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RESTART 시리즈, 이젠 ‘ITTF 파이널스’로

장우진(미래에셋대우, 세계랭킹 18위)이 중국 웨이하이시에서 열린 2020 ITTF 남자탁구월드컵을 4위로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인 15일 두 경기에서 아쉽게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먼저 치러진 4강전에서는 현역 세계랭킹 1위 판젠동을 만나 중국탁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한 채 0대 4(5-11, 8-11, 11-13, 8-11) 완패를 당했다. 앞서가던 3게임을 듀스 끝에 내준 것이 뼈아팠다.
 

▲ 잘 싸운 장우진이 2020년 월드컵을 4위로 마무리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어 열린 3-4위전은 그야말로 대접전이었다. 장우진이 일본 에이스 하리모토 토모카즈(세계랭킹 4위)에게 먼저 두 게임을 잡고 앞서나갔지만, 내리 세 게임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듀스가 연속되는 살얼음판 승부로 5게임을 내주고도 장우진은 다시 6게임을 잡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원점에서 시작된 마지막 7게임에서 빠르게 벌어진 초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패했다. 3대 4(11-7, 11-7, 9-11, 6-11, 12-14, 11-6, 5-11) 아쉬운 역전패였다.
 

▲ 하리모토 토모카즈는 4강전과 3-4위전 모두 풀-게임접전을 벌였다. 최종 3위,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로써 장우진은 이번 대회를 4강으로 만족하고 끝냈다. 한국남자탁구가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2011년 파리대회 주세혁의 3위 이후 9년 만이다. 4위로는 2009년 모스크바대회 오상은 이후 11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참으로 오랜만에 치러진 국제대회에서 자신감을 더할 수 있게 된 것도 성적을 넘는 소기의 성과였다. 예선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장우진은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일본의 니와 코키(세계랭킹 13위)에게 역시 풀-게임접전을 벌여 승리했다. 패했지만 하리모토 토모카즈와의 접전도 인상적이었다. 일본은 내년으로 연기된 부산세계탁구선수권과 도쿄올림픽 중요 메달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다. 이번 월드컵이 좋은 시험무대가 됐다. 함께 출전했던 정영식(국군체육부대, 세계14위)도 8강에 동반 진출하면서 남자탁구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 8강전 맞대결 후 라켓을 대며 인사하는 장우진과 정영식. 사진 국제탁구연맹.

한편 중국의 강자들끼리 ‘집안싸움’을 벌인 결승전에서는 판젠동이 마롱(세계랭킹3위)을 4대 3(3-11, 11-8, 11-3, 11-6, 7-11, 7-11, 11-9)으로 꺾고 우승했다. 결승전도 7게임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첫 게임을 내준 판젠동이 세 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앞서나갔지만, 마롱이 다시 두 게임을 잡아 최종 게임까지 가서야 승부가 가려졌다. 그리고 결국은 판젠동이 승리하며 지난해 중반 이후 마롱에 대한 국제무대에서의 열세를 뒤집기 시작한 흐름을 극적으로 유지해냈다. 작년, 재작년 2연패를 달성했었던 판젠동은 남자탁구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3연속 우승에 성공하는 ‘역사’도 만들었다. 아울러 통산 4회 우승으로 이전까지 최다 우승자였던 마린(중국, 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마롱은 4강전에서 하리모토 토모카즈를 4대 3(11-7, 3-11, 6-11, 8-11, 11-8, 11-6, 11-4)으로 꺾고 작년 대회 4강전 패배를 설욕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승전에서 자국의 라이벌에게 패했다.
 

▲ 판젠동이 마롱을 꺾고 월드컵 3연속 우승의 '역사'를 만들었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이번 대회는 앞서 열린 여자탁구월드컵과 마찬가지로 국제탁구연맹(ITTF) ‘#RESTART 시리즈’의 일환으로 치러졌다. 시리즈는 이제 19일부터 22일까지 같은 웨이하이시에서 치르는 ‘ITTF 파이널스’와 25일부터 29일까지 마카오에서 치르는 WTT 대회를 남기고 있다. ITTF 파이널스에는 월드컵에 출전했던 정영식과 장우진,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서효원(한국마사회)이 그대로 다시 나간다. 마지막 시리즈 ‘WTT대회’에는 정영식과 전지희만 출전할 예정이다.
 

▲ 최종전에서 판젠동에게 패하고 2위가 된 마롱. #RESTART시리즈는 이제 ITTF 파이널스로 이어진다. 사진 국제탁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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