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드리 아루나 아프리카 선수 역대 최고 세계랭커

  나이지리아의 콰드리 아루나가 11월 세계랭킹에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무려 43계단상승하며 세계30위에 올랐다. 콰드리 아루나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세계233위에 불과했던 선수다. 1년 만의 괄목할만한 상승을 이뤄냈다. 세계랭킹이 전산화된 1990년 이후 아프리카 선수가 기록한 최고 랭킹이다.

  지난달 뒤셀도로프 남자탁구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6개 대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라틴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출전하는 월드컵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제외한 대륙의 선수들은 그룹예선을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콰드리 아루나는 그룹예선을 조1위로 통과한데다 16강전에서 홍콩 에이스 탕펭을 4대 2(7-11, 11-9, 12-10, 11-8, 9-11, 11-3)로 꺾는 기염을 토하며 8강에 진출했다.
 

▲ 아프리카 선수 역대 최고 세계랭킹을 기록한 콰드리 아루나(나이지리아). 사진 월간탁구DB.

  당시 세계73위, 17번 시드였던 콰드리 아루나가 조1위로 그룹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것 자체가 대단한 이변이었다. 그룹예선에서 이긴 마츠다이라 켄타(일본), 알렉산드르 시바예프(러시아) 두 선수 모두 세계랭킹이 크게 앞서 있던 선수들이었다. 콰드리 아루나에게 패해 조2위로 본선에 오른 마츠다이라 켄타는 본선16강 첫 경기에서 대회 최고시드권자인 마롱(중국)에게 0대 4(7-11, 4-11, 4-11, 2-11)로 패했다. 콰드리 아루나가 월드컵 8강까지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그룹예선에서의 선전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역대 월드컵 성적을 찾아보면 아프리카 선수로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선수는 콰드리 아루나가 두 번째였다. 같은 나라인 나이지리아의 아탄타 무사가 1984년 쿠알라룸푸르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던 기록이 있다. 콰드리 아루나는 30년 만에 자국 대선배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콰두리 아루나와 함께 11월 랭킹에서는 마르코스 프레이타스가 눈에 띈다. 포르투갈 에이스인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올해에만 로잔 유럽컵 우승, 체코오픈 우승, 리스본 유럽탁구챔피언십 남자단체전 우승 등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세계랭킹 역시 꾸준히 상승해왔는데, 11월 랭킹에서도 3계단 상승한 세계9위에 오르며 마침내 ‘TOP10’에 진입했다.
 

▲ 마르코스 프레이타스(포르투갈)가 마침내 세계 ‘TOP10’에 진입했다. 사진 월간탁구DB.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의 10위권 진입으로 디미트리 옵챠로프(독일, 6위), 티모 볼(독일, 8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로루시, 10위)를 포함 유럽 선수 4명이 세계 TOP10에 자리하게 됐다. 하지만 이는 성적에 의한 랭킹상승이라기보다 지난달까지 세계6위와 10위에 올라있던 중국의 얀안, 왕하오의 랭킹이 소멸된 것에서 비롯된 일이다. 국제탁구연맹은 올해 들어 랭킹 소멸 규정을 매우 강화했다. 4개월 이상 국제연맹 시합에 나오지 않으면 랭킹에서 배제된다.

  세계 TOP10에 올라 있는 선수들의 11월 랭킹 변동을 살펴보면, 뒤셀도르프 남자탁구월드컵 준우승자인 중국의 마롱이 후배 판젠동을 밀어내고 다시 2위에 올랐다.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판젠동은 3위로 밀려났다. 장지커(중국)는 월드컵에서 우승했지만 누적포인트에서 밀려 순위 변동 없이 4위를 유지했다. 월드컵 4강 진출자인 미즈타니 준(일본)은 2계단 상승하며 5위에 올라 자신의 역대 최고랭킹을 갈아치웠다.

  현재 세계1위 쉬신(중국)과 마롱의 랭킹포인트 차는 35점이고, 마롱과 판젠동의 차이는 38점이다. 한두 대회 결과에 다라 순위가 쉽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인단식 자동출전권을 두고 벌일 중국 선수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 대부분은 세계랭킹이 상승했다. 랭킹에서 소멸됐던 대표팀 맏형 주세혁(삼성생명)은 세계12위로 복귀했다. 이정우는 7계단, 정상은(삼성생명)은 8계단 상승해 각각 27위, 38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석(KGC인삼공사)의 부상으로 개인단식 깜짝 주전에 발탁됐던 김동현(S-OIL)도 9계단 상승하며 10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노장 주세혁이 12위로 최고 랭킹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월간탁구DB.

  11월 랭킹에서는 지난달까지 100위권 이내에 올라있던 우리나라 선수 중 4명(김민석, 조언래, 정영식, 장우진)의 랭킹이 소멸됐다. 역시 대회 미참가 때문이다. 그로 인해 11월에는 단 4명의 선수(주세혁, 이정우, 정상은, 이상수)만이 세계랭킹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조언래(S-OIL), 정영식(KDB대우증권), 장우진(성수고)은 11월에 개최된 월드투어에 참가했기 때문에 다음 달에는 자신들의 랭킹을 되찾을 예정이다.

  한편 여자부 랭킹은 린츠 여자탁구월드컵 챔피언 딩닝이 이전 1위 류스원과 자리를 맞바꿔 최고에 등극한 것 외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펑티안웨이(싱가포르, 4위), 이시카와 카즈미(일본, 6위), 한잉(독일, 9위) 등이 분전했다. 우리나라의 서효원(KRA한국마사회)도 10위에 올라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다음 달에 치러질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서효원이 상승요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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