-11, 6-11, 8-11, 8-11) 완패를 당해 준우승했지만, 이듬해 2016년 자르브뤼켄 월드컵 결승에서는 쉬신을 4대 1(11-5, 11-6, 11-8, 7-11, 12-10)로 이기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를 거른 뒤 다시 출전한 월드컵에서 정상을 탈환했다. 긴장감을 불어넣던 독일의 기세를 누르고 되찾은 우승이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가치가 있는 트로피였다.
 

▲ 입상한 주인공들이다. 우승 판젠동, 준우승 티모 볼, 3위 린가오위엔.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이번 월드컵에 한국은 대표팀 에이스 이상수(국군체육부대)와 삼성생명의 정상은이 출전했다. 이상수는 16강전에서 개최국 프랑스 에이스 시몽 고지를 이기고 8강에 올랐지만 디미트리 옵챠로프에게 패하고 일정을 마감했다. 정상은은 예선을 수위로 통과했지만 16강전에서 일본의 어린 선수 하리모토 토모카즈에게 지면서 본선에 진출한 것으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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