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결정전 일본에 1대 3 충격패, 이길 방법이 없었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이 4위에 그쳤다. 2020 도쿄올림픽 탁구경기 마지막 날인 6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단체 동메달결정전에서 홈팀 일본에 완패를 당했다.
 

▲ 한국대표팀이 일본에 충격패를 당하고 4위에 그쳤다. 초반 승부처를 내준 이상수-정영식 조. 사진 국제탁구연맹.

우리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반드시 잡아줘야 했던 첫 매치 복식에서 이상수-정영식 조가 미즈타니 준-니와 코키 조에 지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가라앉았다. 상대는 이전까지 호흡을 자주 맞추지 않았던 왼손 왼손 조합이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초반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까지 끌려 다니다 패했다. 게임스코어 1대 1에서 펼쳐진 3게임 듀스접전을 가져오지 못한 게 뼈아팠다.
 

▲ 첫 매치를 가져가며 승기를 잡은 일본의 왼손 왼손 조합 미즈타니 준-니와 코키 조. 사진 국제탁구연맹.

어깨가 무거워진 장우진도 2단식 에이스대결에서 상대 하리모토 토모카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로 구석구석을 찔러오는 하리모토의 적극적인 백핸드 공격에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경기가 계속될수록 하리모토의 괴성은 높아져갔다. 8대 5까지 앞서가던 3게임에서 작전타임까지 쓰고도 듀스 끝에 역전패한 3게임은 끝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장우진 특유의 근성도 배짱도 후반으로 갈수록 실종됐다. 결국 4게임마저 내주고 패했다.
 

▲ 단식 주전을 맡은 장우진이 두 경기를 모두 패했다. 한국은 이길 방법이 없었던 셈이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초반 승부처에서 모두 패하고 벼랑 끝까지 몰린 상황에서 3단식 주자 정영식이 마지막 힘을 짜냈다. 정영식은 위기 상황에서 투지를 보이며 절묘한 백핸드로 상대를 공략해 빠르게 승부를 끝냈다. 이번 올림픽 단체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정영식의 승리는 오히려 첫 매치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더 진하게 남겼다.
 

▲ 에이스 대결을 승리하며 승세를 완전히 굳혀버린 하리모토 토모카즈. 사진 국제탁구연맹.

실제로 한국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4단식에 출전한 장우진이 미즈타니 준에게 무너졌다. 장우진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미즈타니 준을 맞아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흐름을 주도했으나 상대의 노련한 게임운영에 말리며 승점을 따내지 못했다. 첫 게임을 앞서가다 역전패한 뒤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자멸했다. 장우진의 패배와 함께 한국탁구의 올림픽도 완전히 끝났다. 일본을 상대로 충격에 가까운 1대 3 완패를 당했다.
 

▲ 정영식이 마지막 힘을 짜내며 유일한 승점을 잡았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로써 한국대표팀은 4강에 올라 2연패하고 4위에 그치는 전철을 되밟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따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하고 말았다.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던 한일전 충격패로 아쉬움의 크기는 더했다. 한국 남자탁구의 한 시절을 이끌어온 이상수와 정영식은 대회 전 공언했던 ‘결과’를 끝내 보여주지 못했고, 신성 장우진도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미즈타니 준. 마지막 올림픽을 금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로 끝냈다. 한국전도 그가 마무리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아쉽고 아프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하루라도 빨리 아픔을 털어내고 다시 시작해 훗날 되갚아주는 것뿐이다. 탁구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올림픽도 3년 뒤 파리에서 다시 열린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달 17일부터 곧바로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다음은 남자단체 동메달결정전 경기결과.

대한민국 1대 3 일본
이상수-정영식 1(9-11, 11-8, 13-15, 5-11)3 미즈타니 준-니와 코키
장우진 1(7-11, 11-8, 10-12, 11-7)3 하리모토 토모카즈
정영식 3(11-3, 11-8, 11-7)0 니와 코키
장우진 0(12-14, 9-11, 8-11)3미즈타니 준
이상수 -(-)- 하리모토 토모카즈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더 핑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