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예선 인도 복병에 패하고 2위, 랭킹으로 출전 가능

한국탁구 올림픽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 출전했던 이상수(삼성생명)-전지희(포스코에너지) 조가 혼합복식 출전권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이상수-전지희 조는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인도의 아찬타 샤라드 카말-바트라 맨키타 조에게 2대 4(11-8, 11-6, 5-11, 6-11, 11-13, 8-11) 역전패를 당했다. 초반 두 게임을 따내고 쉽게 승리하는 듯했으나 3게임부터 내리 네 게임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게임 내용도 좋지 못했다.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 5, 6게임은 앞서가다 추격을 허용하고 흔들리며 끝내 승부를 내줬다. 이번 예선전 혼합복식 티켓은 1위에게 주어지는 단 한 장뿐이었다.

이상수-전지희 조는 16강 첫 경기를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켄자예프 조키드-마그디에바 마르카보 조를 4대 1(11-4, 11-1, 8-11, 11-7, 12-10), 4강전에서 태국의 탄비리야베차쿨 파다삭-사웨타붓 수타시니 조를 4대 2(4-11, 11-7, 11-4, 5-11, 11-8, 11-8)로 꺾고 결승에 올랐었다. 마지막 경기를 패하면서 앞선 승리도 물거품이 됐다.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의 강자들이 나오지 않은 이번 예선전에서 이상수-전지희 조는 1번 시드였다. 1위가 유력하게 점쳐졌기에 결승전 패배가 더 뼈아팠다.
 

▲ 이상수-전지희 조가 예선에서 티켓을 따내는 데 아쉽게 실패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물론 16강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올림픽 혼합복식 출전 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2019년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에서 네 장의 티켓을 먼저 배정했다. 쉬신-류스원(중국, 우승), 미즈타니 준-이토 미마(일본, 2위), 웡춘팅-두호이켐(홍콩, 3위), 린윤주-쳉이칭(대만, 3위) 조가 이번 예선에 나오지 않은 이유다. 이어 각 대륙별 예선을 통해 추가로 티켓이 부여됐다. 파트릭 프란치스카-솔야 페트리싸(독일, 유럽), 오마 아싸르-메시레프 디나(이집트, 아프리카), 왕유진-장모(캐나다, 북중미) 조가 각 대륙 1위로 초대받았다. 대륙예선 중 가장 늦게 치러진 이번 아시아예선 1위를 차지한 인도 선수들이 여덟 번째로 본선에 합류했다.

16강 중 나머지 8개 조는 세계랭킹을 기반으로 선발된다. 이상수-전지희 조의 올림픽 랭킹은 3월 현재 8위다. 앞선 순위 조들 중에서 1위부터 5위까지는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이다. 6위인 슬로바키아의 피체 루보미르-발라조바 바보라 조만 출전권을 받지 못한 상위랭커다. 7위인 호콴킷-리호칭 조(홍콩)는 한 NOC 당 한 조만 출전할 수 있는 규정상 나갈 수 없다. 결국 이상수-전지희 조의 출전은 이변이 없는 한 기정사실인 셈이다. 다만 예선을 거쳐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 이상수-전지희 조를 꺾고 본선 티켓을 따낸 인도 선수들. 사진 국제탁구연맹.

남녀 선수가 함께 뛰면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는 혼합복식은 경기마다 절대 우위가 나오기 어려운 종목이긴 하다. 자칫 방심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전력상 우위일 것으로 예상되던 인도 선수들에게 이상수-전지희 조가 고전한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인도는 최근 들어 탁구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남녀 장신선수들로 복식조를 구성한 아찬타 샤라드 카말(세계32위)과 바트라 맨키타(세계62위)도 이미 무시할 수 없는 강자들이었다.

이상수-전지희 조는 앞서 치러진 WTT 컨텐더 시리즈에서는 컨텐더 3위, 스타 컨텐더 2위에 올랐다. 스타 컨텐더 4강전에서는 메달 후보 중 하나인 미즈타니 준-이토 미마 조를 꺾기도 했다. 본선은 올림픽 혼합복식 첫 메달을 향한 의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한국탁구는 지난해 초 포르투갈에서 열렸던 단체전 예선을 통해 남녀단체전과 남녀단식(남녀 각 2장) 티켓을 확보한 상태다. 예선을 통한 이른 확보는 실패했지만, 혼합복식 출전도 유력하다. 예상 못 했던 패배를 본선을 대비한 쓴 약으로 삼을 수 있을지의 여부는 남은 기간 준비 과정에 달려있을 것이다. 21일 귀국하는 대표팀은 국내에서의 격리 기간을 거친 뒤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예정대로 8월에 올림픽이 열린다면 이제 약 5개월 정도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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