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서 세계 9위 이시카와 카즈미(일본) 눌러

▲ (인천=안성호 기자)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서효원.

  서효원(KRA한국마사회)의 컨디션이 오름세일 때는 누구도 쉽게 이 선수를 이기지 못합니다. 그야말로 무아지경 속에서 걷어 올리는 커트는 철벽이고, 역습 전환 때에는 수비수답지 않게 몇 번이고 연속드라이브를 날려댑니다. 그런 날은 에지도 네트도 다 서효원 편입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일본의 대세 이시카와 카즈미와 결승전에서 맞선 서효원은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이시카와를 요리했습니다. 커트는 낮게 깔렸고, 스매싱은 매서웠습니다. 몇 번의 에지와 네트도 서효원을 도왔습니다. 2천 석 이상을 가득 채운 관중의 환호도 우렁차고 뜨거웠습니다.

  단 하나, 이시카와가 가끔 너클을 섞어넣는 복잡한 회전서비스를 서효원이 리시브할 때 자꾸 볼이 뜨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없었다면 서효원의 아주 손쉬운 승리가 됐을지도 모릅니다. 보신 분들은 다 아시죠? 결코 쉽지 않았던 4대 3(8,-5,7,-9,-10,5,9) 신승이었습니다.

  특히 게임스코어 2대 2 동점상황에서 맞은 5게임에서는 6대1, 8대2, 9대3, 10대6까지 시종 앞서다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었죠. 원인은 역시 리시브에 있었습니다. 빈틈을 본 이시카와는 매우 공격적으로 덤벼들었으며 결국 서효원은 게임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야 했었습니다. 정말이지 가슴 철렁한 승부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서효원의 컨디션은 더할 나위없이 좋았습니다. 리시브의 불안정성을 커버하고도 남을 만큼 말입니다. 6게임을 하프로 잡고 평정심을 회복한 서효원은 마지막 7게임에서는 앞선 게임들과는 조금 다른 작전으로 나갔습니다. 공격을 최소화한 뒤 낮은 커트를 위주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내는데 주력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가장 수비수다운 게임이었죠. 그리고 작전은 잘 통했습니다. 이시카와는 서효원의 끈기에 서두르다 결국 제 풀에 승부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포인트가 이시카와의 리시브 미스였어요. 서효원은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 내 서비스가 통했구나"였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내내 서효원을 괴롭히던 리시브가 마지막 순간에는 이시카와를 잡은 셈이 되어 버린 거죠. 서효원의 우승이었습니다!!!

  인터뷰 전에 소속팀 KRA한국마사회 박상준 코치를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서효원은 화장실에도 한참을 있다가 왔습니다. 인터뷰 중간에도 연신 울먹였습니다. 아마 인터뷰가 끝난 이후에도 혼자 속으로 울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서효원은 한국 수비탁구의 계보를 이어갈 재목입니다.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첫 메이저대회가 5월에 기다리고 있씁니다. 자신감도 쌓았습니다. 기쁘답니다. 아주 아주!!!

  이 인터뷰 역시 월간탁구 5월호에서 제대로 다루겠습니다. 아니, 좀 더 보완해서 한 번 더 취재를 할 예정입니다. 서효원이 우승했습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우승을 확정하고 환호하는 관중에게 답하는 서효원.
▲ (인천=안성호 기자)벤치를 본 김무교 여자대표팀 코치도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인천=안성호 기자)소속팀 KRA한국마사회 박상준 코치의 품에 안겨 기쁨의 눈물을 터뜨린 서효원.

▲ (인천=안성호 기자)얼짱은 인터뷰 중에도 이쁘다! 언론에 둘러싸인 코리아오픈 챔피언 서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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