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결승 상대 리우징에게 다시 패배, 그래도 가치 있는 메달

서수연(광주시청·35)이 5년 만에 펼쳐진 패럴림픽 결승 재대결에서 패했다.

서수연은 28일 저녁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치러진 여자 2체급 개인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리우징에게 1대 3(7-11, 8-11,11-4, 8-11) 패배를 당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초반 두 게임을 내준 뒤 3게임을 잡고 추격했지만 네 번째 게임을 다시 내주면서 패전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 전체에서 첫 은메달이다.
 

▲ 서수연이 개인전 은메달을 추가했다. 중국의 라이벌 리우징에게 석패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비록 패했지만 가치 있는 승부였다. 서수연은 2016년 리우 패럴림픽에서도 2체급 개인전 결승에 올랐지만, 중국의 리우징에게 1대 3 패배를 당해 은메달을 땄었다. 이번 대회 결승 상대가 바로 그 리우징이었다. 리우로부터 5년이 지났지만, 여자 2체급 판도는 변하지 않았다.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며 최종전에서 다시 대결을 펼친 두 선수는 승패와 관계없이 큰 박수를 받을 만했다. 금메달 목표를 다시 미뤘으나 서수연은 이번 대회에서 이름값에 어울리는 선전을 펼쳤다.
 

▲ 꾸준한 기량을 유지하며 목표를 다져온 서수연. 그래서 더 가치 있는 메달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서수연은 2004년 모델의 꿈을 좇아 자세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불의의 의료사고를 당했다. 주사 치료를 받던 중 신경과 척수에 문제가 생겼고 끝내 하체가 마비되고 말았다. 이후 긴 법정 다툼을 벌였지만 날아가 버린 꿈을 되찾을 수 없었다. 탁구를 접한 것이 바로 그 시기였다. 서수연은 운동을 하면서 새롭게 출발했다. 극단으로 치달았던 몸과 마음은 탁구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치유됐다. 회전근개 손상, 어깨 인대 파열 등 계속해서 그를 괴롭힌 갖가지 부상도 강인한 재활의지를 꺾지 못했다. 한국 장애인탁구의 대표적인 스타가 된 그는 리우에서, 다시 도쿄에서 꽃을 피웠다. 두 대회 연속으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은메달도 무엇보다 커다란 박수를 받아야 할 성취다.
 

▲ 리우에 이어 도쿄패럴림픽에서 또 하나의 꽃을 피운 서수연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개인단식을 은메달로 마무리한 서수연은 3체급에서 동반으로 동메달을 따낸 이미규, 윤지유와 함께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여자 1-3체급 통합단체전이다. 한국은 5년 전 리우 패럴림픽 단체전에서는 동메달을 땄었다. 개인전에서 5년 전보다 훨씬 풍성한 수확을 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은 현재 사기충천이다. 31일부터 시작되는 단체전도 개인전처럼 활짝 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패럴림픽 탁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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