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신, 류스원 남녀단식 금메달! 한국 대표팀도 의미 있는 피날레!

  인천아시안게임 탁구경기가 모두 끝났다.
  마지막 날인 4일, 수원체육관에서 치러진 남녀단식 결승전에서는 남녀모두 현재 세계랭킹 1위인 쉬신과 류스원이 자국 후배들인 판젠동(세계2위)과 주위링(세계6위)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1위의 자리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쉬신은 판젠동과 접전을 벌였으나 전매특허인 파워드라이브를 앞세워 결국 승리를 일궈냈다. 쉬신은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코트에 벌렁 누워버리며 감격을 표했다. 여자 금메달리스트 류스원은 특유의 스피드 있는 공격으로 주위링을 압도했다. 남녀 금메달리스트 모두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주세혁과 양하은을 꺾고 결승에 오른 선수들이다.
 

▲ (수원=안성호 기자) 쉬신이 우승했다.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이로써 아시아 25개국 183명(남93, 여90)의 선수들이 수원체육관에 모여 8일간 열전을 벌였던 이번 대회는 중국이 일곱 종목 중 여섯 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면서 막을 내렸다. 유일한 비 중국 금메달은 북한의 김혁봉-김정 조가 혼합복식에서 따냈다. 한국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으나 금메달 없이 은메달(남자단체전) 하나, 동메달 셋(남자단식 주세혁, 여자단식 양하은, 혼합복식 김민석-전지희)을 따내는 것으로 만족했다.
 

▲ (수원=안성호 기자) 여자단식은 류스원이 압도적인 기세로 모든 시합을 끝내버렸다.

  한국이 따낸 메달 네 개는 은메달만 세 개를 획득했던 1974년 이란 테헤란대회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의 메달이다. 직전 대회였던 광저우대회에서 따낸 다섯 개보다도 한 개가 적다. 특히 여자단체전은 2002년 부산대회 이후 다시 노메달의 수렁에 빠졌다. 우리 안방에서 치른 대회라는 점에서 겉으로 보이는 성적만 보면 사실상 최악에 가깝다.
 

▲ (수원=안성호 기자) 여자단식 시상식. 금메달 류스원(중국), 은메달 주위링(중국), 동메달 양하은(한국)/펑티안웨이(싱가포르).

  그러나 이번 대회가 오랫동안 대표팀을 이끌던 베테랑들이 물러나고 세대교체의 와중에 치러진 대회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자부 단체전은 약관의 양하은이 에이스로 나섰고 서효원, 전지희 등 나머지 주전들은 아시안게임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남자의 경우 노장 주세혁과 이정우의 눈부신 활약 속에 급하게 주전으로 투입된 정상은이 기대 이상의 몫을 해내면서 결승진출 목표를 달성했다. 부상에서 끝내 회복하지 못하면서 단체전과 단식에서 빠진 김민석이 진통제 주사를 맞아가며 혼합복식에서 따낸 메달도 박수를 받을 만했다.
  대회 전 예상치 못했던 심적 상처를 안고 뛰어야 했던 박영숙과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을 추스리며 8년 만에 두 번째 아시안게임을 치른 이은희, 급작스런 교체 출전에도 투지와 배짱으로 당찬 플레이를 펼쳤던 김동현까지 선수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 싸웠다.
 

▲ (수원=안성호 기자) 남자단식 시상식. 금메달 쉬신(중국), 은메달 판젠동(중국), 동메달 주세혁(한국)/츄앙츠위엔(타이완).

  마지막 날까지 경기에 나서면서 피날레를 장식한 남녀단식 동메달도 의미 있는 성과였다. 노장수비수 주세혁은 화려한 플레이로 온 국민의 시선을 잡아끌었고, 단체전에서 부진했던 양하은은 여자탁구의 노메달 위기를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시켰다. 특히 8강전에서 이시카와 카즈미를 꺾은 양하은은 계속해서 만날 수밖에 없는 ‘숙명의 라이벌’과의 승부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소득도 있었다. 양하은과 이시카와는 향후 10년 가까이 한국과 일본의 여자탁구를 이끌어갈 에이스들이라는 점에서 메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승리였다.
 

▲ (수원=안성호 기자) 양하은의 동메달은 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성적이었다.

  물론 지적받을 만한 문제들도 많았다. 개막 전부터 전략종목으로 꼽았던 개인복식은 남녀 모두 입상권에서 탈락했다. 유력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았던 혼합복식은 김민석이 부상투혼을 보여줬지만 결국 동메달에 그쳤다. 북한의 김혁봉-김정 조가 다른 개인전 종목을 포기하고 혼합복식에 집중하면서 결국 금메달을 따낸 것을 생각하면 한국 대표팀은 전략에서부터 패하고 들어간 셈이다. 전략종목 대신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남녀단식에서 메달을 획득하면서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지만 보다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는 평가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수원=안성호 기자) 이번 대회 최고 스타였던 주세혁. 그의 탁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단은 대회 개막 전부터 많은 우려를 사기도 했었다. 급하게 치러진 선발전으로 인해 작년까지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평가받으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경험을 쌓아왔던 선수들이 탈락했다. 그로 인해 혼합복식 세계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이상수-박영숙 조는 대회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직전에 단체전과 단식 멤버에서 빠졌지만 부상을 안고 있던 김민석을 전 종목에 투입하려 했던 것도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많다.
 

▲ (수원=안성호 기자) 아시안게임을 모두 끝낸 한국대표선수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제 다시 시작할 때다.

  어쨌든 한국에서 치러진 세 번째 아시안게임이었던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이 모두 끝났다. 이전까지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78개의 메달을 따냈던 한국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네 개를 추가하며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 총수를 82개로 늘렸다. 이젠 드러난 문제들을 개선하고 보완하며 다음 목표를 준비해야 할 때다. 내년에는 중국 쑤저우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개인전이 열리고, 그 다음 해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탁구는 계속된다!
 

인천아시안게임 탁구경기 남녀단식 결승전 결과

▶ 여자결승전
류스원(중국) 4 (11-6, 11-4, 13-11, 11-7) 0 주위링(중국)

▶ 남자결승전
쉬신(중국) 4 (11-6, 5-11, 11-13, 11-7, 11-8) 2 판젠동(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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