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사회 활동

 ‘나눔’이란 화두는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한 힘을 발휘해왔다. 최근엔 과거보다 생활이 윤택해지고 유명 인사들의 활발한 사회 참여가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공개되면서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기부나 봉사에 적극적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단순한 기부 활동이 나눔의 전부라고 생각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직접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사회 활동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추세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단순한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것 이상의 감동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뜨개질로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구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200만 명의 아기들이 자신이 태어난 날 사망하고, 400만 명의 신생아들이 태어난 지 한 달 안에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폐렴과 설사, 말라리아와 같이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질병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면역력이 약해 각종 질병과 저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어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평균 온도는 높지만, 밤낮의 기온 차가 매우 심한 아프리카의 나라들에서는 털모자로 아기의 체온을 2도 정도 높여주는 것만으로 사망률을 70%까지 낮출 수 있다.

 

국적, 종교, 정치적 이념을 초월한 국제 구호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http://www.sc.or.kr/>에서는 2007년에 시작된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의 여섯 번째 시즌을 진행 중이다. 미국, 캐나다, 독일, 영국, 홍콩도 함께 해 온 이 캠페인은 털실과 바늘로 구성된 키트를 구입해 모자를 직접 떠서 전 세계의 영유아들에게 보내주는 행사다. 모자 뜨기 키트구입비와 후원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하여 보건소를 짓거나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우물을 만들고, 백신 및 폐렴 예방 항생체 등을 제공하는 일에 쓰이는데 올해는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와 아시아의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20만 개의 모자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잡지 한 권이 전해주는 삶의 희망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지하철 입구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얇은 잡지를 손에 들고 흔드는 빅이슈 판매원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빅이슈는 1991년에 영국에서 창간된 대중문화잡지로 홈리스에게만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자립의 계기를 제공한다. 3,000원짜리 잡지 한 권을 팔면 1,600원의 순수익이 판매원에게 돌아가고 남은 1,400원으로 다시 잡지를 재구매하여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만 이미 5,500명 이상이 빅이슈 판매를 통해 자립에 성공했고 잡지의 좋은 취지에 공감하는 데이비드 베컴, 레이디 가가, 조니 뎁, 버락 오바마 등의 유명 인사들이 재능을 기부하여 잡지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판 빅이슈에도 국내 유명 인사들이 표지 모델로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 이 역시 잡지의 취지에 동참하고자 재능기부형식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빅이슈를 만드는 일에는 유명인사의 재능기부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재능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자, 일러스트레이터,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등 잡지를 만들고 콘텐츠를 구성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든 빅이슈를 만드는 데에 참여할 수 있으며, 빅판이라 불리는 빅이슈 판매원들의 일일 판매 도우미, 일명 ‘빅돔’으로도 봉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자립과 재활의 꿈을 꾸는 홈리스에게 잡지 한 권을 구매함으로써 전해줄 수 있는 희망과 용기는 그 무엇보다 값질 것이다. 오늘,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빅판을 만난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와 함께 잡지를 구매해보자. 싸늘한 겨울날, 당신의 마음이 더 훈훈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2013년 5월 현재, 빅이슈는 페이지를 늘려 5,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음.

쓰지 않던 물건이 기부금이 된다

기부나 봉사를 과거보다는 좀 더 가깝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것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나눔과 봉사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는 나에게 더 이상 필요없는 물건들을 기증받아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을 하는 곳이다. 특히 환경문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가게의 순환구조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가게가 하는 일은 헌 물건, 필요 없는 물건에 새 주인을 찾아줌으로써 물건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살리는 형태의 환경운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물건 기증을 신청하면 기증량에 따라 방문 수거를 하거나 무료택배를 이용해 수거를 하게 된다. 가까운 곳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면 매장에 직접 방문해도 좋다. 주로 의류나 생활잡화, 도서, 음반, 주방용품, 소형가전제품 등을 기증받는데 원한다면 기부영수증을 받아 세금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즉 기부한 물품에 책정된 판매가격이나 기증자가 제시한 가액의 근거자료를 기준으로 영수증을 발급해주는 것이다. 결국, 집안에 굴러다니는 쓰지 않는 물건들이 기부금이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나도 현금을 기부한 것과 같은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다.

나눔과 봉사란 단순히 물질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 일이다. 그래서 그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한 일보다 더 많은 것을 선물 받았다고 말한다. 작지만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했다는 보람, 그것이야말로 나눔과 봉사를 통해 얻는 가장 큰 선물인 것이다.

글_서미순(월간 탁구 2013년 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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