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단식 혼자 남아, 여자는 신유빈, 전지희, 김하영 세 명 진출

이달 17일 제대를 앞둔 정영식(29, 국군체육부대)에게 현재 진행 중인 ‘WTT 스타 컨텐더 도하’는 군인 신분으로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다. 천성적인 성실함이 배어있는 플레이는 여전히 신병의 그것과 닮아있지만, 이제는 ‘말년 병장’의 관록까지 더해져 한층 여유로운 경기를 운영한다.
 

▲ 정영식이 WTT 스타 컨텐더 남자단식 8강에 진출했다. 월간탁구DB.

정영식(세계랭킹 13위)이 남자단식 8강에 홀로 남았다. 10일 오후 치러진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정영식은 브라질의 츠보이 구스타보(세계36위)에게 3대 1(6-11, 11-5, 11-9, 11-3)의 승리를 거뒀다. 먼저 치러진 컨텐더 대회에는 나가지 않았고, 이번 대회도 32강부터 시작한 정영식은 첫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의 복병 게라시멘코 키릴(세계36위)과 펼친 풀-게임접전을 힘들게 극복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 대회 분위기 적응을 마치고 본연의 기량을 과시한 셈이다.

전날 팔크 마티아스(스웨덴, 세계8위)를 완파하고 기세를 올렸던 안재현(22, 삼성생명)은 아쉽게 패했다. 같은 스웨덴 선수인 칼베르그 안톤(세계58위)에게 0대 3(3-11, 5-11, 9-11)의 완패를 당했다. 전날 이상수(삼성생명)에 이어 안재현마저 같은 상대에게 힘을 쓰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한국 남자는 이번 대회 단식에 정영식만 남게 됐다.
 

▲ 안재현은 복병에게 덜미를 잡히고 아쉽게 일정을 마감했다. WTT 홈페이지 갈무리.

정영식은 다음 경기인 8강전에서 대회 1번 시드인 강호를 만난다. 바로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세계5위)다. 정영식은 하리모토 토모카즈와 이전까지 국제무대에서 세 번을 만나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2018년 할름스타드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이긴 적이 있으나, 같은 해 코리아오픈과 2019년 요그야카르타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식에서는 완패를 당했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를 건너뛰고 약 2년 만에 만나는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경기를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스스로 제대 선물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전지희가 여자단식 8강에 올랐다. 다음 경기 상대가 한국의 후배 신유빈. 월간탁구DB.

남자부에 비해 여자단식은 한국이 호조다. 신유빈(16, 대한항공, 세계94위)이 일본의 강호 히라노 미우(세계11위)를 꺾는 파란을 연출했고, 전지희(29, 포스코에너지, 세계15위)도 브라질의 타카하시 브루나(세계49위)를 3대 1(11-7, 11-6, 9-11, 11-5)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우리끼리 대전한 서효원(한국마사회, 세계21위)과 김하영(대한항공, 세계123위)은 김하영이 3대 1(13-11, 11-9, 5-11, 11-5)로 이기고 역시 8강에 올랐다. 8강에만 한국 선수들이 세 명이 진출했다. 8강전에서는 신유빈과 전지희가 맞대결한다. 누가 이기든 4강 확보다. 김하영은 루마니아의 강호 엘리자베타 사마라(세계34위)를 상대한다.

남녀복식도 나란히 4강에 올랐다. 남자부 이상수-정영식 조는 상대 카라카세비치 알렉산더-피체 루보미르 조의 기권으로 준결승에 무혈입성했다. 여자부 전지희-신유빈 조는 러시아의 노스코바 야나-보로베바 올가 조를 3대 0(11-7, 12-10, 11-2)으로 완파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원활한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 이상수-정영식 조는 대만의 첸치엔안-츄앙츠위엔 조를 만난다. 직전 컨텐더 대회에서 이상수-조대성 조가 이긴 바 있지만 어쨌든 무시할 수 없는 강호다.
 

▲ 이상수-정영식 조가 결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월간탁구DB.

여자복식 4강은 전지희-신유빈 조가 일본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형국이다. 한쪽에서는 이시카와 카스미-히라노 미우 조와 하야타 히나-키하라 미유우 조가 싸우고, 한쪽에서 전지희-신유빈 조가 오도 사츠키-요코이 사쿠라 조를 상대한다. 일단 이기고 결승에서 더 강한 일본 조를 만나야 한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단식 8강전에서 선의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단식의 호조가 복식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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