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위주 학제 아닌 연령별 구분, 총상금 5천만 원 등 ‘파격’으로 화제

2021 XIOM컵 제1회 한국유소년주니어오픈 탁구대회 왕중왕전 1차전이 전남 강진(제1실내체육관, 탁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주말(12일~13일)에 이미 진행한 여자부 경기에 이어 현재는 남자부 경기가 한창이다.
 

▲ (강진=안성호 기자) 제1회 한국유소년주니어오픈 탁구대회 왕중왕전 1차전이 열리고 있는 강진 제1실내체육관.

한국유소년주니어탁구연맹이 주최, 주관하는 이 대회는 초등부와 중·고등부 등 도식적인 구분 아래 단체전 위주로 진행해온 기존 대회들과는 여러 가지로 차별점을 지니는 무대다. 우선 개인단식 한 종목만을 하는데 남녀 U7~10부, U11~13부, U14~16부 등 학제가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구분해 리그전을 치르고 있다.

참가자격 또한 대한탁구협회 등록선수가 아니라 전 세계 학생선수, 클럽선수, 외국 선수 누구나 나이만 해당하면 참가가 가능한 ‘오픈’ 대회다. 이를테면 단 한 명의 선수를 육성하고 있어도, 초등학생과 중학생 선수를 함께 키우는 팀도, 심지어는 아마추어 동호인 선수도 클럽의 이름으로 자유롭게 출전할 수 있는 셈이다.
 

▲ (강진=안성호 기자) 학제가 아닌 연령별 구분으로 개인단식 경기가 치러진다. 초등부 꿈나무들의 경기도 만날 수 있다.

조별리그를 거쳐 각 조 1, 2위가 본선 토너먼트를 통해 최종 순위를 가리는 경기방식도 세부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있다. 5게임 11점제로 경기를 치르되 최종 5게임까지 갈 경우는 마지막 게임을 듀스 없는 6점제로 진행한다. 역시 기존 학생대회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치다.

이 대회가 여러 면에서 파격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대회 주최측인 유소년탁구연맹이 대한탁구협회 산하단체가 아닌 까닭으로 가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유소년주니어탁구연맹은 처음부터 ‘정해진 국제규정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유연한 경기방법으로 어린 선수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출범했다. 몇몇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 지난해 1월 승인받았으나 코로나19 창궐로 미뤄오다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 (강진=안성호 기자) 학제가 아닌 연령별 구분으로 개인단식 경기가 치러진다. 중등부 유망주들의 경기도 만날 수 있다.

대회 개최와 더불어 유소년탁구연맹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통합, 국제적 기준에 오히려 가까운 연령별 구분 등은 시대 흐름을 바탕으로 기획 단계부터 이미 화제를 모았다. 대회를 유치한 강진군과 메인스폰서를 자임한 XIOM 등의 후원이 높은 관심을 증명한다. 두드림스포츠와 ㈜모바일 디 에스티, 그리고 강동구청탁구단 심점주 감독, 한국마사회탁구단 주세혁 선수도 후원에 동참했다. 정영식(미래에셋증권), 안재현, 조대성(이상 삼성생명), 김나영(포스코에너지) 등 엑시옴 후원 선수들도 개인적으로 힘을 더했다.

덕분에 이번 왕중왕전 대회에 걸려있는 총상금이 학생대회로는 이례적인 5천만 원이나 된다. 여자부와 남자부로 나뉘어 2주간에 걸쳐 치러지고 있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 클럽 소속 학생 등 50여 개 팀, 400여 명이 경합하고 있는 중이다. 유소년연맹은 1차전이 마무리되면 7월~10월 중 2차전, 10월~11월 중 3차전을 열고 11월~12월 중 시기를 선택해 최종 왕중왕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 (강진=안성호 기자) 이승옥 강진군수(가운데 왼쪽)가 경기장을 찾아 윤정일 사무국장(가운데)과 함께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현장에서 대회를 총괄하고 있는 윤정일 유소년주니어탁구연맹 사무국장은 “규격화된 규정을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신하고 신선한 발상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보다 신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다면 탁구의 확장과 발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대회의 취지를 전하면서 “향후에도 선수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다양한 대회를 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정일 국장은 또한 “실은 강진에서 해외 선수단을 초청해 합동훈련을 진행했던 스토브리그가 연맹 출범의 모태다. 훈련만으로도 8~9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데 대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우리도 국제연맹의 틀에 묶이지 않는 히로시마오픈이나 각국의 프로리그처럼 국제연맹의 틀에 묶이지 않는 참신한 대회로 선수들의 경험을 넓혀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탁구단체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 (강진=안성호 기자) 간만에 열리고 있는 대회. 벤치의 열기도 뜨겁다.

실제로 유소년탁구연맹은 왕중왕전과는 별도의 대회들도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마추어를 포함한 누구나 참가가 가능한 형태인 김천오픈 국제탁구선수권대회는 이미 예산 확보단계에 있으며, 후쿠오카 키타큐슈컵, 닛타쿠컵 등 일본에서의 오픈대회에 우리 선수들을 파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모두는 코로나19의 진정을 전제로 가능한 일들이긴 하다. 철저한 방역을 기초로 진행 중인 왕중왕전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그래서 더욱 필수적인 조건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중고종별대회 이후 또 오랜만에 테이블 앞에 선 선수들의 열기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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