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2015 벨기에오픈

서효원이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2015 벨기에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했다.

한국여자탁구 간판 수비수 서효원(렛츠런)은 12일 끝난 벨기에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싱가포르 에이스 펑티안웨이를 풀게임접전 끝에 4대 3(15-13, 8-11, 10-12, 7-11, 11-6, 11-7, 11-9)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치러진 4강전에서 서효원은 러시아의 야나 노스코바를 4대 0(13-11, 11-8, 12-10, 11-5)으로 완파했었다. 펑티안웨이는 4강전에서 최효주(삼성생명)의 강력한 도전을 힘겹게 4대 3(11-7, 11-8, 5-11, 11-13, 14-12, 7-11, 11-9)으로 물리쳤지만 서효원의 철벽방어 앞에서는 역전패로 무너지고 말았다.
 

▲ 서효원(렛츠런)이 벨기에오픈을 우승하며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월간탁구DB(ⓒ안성호).

이로써 서효원은 양하은(대한항공), 전지희(포스코에너지) 등과 벌이고 있는 올림픽 개인단식 출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고, 올해 들어 월드투어 8강 이상은 오르지 못했던 길었던 부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전지희와 양하은이 각각 8강, 16강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성적이었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월드투어 중 가장 낮은 레벨의 챌린지시리즈였다. 서효원으로서는 톱시드 펑티안웨이를 이기고 우승하는 것이 이번 대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고 시나리오였는데, 기대대로 마무리한 셈이다.

서효원 - "우승해서 매우 행복하다. 최고 시드권자인 펑티안웨이를 상대로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이길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ITTF 인터뷰 내용 중에서)

서효원은 ITTF와의 인터뷰에서 기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두 선수의 역대전적을 보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였다. 이전까지 서효원은 펑티안웨이를 상대로 역대전적 3전2승1패를 기록 중이었다. 이번 승리를 보태며 역대전적 4전3승1패를 기록하게 됐다. 서효원은 펑티안웨이와의 첫 맞대결이었던 2013년 코리아 오픈 16강전과 지난해 방콕 그랜드파이널스 8강전, 그리고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했다. 서효원이 진 경기는 지난해 도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 4강전에서 1-3으로 패한 승부가 유일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서효원은 지금까지 통산 세 번째 월드투어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서효원은 지난 2013년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일본의 이시카와 카스미를 이기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서 같은해 9월 폴란드오픈에서 기록한 우승이 두 번째 정상이었다. 다시 우승하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특히 서효원은 최근 참가한 세 번의 대회 모두 본선2라운드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지난달 중국오픈에서는 타이완의 첸츠유에게, 오스트리아오픈에서는 독일의 사비네 빈터에게 패해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체코오픈에서 2라운드 진출이 그나마 나은 성적이었는데 이 대회에서도 터키의 중국계 선수 휴멜렉에게 32강전에서 패했다. 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슬럼프가 우려되던 서효원에게 이번 우승은 그만큼 값진 의미가 있는 성적이었다. 최근의 부진을 씻고, 다시 세계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 최효주는 오픈종목과 U-21종목 모두 4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과시했다. 월간탁구DB(ⓒ안성호).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서효원이 오픈단식에서 우승하고, 최효주가 오픈종목과 U-21 모두 4강에 오른 여자단식 외에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남자단식에서 좋은 시드를 받고 출전했던 김민석(KGC인삼공사)과 김동현 등은 모두 초반에 탈락하며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고교 유망주 안재현(대전동산고)이 출전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U-21 남자단식 역시 8강이 한계였다. 남자부에서는 실업팀 S-OIL의 복식조 조언래와 김동현이 출전한 남자복식에서 3위를 차지한 게 유일한 입상이었다. 치열한 랭킹 경쟁을 벌여온 정영식(KDB대우증권), 이상수(삼성생명) 등은 개막 전 출전을 취소하면서 한 템포 쉬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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