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서효원, 이시온도 모두 승리, 부다페스트 4강 안재현은 ‘이변 제물’ 아쉬움

신유빈(대한항공‧17‧세계71위)은 2년 전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홍콩과의 단체전 1단식에서 수와이얌미니(홍콩‧23‧세계34위)에게 0대 3(9-11, 9-11, 9-11)으로 패했었다. 국가대표로 첫 출전한 대회에서 경험도 부족했고, 구력도 체격도 달렸던 신유빈이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신유빈이 수와이얌미니를 꺾고 64강에 진출했다.

2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두 선수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신유빈은 체격이 커지면서 힘도 강해졌고 기술적으로도 빈틈이 많이 줄었다. 상대 수와이얌미니 역시 홍콩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는 독일의 중국계 강자들 한잉과 산샤오나를 모두 꺾으면서 자국에 동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수와이얌미니보다 신유빈이 더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과로 그것을 증명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많이 성장한 신유빈.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다.

신유빈이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 여자단식 첫 경기에서 쾌승을 거뒀다. 24일 오전 열린 128강전에서 홍콩의 수와이얌미니에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4대 0(11-8, 11-7, 11-6, 11-3)의 완승을 거뒀다. 포어 백 어느 코스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조금 과장을 보태 수와이얌미니는 해볼 수 있는 게 전혀 없었다. 신유빈은 힘없이 물러났던 2년 전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당찬 스윙으로 웅변했고, 승부가 나기까지는 채 많은 시간도 필요 없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신유빈은 64강전에서는 룩셈부르크의 사라 데 누테를 만난다.

신유빈은 이제 다음 단계인 64강으로 향한다. 64강전에서는 룩셈부르크의 사라 데 누테와 싸우게 된다. 사라 데 누테는 헝가리의 도라 마다라츠를 이기고 64강에 올라온 복병이다. 하지만 더 강한 적수도 이미 쉽게 요리한 신유빈이다.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다. 현재 세계랭킹도 79위로 신유빈보다 아래다. 신유빈의 시선은 더 높은 단계인 16강에서 만날 현 세계최강자 첸멍(중국, 세계1위)을 향하고 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여자대표팀 주장 서효원도 승리하고 64강에 올랐다.

신유빈의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24일 새벽 개막한 2021 세계탁구선수권 파이널스 첫날 한국 선수들은 모든 일정을 마쳤다. 신유빈은 개인단식과 함께 혼합복식에서도 조대성(삼성생명)과 함께 32강에 올랐다. 개인단식에서 한국 대표팀은 특히 여자팀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쳤다. 최효주(삼성생명)가 서전을 장식했고, 오후 경기에서도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이시온(삼성생명)이 나란히 승리하고 64강에 올랐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이시온이 묵직한 톱스핀을 앞세워 첫 경기 고비를 넘었다.

여자대표팀 주장 서효원(한국마사회)는 러시아의 폴리나 미카일로바를 4대 2(12-10, 10-12, 11-8, 11-9, 5-11, 11-5)로 꺾었다. 공격수 이시온(삼성생명)도 체코의 복병 카테리나 토마노브스카를 4대 2(11-6, 7-11, 10-12, 11-4, 11-1, 11-7)로 눌렀다. 여자대표팀 에이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는 시드를 받아 부전승으로 64강에 올랐다. 첫날 경기를 모두 마친 현재 여자대표팀은 출전 선수 다섯 명 전원이 64강에 진출했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남자부는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자존심을 지킨 주장 이상수.

아쉬운 것은 남자팀 기대주들의 부진. 임종훈(KGC인삼공사)이 첫 경기를 이긴 뒤 오후 경기에서 주장 이상수(삼성생명)가 그리스의 이오아니스를 4대 0(11-4, 11-3, 12-10, 11-7)으로 꺾고 64강에 올랐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패했다. 안재현(삼성생명)은 홈그라운드 미국의 카낙 자와 풀-게임접전을 벌이다 3대 4(9-11, 12-10, 11-5, 8-11, 9-11, 11-5, 7-11)로 패했다. 직전 개인전 대회였던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개인단식 4강에 오르며 국제탁구계의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던 안재현은 2년을 넘겨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첫 번째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안재현이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어서 출전한 장우진(국군체육부대)과 황민하(미래에셋증권)도 졌다. 장우진은 러시아의 키릴 스카치코프에게 3대 4(8-11, 11-7, 17-15, 8-11, 5-11, 11-9, 10-12)로 패했다. 황민하는 크로아티아의 토미슬라프 푸카르에게 역시 3대 4(9-11, 9-11, 11-7, 11-4, 11-9, 10-12, 8-11)로 패했다. 두 선수 모두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하는 풀-게임접전 끝에 석패를 당했다. 까다로운 유럽의 강자들이었지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경기를 내주면서 대표팀 분위기까지 가라앉을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는 중이다. 첫 경기에서 단식 일정을 접은 안재현과 장우진은 각각 조대성, 임종훈과 함께 하는 복식에 전념한다. 남자단식은 이상수와 임종훈만 남아 도전을 이어간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장우진도 예상밖의 패배를 당하고 단식 일정을 접었다.

이로써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는 개막 첫날 개인단식과 혼합복식 첫 경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개막 이틀째가 되는 25일(한국시간)은 단식 다음 단계와 함께 남녀 개인복식 경기도 시작된다. 단식에서 부진했던 남자팀은 복식에서 반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 (휴스턴=안성호 기자) 황민하 역시 풀-게임접전 끝에 석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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