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정영식에 승리, 10년 만 2번째 월드투어 우승

올림픽대표팀 ‘맏형’ 주세혁(삼성생명)이 오랜만에 월드투어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28일 마무리된 ITTF 월드투어 2016 크로아티아오픈(챌린지) 남자단식 결승에서 후배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을 꺾고 10년 만에 월드투어 단식 우승을 이뤄냈다.
 

▲ 베테랑 주세혁이 후배 정영식을 꺾고 10년 만에 월드투어 단식 정상에 올랐다. 사진 flickr.com

8강에서 일본의 에이스 미즈타니 준(세계6위)을 꺾고 기세를 올렸던 주세혁(18위)은 준결승에서도 홍콩의 호콴킷(45위)을 완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9세의 신성 호콴킷이 고군분투했지만 베테랑 수비수 주세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주세혁이 4대 1(11-5, 11-3, 11-3, 5-11, 11-5)의 완승을 거두고 어렵지 않게 결승에 올랐다.

정영식(17위) 역시 선배 못지 않은 선전을 펼쳤다. 4강에서 이번 대회 1번 시드였던 타이완의 에이스 츄앙츠위엔(7위)을 4대 1(11-6, 11-8, 10-12, 11-7, 11-3)로 완파했다. 이전까지 역대전적 4전 4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던 세계 톱랭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고 한국 선수들끼리의 결승 맞대결을 성사시켰다.

한국남자선수들이 월드투어 결승에서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이후 근 1년 만으로 당시에도 주세혁과 정영식,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나 정상을 다퉜었다. 1년 전엔 후배 정영식이 선배 주세혁을 4대 1로 완파하고 우승했었지만 이번 대회엔 결과가 달라졌다.

생애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노장 주세혁이 놀라운 집중력과 저력을 발휘했다. 열 살 이상 차이나는 젊은 후배의 저돌적인 공격을 4대 3(4-11, 5-11, 11-6, 11-8, 6-11, 13-11, 11-7), 풀-게임접전 끝에 따돌리고 무려 10년 만에 다시 월드투어 단식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06년 코리아오픈 우승 이후 실로 오랜만에 이뤄낸 두 번째 월드투어 단식 우승이었다.
 

▲ 정영식이 준우승했다. 한국남자 올림픽대표들이 1, 2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시드경쟁에 작지 않은 동력을 마련했다. 사진 flickr.com

대선배에 밀려 월드투어 타이틀 획득엔 실패했지만 정영식 역시 상위랭커 츄앙츠위엔을 4강에서 꺾는 활약으로 준우승을 기록하며 랭킹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남녀 모두 단체전 팀 랭킹 6위에 머물러 있다. 개인단식의 경우 남자부는 이상수가 11위, 정영식이 13위에 랭크돼있고, 여자부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서효원(렛츠런파크)은 각각 7, 8위다. 올림픽 본선에서의 시드 배정은 국제탁구연맹 8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보다 밝은 메달 전망을 위해서 남은 기간 랭킹 포인트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다음달엔 슈퍼시리즈 일본오픈과 코리아오픈 등을 비롯해 4개 월드투어가 한꺼번에 치러지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그 전초전격이었던 이번 크로아티아오픈에서 한국 남자대표들이 1, 2위를 나눠가지는 선전을 펼치면서 올림픽 시드경쟁에 작지 않은 동력을 얻게 됐다.

한편 한국 남녀팀이 모두 결승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개인복식에선 아쉽게도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했다. 남자복식에선 이상수(삼성생명)-정영식 조가 패트릭 프란지스카(독일)-조나산 그로스(덴마크) 조에게 2대 3으로, 여자복식에선 전지희(포스코에너지)-양하은(대한항공) 조가 홍콩의 두호이켐-리호칭 조에게 역시 2대 3으로 패해 우승이 좌절됐다. 전지희-양하은 조는 지난 1월 폴란드오픈부터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루며 이어온 무패행진도 이번 대회에서 마감해야 했다.

여자부는 또한 개인단식에도 전지희, 양하은, 최효주(삼성생명) 등 3명이 참가했으나 단 한 명의 입상자를 내지 못하고 부진해 올림픽을 앞두고 우려를 낳았다. 여자단식 우승은 일본의 19세 수비유망주 사토 히토미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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