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탁구 2021년 2월호 피플&핑퐁 부분 발췌

▲ 탁구3代가 함께 모였다. 왼쪽 두 번째는 부인 김선향 씨. 3代는 무언의 조력자인 엄마(할머니)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족의 탁구가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월간탁구DB.

#1. 안성호 관장
  생활체육계에서 탁구 좀 했다고 자부하는 동호인이라면 안성호 관장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한국탁구동우연맹’ 중심이던 시절부터 국민생활체육전국탁구연합회 활동기를 지나 지금 같은 레슨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 안성호 관장은 생활탁구계의 ‘전설’ 같은 존재였다. 기아자동차 소속으로 십여 년간 대부분 종목을 석권한 노동부장관기, 문체부장관기를 비롯해서 수많은 대회들의 우승 기록에 그의 이름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실업을 거쳐 정통 엘리트코스를 밟은, 이름만 대면 바로 알 만한 선수 출신 동호인들도 한창때 그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2. 안국희 회장
  엘리트탁구 종사자라면 안국희 회장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는 명지중·고, 효성대(현 대구가톨릭대)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젊은’ 국제심판으로, 명문팀 중원고 감독으로도 활약한 유명 탁구인이다. 부천 부명고로 전근한 현재는 경기인들의 봉사단체 두드림스포츠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직책 이전에 그가 다양한 경로로 펼쳐온 일들은 각별한 가치를 지닌다. 그가 펴낸 [콕! 찍어보는 탁구비법]은 교본이 부족한 탁구계에서 화제가 됐고, 끈질긴 응모로 경기도 교직원 연수과정에 탁구를 포함시킨 핵심 일꾼이기도 했다. 서울 지역 연수에도 자문 역할을 하면서 탁구 저변확대의 중요키를 쥔 교직원 사회에서 탁구 인기를 끌어올렸다.
 

▲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박시현 선수. 사진은 지난해 중고회장기에서의 모습이다. 월간탁구DB.

#3. 박시현 선수
  그리고 시현이가 있다. 새해 서울 목동중학교 2학년이 되는 시현이는 탁구선수다. 그런데 목동중에는 흔히 ‘탁구부’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팀이 없다. 초등부 강호 미성의 주전으로 활약했던 박시현은 탁구부가 있는 중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홀로 선수 생활을 지속하는 길을 택했다. 그만둔 것이 아니다. 단체전은 나설 수 없지만, 각종 대회 개인전에는 출전을 계속할 예정이다. 가끔 타 학교 팀으로 전지훈련을 갈 때도 있지만, 시현이는 양대근 코치와 함께 꾸준히 개인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4. 탁구3代
  시현이가 어려운 길을 가기로 한 것은 엄마의 영향이 컸다. 학업을 등한시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되는 운동부의 경험을 직접 했었던 안국희 회장은 운동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진로의 폭이 제한되는 아쉬움을 딸에게 조언했다. 또한 시현이의 선택은 할아버지 안성호 관장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선수로서의 전형적인 길을 걷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탁구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시현이는 할아버지 품에서 자라면서 이미 알고 있다. 공부하는 탁구인으로서의 의지를 엄마에게 배웠다면, ‘천생 탁구인’ 할아버지에게 본능에 가까운 탁구에 대한 애정을 물려받았다면 말이 될까. ‘탁구 피’는 이렇게도 흐른다.
 

▲ 코로나19로 인해 3代가 함께하는 시간이 오히려 많아졌다. 랠리는 계속될 것이다. 월간탁구DB.

#5. 소풍탁구장
  그리고 소풍탁구장! 서울 목동에 있는 소풍탁구장의 모토는 ‘삶을 소풍처럼!’이다. “탁구는 삶을 닮은 ‘소우주’, 그리고 인생은 ‘소풍’ 같은 것”이라고 안성호 관장은 말한다. 그러니 “소풍가는 마음으로 탁구를 즐기는 인생이면 족하다”는 것. 평생을 함께했지만 탁구는 여전히 ‘소풍날 아침’ 같은 설렘을 준다. 안성호 관장은 매일 아침 소풍가듯 탁구장에 출근해서, 회원들과 즐겁게 종일을 보낸 뒤, 또 가득한 여운을 안고 하루하루를 마감한다. 그리고 소풍탁구장은 이들 가족이 함께 모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탁구전문지 월간탁구가 2021년 2월호에서 이 평범하지 않은 탁구3代가 날마다 소풍처럼 경쾌한 랠리를 이어가는 이유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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