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탁구경기

  한국 장애인탁구대표팀이 개인전 마지막 날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세 개, 동메달 다섯 개를 추가했다. 결승전에 동반 진출해 이미 금메달과 은메달을 확보하고 있었던 남자4체급에서는 김영건 선수가 팀 동료 최일상 선수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역시 같은 체급인 김정길 선수도 동메달을 땄다. 한국 선수들이 금은동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 (인천=안성호 기자) 한국 선수들이 남자4체급에서 금은동을 모두 휩쓸었다. 금메달 김영건, 은메달 최일상, 동메달 김정길.

  남자4체급은 한국이 세계 최강국이다. 김영건 선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었다. 직전에 치러진 베이징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처음부터 강력한 우승후보였고, 기대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 상대 최일상 선수는 세계대회 단체전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냈던 동료다. 개인전에서는 은메달로 오히려 성적이 좋았다. 세계대회에서 두 선수 모두 아깝게 패했던 터키의 투란 네심이 출전하지 않는 이번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만날 것이 유력시됐다.
 

▲ (인천=안성호 기자) 김영건 선수와 최일상 선수는 ‘명불허전’의 승부를 펼쳐 보였다.

  결국 성사된 두 선수의 결승전은 접전이었다. 휠체어 위에서 날리는 구질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드라이브와 스매싱이 오고 갔다. 왜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멋진 승부였다. 경기는 김영건 선수의 3대 1 승리로 끝났고, 후회 없는 플레이를 펼친 두 선수는 홀가분한 악수를 주고받았다. 전날 이미 모든 경기를 끝낸 동메달리스트 김정길 선수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선수를 지켜봤다.
 

▲ (인천=안성호 기자) 장애인탁구스타 김영건. 아시안게임에서는 첫 금메달이다.

  금메달리스트 김영건 선수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아깝게 은메달에 머물렀었다. 당시에는 3체급으로 출전했었다. 4년 뒤 안방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는 4체급으로 체급을 올려 업그레이드된 성적을 냈다. 우승 뒤 김영건 선수는 “서로가 너무 잘 아는 상대여서 결승전을 풀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기쁘다. 사실 시합 전부터 우리끼리 금은동을 모두 따자는 다짐을 했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도 좋다. 남은 단체전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남자5체급에 출전한 김기영 선수는 아깝게 은메달로 만족했다.

  남자4체급 외에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올랐던 남자5체급과 여자6-7체급은 은메달로 만족했다. 남자5체급에 출전한 김기영 선수는 인도네시아의 강자 수탄토 아구스에게 0대 3으로 졌다. 게임마다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풍부한 경험을 지닌 상대의 관록을 뚫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여자6-7체급에서는 김성옥 선수가 중국의 왕루이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역시 0대 3으로 패했다. 김성옥 선수는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팀동료 이근우 선수를 이기고 결승에 올랐었다. 한국의 두 선수는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의 순도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여자6-7체급에서 나온 메달은 남다른 가치가 있는 성적이었다. 은메달 김성옥, 동메달 이근우.
▲ (인천=안성호 기자) 여자6-7체급 은메달리스트 김성옥 선수의 파이팅.

  여자6-7체급 선수들의 선전은 단순한 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는 활약이었다. 한국장애인탁구는 휠체어종목에서 강세를 보이지만 스탠딩종목에서는 지금까지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남자에 비해 저변이 취약한 여자부는 말할 것도 없었다. 악조건을 뚫고 이뤄낸 값진 성적이다. 은메달리스트 김성옥 선수는 지난 세계선수권대회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서기 시작한 선수다. 세계대회에서는 예선에서 멈췄지만 이번 은메달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경기 직후 김성옥 선수는 “이번 대회 우리 체급에 대한 전망이 밝은 편이 아니어서 더 독기를 품고 했다. 내심 꼭 중국 선수를 이겨보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이에리사 국회의원이 시상자로 나서 선수들을 격려해주기도 했다.
▲ (인천=안성호 기자) 남자3체급 시상식. 김진성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편 남자3체급 김진성 선수와 여자8체급 고덕자 선수, 남자8체급의 김광진 선수도 전날 동메달을 이미 확정하고 편한 마음으로 결승전을 지켜본 뒤 시상식에 참가했다. 중국이 초강세를 지키는 종목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주인공들이다. 특히 무려 30년간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광진 선수는 아시안게임에서만 여섯 개째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까지 다섯 번의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김광진 선수는 개인전 단체전 포함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세 개, 은메달 두 개, 동메달 한 개를 획득했다. 단체전이 남아있는 만큼 보유하게 될 메달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김광진 선수의 남자8체급 동메달도 의미 있는 성적이었다. 다른 세 명은 다 중국 선수들이다.

▲ (인천=안성호 기자) 여자8체급에서도 고덕자 선수가 동메달을 추가했다.

  각 체급 시상식과 함께 이번 아시안게임 탁구경기는 개인전 경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한국 대표팀은 개인전에서만 금메달 다섯 개, 은메달 일곱 개, 동메달 여덟 개를 따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개인전, 단체전을 통틀어 열두 개의 메달을 땄었다. 금메달은 하나뿐이었다. 대회 일정 절반을 소화한 현재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위상정립에 크게 공헌해왔던 그 모습 그대로다! 쾌조의 한국 장애인탁구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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