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복식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단식 트룰스 모어가드 결승 진출 ‘사기충천’

한국 남자탁구 사상 처음 개인복식 결승에 오르며 각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장우진(국군체육부대)-임종훈(KGC인삼공사) 조의 결승 상대가 예상과 달리 중국이 아닌 스웨덴 조로 결정됐다. 스웨덴의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조가 4강전에서 중국의 린가오위엔-량징쿤 조를 4강전에서 3대 0(12-10, 11-8, 11-8)으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한 까닭이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대회 마지막 날 남녀 단복식 결승전이 열린다. 남자복식 결승에 진출한 장우진-임종훈 조.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2021 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는 중국의 왕추친-쑨잉샤 조가 혼합복식을 석권한 가운데 단·복식 결승만을 남기고 있다. 그런데 현재 대회 분위기에서 남녀부가 작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자부는 중국의 독점 현상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현 세계1위 판젠동이 단식 결승에 진출했으나 상대가 중국이 아닌 스웨덴의 트룰스 모어가드(세계77위)다. 변칙탁구를 앞세워 한국 임종훈(71위)과의 16강전에서 4대 3 역전승을 거뒀던 바로 그 선수다. 콰드리 아루나(나이지리아, 17위), 티모 볼(독일, 11위)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스웨덴의 트룰스 모어가드가 결승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 마롱(2위)도 쉬신(3위)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탁구계가 30대의 노장들을 빼고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낮은 랭킹으로 상위 시드를 받지 못한 선수들이 대진 추첨에서 한쪽에 몰리면서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진 상황이 됐다. 왕추친(16위), 린가오위엔(7위), 량징쿤(9위)이 단계를 올라가면서 차례차례 판젠동에게 패했다. 반대쪽 대진에 유일했던 중국 선수 저우치하오(26위)는 티모 볼에게 패했고, 티모 볼은 트룰스 모어가드의 돌풍에 날아갔다. 이로써 스웨덴은 2019년 대회 준우승자 마티아스 팔크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남자단식 결승에 올라 우승을 노리게 됐다. 남자단식은 세계대회에서 지난 3회 동안 마롱이 연속 우승을 해오고 있었다. 누가 이기더라도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한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남자단식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판젠동이다.

게다가 남자복식은 중국이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조는 4강전에서 중국의 린가오위엔-량징쿤 조를 3대 0(12-10, 11-8, 11-8)으로 완파했다. 단식과 더불어 복식에서도 결승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 남자부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스웨덴이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스웨덴은 발트너와 페르손이 활약하던 8, 90년대 세계 남자탁구를 호령하던 나라다. 2019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확실한 재건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장우진-임종훈 조도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유럽 선수들에게 고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신중한 경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은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이미 한국의 안재현-조대성 조를 이긴 조합이기도 하다. 장우진-임종훈 조에게는 후배들의 설욕전도 결승전에 달려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스웨덴은 복식도 결승에 진출했다.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조가 한국의 장우진-임종훈 조와 싸우게 됐다.

여자부는 단식 4강을 모두 휩쓴 중국이 여전한 강세다. 하지만 4강전에서 현 세계1위 첸멍이 패하는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왕만위(4위)가 풀-게임접전 끝에 첸멍에게 4대 3(9-11, 7-11, 11-8, 11-6, 11-13, 11-9, 11-8) 승리를 거뒀다. 왕만위는 2019년 부다페스트에서도 4강에서 첸멍을 만나 당시에는 0대 4 완패를 당했었다. 2년 만에 설욕에 성공하면서 결승에 올랐다. 맞은 편 대진에서는 8강전에서 한국의 서효원(22위)을 꺾고 올라갔던 쑨잉샤(2위)가 자국의 왕위디(10위)를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왕만위와 쑨잉샤는 이번 대회 여자복식에서도 합을 맞춰 결승에 올라있는 선수들이다. 단식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누가 이기더라도 새 챔피언이며 복식을 더해 대회 2관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혼합복식을 이미 우승한 쑨잉샤는 3관왕도 가능하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여자복식 우승을 노리는 쑨잉샤와 왕만위는 단식에서는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하지만 단식과 달리 복식 결승은 중국도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대가 바로 일본의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다. 이들은 4강전에서 이미 또 하나의 중국 조 첸멍-치안티안위 조를 이겼다. 쉴 새 없이 중국을 위협했지만 이번 대회 단식에서도 큰 소득이 없었던 일본은 복식에서 최후의 반전을 노리는 중이다. 남자복식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미 전 종목 석권 기회가 사라진 중국 또한 다른 나라도 아닌 일본에 추격을 허용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치열한 승부가 기다린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여자복식 결승에 올라있는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 최후의 반전을 꿈꾸고 있다.

대회 마지막 날 각 종목 결승전이 하나하나 흥미로운 구도가 됐다. 경기는 왕만위-쑨잉샤 조(중국)와 이토 미마-하야타 히나 조(일본)의 여자복식 결승전부터 시작된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새벽 네 시다. 여자복식 결승전이 끝나면 한국의 히어로들이 출전한다. 장우진-임종훈 조가 스웨덴의 마티아스 팔크-크리스티안 카를손 조와 남자복식 패권을 다툰다. 남자복식 결승전 이후에는 왕만위와 쑨잉샤의 여자단식, 대회 마지막 경기인 판젠동과 트룰스 모어가드의 남자단식 결승전이 차례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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