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서 명예 체육학 박사 학위 수여

 

“‘잘난 척’과 ‘자만’은 서서히 퍼지는 독과 같아서 늘 경계해야 한다고 배웠다. 겸손을 잃지 않는 IOC위원, 명예박사가 되겠다.”

유승민 IOC선수위원은 3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대 종합강의동 최호준홀에서 명예체육박사 학위를 받은 직후 이렇게 말했다. 아테네올림픽 남자탁구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한민국 유일의 IOC위원 유 위원은 2007년 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경기대 대학원 사회체육학과(체육학석사)를 졸업했다.
 

▲ 김인규 경기대 총장(왼쪽)과 송태호 대학원장(오른쪽 끝)이 유승민 위원에게 명예박사 학위증과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 김용주 경기대 총동문회장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유승민 위원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고 있다.

김인규 경기대 총장은 “개교 70주년을 맞아 유승민 위원을 명예박사 수여자로 선정한 것은 유 위원이 개교 70주년의 목표인 미래를 선도하는 지성, 따뜻한 감성을 실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 위원은 따뜻한 감성을 갖춘 인물이다. 후배 선수들의 권익과 복지 향상에 가장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 위원이 백혈병 투병중인 필리핀 라리바 선수에게 보낸 따뜻한 응원은 유 위원의 사회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실천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현재 경기대 내에 유승민 장학재단 설립도 추진 중이다. 유 위원은 지성과 감성을 갖춘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이다. 오늘 이 학위가 평창올림픽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유승민 위원에게 응원과 격려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송태호 경기대 대학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베이징올림픽 동메달, 런던올림픽 은메달 등 열거할 수 없는 수많은 결실을 맺은 유 위원은 노력과 열정, 투혼의 불사신이다. 경기대 선후배, 동문들이 유 위원의 열정, 투지,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스포츠 재능기부를 통해 소외된 청소년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2018년 평창조직위 집행위원으로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밤낮으로 국익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한국의 유일한 IOC위원으로서 그간의 활약을 고려해 볼 때 명예박사 자격이 충분해, 대학원장으로서 추천한다”고 밝혔다.
 

 
▲ 진심을 담은 청년 IOC위원의 연설에는 울림이 있었다.

김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증서를 받아든 유 위원이 연단에 나섰다. 진심을 담은 청년 IOC위원의 연설에는 울림이 있었다. 유 위원은 “2003년 경기대에 입학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2008년 베이징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 때는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이곳은 내게 모교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곳”이라고 했다. “IOC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청년이다. 그래서 더욱더 발로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IOC선수위원이 되기까지, 모두가 안 된다고 고개 저을 때 포기하거나 낙담하지 않았다. 거침없이 도전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기적 같은 지난날을 스스로 되돌아봤다. 기적을 만든 건 겸손과 진심이었다.

“6세 때 처음 라켓을 잡았고 만 14세 때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부모님과 지도자 선생님들께서 ‘잘난 척과 자만은 서서히 퍼지는 독과 같아서 늘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항상 어려운 순간마다 되새기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단련한 결과 아테네에서 올림픽챔피언이라는 영광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중국의 벽이 워낙 높아서 그 누구도 제가 금메달을 딸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작년 리우올림픽 IOC선수위원 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누구도, 저의 당선을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잘난 척’과 ‘자만’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로서 세계의 다른 후보자들과 경쟁한다는 책임감으로, 한 분 한 분 소중히 만나고, 1분 1초를 소중히 생각하며 열심히 뛰었다. 그 결과 ‘불가능은 없다’라는 것을 몸소 확인했다. 제가 몸담았던 삼성생명 탁구단의 모토가 ‘임파서블 이스 낫싱(Impossible is nothing)’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 싶었다. 진심어린 선거운동을 통해서 많은 표를 받았고, 2위로 당선됐다”고 1년 전을 떠올렸다.

대한민국 유일의 IOC위원으로서 꿈과 길도 또렷이 밝혔다. “제게는 선수들을 위한, 선수들에 의한 체육계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처음 IOC선수위원에 도전할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후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을 넘어선 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저희 동료 선수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이때 체육계가 어렵지만, 평창올림픽 성공과 국내 체육계가 힘차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체육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스포츠계는 힘 있는 단체나 독단적인 인물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며 이런 풍토가 사라져야 체육의 발전이 이뤄진다. 체육이 발전하면 나라가 함께 발전한다. 경기대와 체육계의 선두에 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겸손함을 잃지 않는 IOC위원, 명예박사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기특한 후배 유승민 IOC위원의 명예박사 학위를 축하하기 위해 정현숙 여성탁구연맹 회장,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이에리사 전 의원(이에리사휴먼스포츠 재단, 왼쪽부터) 등 레전드 선배들이 함께했다.
▲ 사라예보의 레전드 이에리사 전 의원과 정현숙 여성탁구연맹 회장이 유승민 위원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 유승민 위원의 든든한 조력자, 태릉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청춘을 함께해온 동지이자 절친 김재범, 남현희, 기보배 등 선후배들이 이날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 함께했다.
▲ 탁구인들의 의리가 빛났다. 유승민 IOC위원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 이에리사 전 의원, 정현숙 여성탁구연맹 회장,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박창익 전무이사, 안재형 여자탁구대표팀 감독, 최영일 삼성생명 총감독, 현정화 렛츠런탁구단 총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 이철승 삼성생명 남자팀 감독, 김택수 미래에셋 대우 감독과 삼성생명 후배, 제자 등 탁구인들이 총출동했다.

학위수여식에 이어 탁구계 대선배 ‘사라예보의 전설’ 이에리사 전 의원(이에리사휴먼스포츠 대표)과 정현숙 여자탁구연맹 회장이 자랑스러운 후배 유승민과 기념사진을 찍는 장면은 훈훈했다.

태릉에서 청춘을 함께 보낸 김재범(유도), 남현희(펜싱), 기보배(양궁) 등 ‘절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명예박사’ 유승민 위원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김광진 전 의원, 송태건 아이유웰 사장 등 정재계 인사와 김 용 대한체육회 사무차장, 이호식 진천선수촌 부촌장, 이동현, 박성준, 이태영 대한체육회 이사 등 체육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평생의 스승인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 박창익 전무이사, 안재형 여자탁구대표팀 감독, 최영일 삼성생명 총감독, 현정화 렛츠런탁구단 총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 이철승 삼성생명 남자팀 감독, 김택수 미래에셋 대우 감독 등 탁구인들도 후배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총출동했다.

최고의 하객은 '패밀리맨' 유 위원이 가장 아끼는 두 아들이었다. 성혁, 성공 형제가 박사모를 쓴 자랑스러운, 아빠 품으로 달려들었다. (글=전영지 스포츠조선 기자)
 

▲ 박사모를 쓴 유승민 위원, 자랑스러운 아빠 품으로 돌진하는 씩씩한 두아들 성혁, 성공.
▲ 모친 황감순 씨와 함께 한 유승민 위원.
▲ 누가 뭐래도 최고의 응원군은 가족. 두 아들 성혁, 성공. 그리고 아내 이윤희 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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